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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가 아니야
루비 슬리퍼잭 지음, 정미영 옮김 / 검둥소 / 200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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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새어머니와 생긴 불화로 가출을 한 소년 대니가 가족과 같은 인디언 공동체 문화 속에서 자아를 찾고 인생의 의미를 깨닫는 성장소설이다.

1960년대 캐나다 온타리오 주 북서부를 배경으로 한 <혼자가 아니야>는 한 어린 소년이 자아를 발견하게 되는 여행 이야기를 다룬다. 대니(Danny)의 삶은 생존을 위한 투쟁의 일상이다. 대니는 가정 폭력과 학대로부터 도망친 후 CN 간선로를 따라 전개되는 인디언 공동체를 통해 나름대로 자신의 길을 찾는다. 아이들이 있는 가족, 노부부, 어느 소년과 그 아버지, 젊은 독신남, 현명한 노인 등 다양한 사람들이 대니를 받아들여 품어 준다. 여행을 하면서 다양한 사람들과 만난 대니는 자신과, 자신이 살고 있는 세계를 인식하게 된다.

대니의 시각으로 전개되는 이야기는 383쪽에 달하는 분량에도 불구하고 술술 읽힌다. 솔직 담백하게 펼쳐지는 대니의 목소리에 빨려 들기 때문이다. 그리고 나도 모르게 외치게 된다.“대니, 넌 혼자가 아니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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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보고 우는 까닭 - 옛 노래에 어린 사랑 풍경
류수열 지음 / 우리교육 / 200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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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노래에 어린 사랑 풍경'이라는 부제가 달린 <꽃 보고 우는 까닭>은 어쩌면 신파처럼 느껴질 수도 있다. 그러나 앞표지에 붙은 서경덕과 황진이, 임제와 한우, 정철과 진옥의 수작 시조만 보더라도 은근하면서도 농염하고, 도발적이기까지 한 옛 사람들의 사랑 풍경을 볼 수 있다. 사랑이 시작될 무렵의 떨림, 이내 마음을 몰라 주는 임에 대한 야속함, 임이 떠난 빈자리에 홀로 남은 쓸쓸함...... 사랑이 피고 지는 과정이 옛 노래 속에 녹아 있다. 사랑하는 사람에게 보내는 편지에 인용하면 좋을 옛 노래들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안도현 선생님 말마따나 '임도 보고 뽕도 딸 수 있는' 그런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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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병, 평화의 길을 열다
사토 다다오 지음, 설배환 옮김, 한홍구 해제 / 검둥소 / 200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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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병, 평화의 길을 열다>의 일본어판 원제는 <전쟁은 왜 일어날까>이다. 전쟁이 일어나는 원인을 밝혀 놓은 책인 줄만 알았는데, 책 앞 부분이 일본이 일으킨 전쟁들로 채워져 있다. 태평양전쟁에 참전했던 일본인이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일본이 일으킨 전쟁을 비판적으로 분석한다. 일본에 대한 피해의식이 없지 않기에 태평양전쟁과 중일전쟁을 다룬 부분을 볼 때는 후련해지는 기분도 들었다. 이 책의 일본어판 원서를 일본 청소년들이 본다고 생각하니, 역사에 대해 균형 잡힌 시각을 갖게 될 것 같아 안심이 되기도 했다. 그러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우리는 역사에 대해 균형 잡힌 시각을 갖고 있을까? 20세기 역사에서 우리는 단지 피해자이기만 할까? 전쟁을 일으킨 자들이 사죄를 하기만 하면 이 땅에 평화가 오는 것일까? 이런 의문도 들었다. 우리 스스로 싸웠던 한국전쟁, 우리가 참여했던 베트남전쟁과 이라크전쟁을 우리는 어떻게 바라봐야 할 것인가? 원서에는 담겨 있지 않은 이러한 내용을 한홍구 선생님이 쓰신 '해제'에서 확인할 수 있다. 전쟁은 왜 일어나는지, 평화란 무엇인지, 우리는 왜 공부를 해야 하는지...... 태평양전쟁 당시 열네 살 소년병이었던, 이제는일흔여덟이 된 저자의 경험과 깊은 성찰에서 우러나온 지혜를 얻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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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출처 : 달빛푸른고개 > '진실'이라는 거대한 뿌리(청소년 추천)
거대한 뿌리
김중미 지음 / 검둥소 / 200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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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얀 전쟁>이라는 영화가 있었다. 월남전에 참전한 병사들이 전쟁이라는 참혹한 현장에서, 그것도 가치분별도 없는 '용병 기능'을 수행하면서 겪었던 '인간성 상실'을 견디지 못한 병사들이 귀국 후에도 결국 가치혼란으로 인한 자기분열을 극복하지 못한다는 내용이었다. 이미 정신분열 증상을 보이고 있던 병사가 귀국하여, 전사한 동료의 여동생(기지촌 여성)과 함께 철길을 걷던 장소는 70년대 초반의 기지촌 '동두천'이었을 것이다.

작가 김중미는 기치촌으로서의 '동두천'의 의미를 오늘 우리에게 묻는다.

"나는 여길 떠날 기회가 있었고, 얼마든지 여길 잊고 살 수 있다고 생각했어. 그런데 아니더라고. 너랑 너희 엄마, 해자가 여기 동두천에서 질기고 독하게 사는 동안, 윤희 언니가 미국에서 눈물겹게 사는 동안 나도 그렇게 아프면서 살았어. 왜냐하면 동두천은 현실이거든. 이 땅 어디를 가도 지워버릴 수 없는, 그래서 결국 여기까지 오게 된 거야."(189쪽)

이러한 '기억'은 어린 시절의 추억을 안고 있는 주인공 개인의 소회가 아니다. 작가는 결국 지금 여기의 시각에서  '동두천'의 의미를 독자에게 묻는 것이다.

2000년 국방백서에 의하면 주한미군은 전국 93개 기지에 공여면적 74,467,441평이다. 주둔 인원은 육군 28,100명을 포함하여 37,000명이다. 독일과 일본에 이어 세 번째로 많은 주둔군이다.(현재 미국에 의해 전쟁중인 '전시 이라크'를 제외한 수치. 홍성태, [생각하는 한국인을 위한 반미교과서], 당대.2003에서 인용)

파주 13, 의정부 10, 서울 9. 대구 7, 부산 7, 동두천 6, 평택 4 군데의 기지는 지금도 건재하다. 그리고 대추리의 옥탑에 올라 사슬을 묶고 있는 노신부님과 사막 한 가운데 높은 담에 둘러쌓여 주둔하고 있는 자이툰의 오늘도 있다.

정부의 방만한 정책과 기업의 횡포 속에서 신음하는 외국인 노동자들의 현실을 바라보는 일상과 유년의 기억이 서린 기지촌에 대한 회상을 통해 작가가 이야기하고자 하는 것은 '혼혈에 대한 사회의 편견'을 고발하는 이상으로 우리 현대사  이해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이 아닐런지. 말미에 인용한 김수영의 시 <거대한 뿌리>를 통해...

방송매체를 통해 '책을 읽자'는 캠페인이 유행할 즈음, 맨 첫번째 책의 소재에 대한 궁금증이 많은 언론매체들을 인천시 M동으로 몰려들게 했었다. 당시 작가는 그러한 호기심이 그 동네를 '가난의 상징'으로 굳히게 할 것을 우려해 그들의 출입을 극구 만류했다고 한다. 그 뒤의 작품들, <종이밥> <내 동생 아영이> 등을 통해 이 사회에서 우리가 바라보아야 할 것에 대해 항상 질문하고 있는 작가의 '진실함'을 다시금 확인한 책이었다. 

한때의 동두천 기억을 돌이켜보기도 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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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대한 뿌리
김중미 지음 / 검둥소 / 200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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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김중미님의 작품은 진솔하다. 작가의 자전적 체험에서 우러나온 이야기인 데다 작가의 삶의 태도가 녹아 있기 때문에 감동을 준다.

'거대한 뿌리'에 등장하는 군상들 속에서 바로 내 주변의 친척들, 가까운 이웃들의 모습을 찾을 수 있다.

 "야, 이년아. 아무리 내 꿈이 양갈보였겠냐?"

가난한 가족들의 생계를 위해 미군 기지로 흘러 들어가 청춘을 저당잡혀야 했던, 한때 가수가 꿈이었다는 미자 언니,

"미국 사람들은 입양을 많이 한대. 동양 애, 서양 애 안 가리고 장애아도 안 가려. 우리 둘째 언니 친구가 애를 낳았는데 장님이래. 근데 걔도 입양 보냈잖아. 거기 가면 장애아도 잘 산대. 입양이란 게 나쁜 게 아니야."

가난을 벗어나기 위해 자청하여 미국으로 입양을 간 경숙이,

"우리 아빠 옛날에는 안 그랬어. 우리 전곡리 살 때 되게 좋았어. 우리 아빠 무뚝뚝해도 진짜 착했거든. 우리 아빠 월남만 안 갔으면 우리 여기로 이사 안 왔겠지? 솔직히 그때가 훨씬 낫지. 학비도 무료로 다 대주지. 생활비 적게 들지. 월남에 안 갔으면 우리 아빠가 저렇게 변하지 않았을 거 아냐."

베트남전에 참전했다가 불구가 된 데다가 사람들을 베트콩으로 착각하여 편안할 날이 없는 해자 아버지,

"나는 사람들한테 물어보고 싶어. 도대체 튀기가 뭐 어쨌다는 거야? 물건은 미제라면 사족을 못 쓰면서, 왜 우리 같은 애들은 싫어해? 나도 반쪽은 사람들이 좋아하는 미제야. 그리고 나머지 반은 너희들하고 똑같다고. 도대체 왜 우리가 너희들한테 무시를 당해야 하냐고, 왜?"

미군 병사였던 아버지에게 버림받고, 사람들의 편견과 차별에 괴로워하는 혼혈아 재민이,

"나 다시는 한국에 안 올 거야. 한국 사람들 넌덜머리가 나. 난 이름도 미국식으로 바꾸고 말도 다 잊어버릴 거야."

흑인 병사의 아이를 낳은 후 사람들의 멸시와 냉대를 피해 한국 땅을 떠난 윤희 언니,

"아무 미래도 없는 이주노동자라니요? 그럼 난 뭔데요? 나는 미래가 있어요? 선생님 친구처럼 이주노동자를 돕는 활동가는 괜찮고, 이주노동자를 사랑하고 그 사람의 아이를 갖는 건 안 된다는 게 말이 돼요?"

네팔 출신 이주노동자 자히드를 사랑하고, 자히드의 아이를 가진 정아......

'거대한 뿌리'는 우리 현대사의 아픔을 담고 있다. 그리고 우리가 풀어야 할 우리 사회의 문제를 함께 고민하자고 손을 내민다. 그 손을 덥석 잡고 싶다.

'거대한 뿌리'는 교사와 학생이, 부모와 아이가 함께 읽기에 좋은 작품이다. 아동문학 작가로 알려진 김중미님의 첫 장편소설이라고 하지만 중학생 이상의 학생들이 읽기에도 무리가 없다. 독서 토론 논술 등 학습 제재로 삼기에도 적합하다.

한겨레신문에 난 인터뷰 기사를 보니 다음 작품은 폭력의 문제를 다룬다고 한다. 김중미님의 다음 작품이 벌써부터 기다려진다. 다음 작품도 가뭄에 단비처럼 무척 반가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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