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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야부사 소방단
이케이도 준 지음, 천선필 옮김 / ㈜소미미디어 / 2023년 4월
평점 :
오랜만에 추리소설이기도 했고, 작가소개를 읽고 나니 내용이 너무 궁금했다. 최근 <소방서 옆 경찰서 그리고 국과수> 드라마를 보고 있어 연쇄 방화라는 타이틀도 더 나를 기대하게 했다.
미스터리 작가인 다로는 우연히 아버지의 고향을 찾았고, 무엇에 이끌리듯 하야부사로 이사를 한다. 시골이라 사람들과의 관계를 위해 주민들이 권하는 ‘하야부사 소방단’에 가입하며 이야기가 시작된다.
책은 시골이 배경인 점을 영리하게 이용하여 이야기를 잘 이어나갔다. 배경적으로는 집들이 사이가 멀어 화재나 다른 사건이 일어났을 때 즉각적인 대처가 어렵고, 다른 집까지의 이동도 차를 이용해야 할 만큼 거리가 멀었다. 그래서 소방단도 존재했는데, 마을이 소방서와 멀리 있어, 소방차가 오기 전까지 화재에 대한 대처가 필요해 마을 주민으로 이루어진 소방단이 있는 것이었다.
인물적인 특징으론 마을 사람들끼리 서로서로 모두 아는 사이라 소문이 빨라 비밀이 없었으며 사람들이 대체로 다른 일에 관심이 많았다. 오지랖이 넓다고 해야 하나…?
시골의 특유 분위기도 있었다. 폐쇄적이고, 밤엔 조명이 없어 어둡고 스산한 느낌을 주었다. 작가는 이런 모든 상황을 잘 이용해서 사건을 미궁 속으로 빠지게도, 해결하기도 했다.
“정보 같은 거는 모르는 것이 나을 때도 있지. 만약에 그 녀석이 범인이라면.” -112p
다로는 연쇄 방화사건을 좇는다. 미스터리 작가답게 사건을 추리하며 사건에 계속해서 가까이 다가간다. 그렇기에 많은 정보를 알게 되고 때문에 죽음과도 가까워진다. 죽은 사람들을 보면 모두 무언가를 알기 때문에 죽임을 당했다. 그래서 위의 대사가 더 크게 다가왔다. 그 사람들이 그 사실을 몰랐다면 살 수 있었을까?
형태가 있기 때문에 실체이고, 그 실체는 형태이며, 그리고 우리에게 있어서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존재이다.
그중 하나가 사라졌고, 타버렸고, 비를 맞으며 발치에 잔해가 되어 굴러다니고 있다.
다로의 발치에 반쯤 불타서 비를 맞고 있는 ‘야마하라 임업’이라는 간판이 있었다. 그 간판이 봐온 역사의 최후가 이 광경이라면 이런 비극이 또 있을까. 이런 분노가 또 있을까. -256p
윗부분에서 위협을 느끼면서까지 다로가 사건에 파고든 이유가 잘 느껴졌다. 화재는 모든 것을 앗아간다. 집도 사람도, 심지어는 마음까지도. 다로는 소방단 활동을 하면서 이런 사실을 느껴간다. 그래서 범인을 찾는데 더 고군분투하는 모습이 저런 대사를 통해 나에게도 들어왔다. 다로와 함께 화재로 인한 슬픔과 허무함이 느껴져 함께 범인을 빨리 찾고 싶어지게 됐다.
“하야부사는 우리 마을이라고요” -632p
인생 최악의 순간이다. 그런 다로를 섬세하고 투명한 남색 밤하늘이 내려다보고 있었다. 분유리처럼 아름다운 밤하늘이. 그것은 분명히 다로가 지키려 했던 하야부사의 밤하늘이었다. -657p
도시 사람이던 다로는 처음에는 겉도는 듯했지만, 점차 시골에 스며드는 모습에 나 역시도 시골의 정답고 자연이 가득한 시골을 떠올리며 읽을 수 있었다.
나쓰오의 죽음은 이야기의 절정이었다. 긴장감이 감돌고 책을 덮을 수가 없는 부분이었다. 사건의 진실에 다가갈수록 한 사이비 종교단체가 나오는데 그 종교는 왜 하야부사에 관심을 가지는지, 쫓고 노리는 스토리가 흥미진진하다. 이 사람이 범인인 것 같다가도, 저 사람도 범인인 것 같은 끝까지 범인이 누군지 혼란스럽게 만든다. 하지만 그 속에서도 스토리가 탄탄해서 복잡할 듯 얽혀있는 이야기를 잘 풀어주어 마무리까지 재밌게 읽을 수 있었다.
추리소설이라 스포할 수는 없지만, 개인적으로 주인공이 답답하게 느껴지는 부분!! 말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