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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보고 우는 까닭 - 옛 노래에 어린 사랑 풍경
류수열 지음 / 우리교육 / 2007년 5월
평점 :
절판


'옛 노래에 어린 사랑 풍경'이라는 부제가 달린 <꽃 보고 우는 까닭>은 어쩌면 신파처럼 느껴질 수도 있다. 그러나 앞표지에 붙은 서경덕과 황진이, 임제와 한우, 정철과 진옥의 수작 시조만 보더라도 은근하면서도 농염하고, 도발적이기까지 한 옛 사람들의 사랑 풍경을 볼 수 있다. 사랑이 시작될 무렵의 떨림, 이내 마음을 몰라 주는 임에 대한 야속함, 임이 떠난 빈자리에 홀로 남은 쓸쓸함...... 사랑이 피고 지는 과정이 옛 노래 속에 녹아 있다. 사랑하는 사람에게 보내는 편지에 인용하면 좋을 옛 노래들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안도현 선생님 말마따나 '임도 보고 뽕도 딸 수 있는' 그런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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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병, 평화의 길을 열다
사토 다다오 지음, 설배환 옮김, 한홍구 해제 / 검둥소 / 200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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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소년병, 평화의 길을 열다>의 일본어판 원제는 <전쟁은 왜 일어날까>이다. 전쟁이 일어나는 원인을 밝혀 놓은 책인 줄만 알았는데, 책 앞 부분이 일본이 일으킨 전쟁들로 채워져 있다. 태평양전쟁에 참전했던 일본인이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일본이 일으킨 전쟁을 비판적으로 분석한다. 일본에 대한 피해의식이 없지 않기에 태평양전쟁과 중일전쟁을 다룬 부분을 볼 때는 후련해지는 기분도 들었다. 이 책의 일본어판 원서를 일본 청소년들이 본다고 생각하니, 역사에 대해 균형 잡힌 시각을 갖게 될 것 같아 안심이 되기도 했다. 그러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우리는 역사에 대해 균형 잡힌 시각을 갖고 있을까? 20세기 역사에서 우리는 단지 피해자이기만 할까? 전쟁을 일으킨 자들이 사죄를 하기만 하면 이 땅에 평화가 오는 것일까? 이런 의문도 들었다. 우리 스스로 싸웠던 한국전쟁, 우리가 참여했던 베트남전쟁과 이라크전쟁을 우리는 어떻게 바라봐야 할 것인가? 원서에는 담겨 있지 않은 이러한 내용을 한홍구 선생님이 쓰신 '해제'에서 확인할 수 있다. 전쟁은 왜 일어나는지, 평화란 무엇인지, 우리는 왜 공부를 해야 하는지...... 태평양전쟁 당시 열네 살 소년병이었던, 이제는일흔여덟이 된 저자의 경험과 깊은 성찰에서 우러나온 지혜를 얻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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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대한 뿌리
김중미 지음 / 검둥소 / 200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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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역시 김중미님의 작품은 진솔하다. 작가의 자전적 체험에서 우러나온 이야기인 데다 작가의 삶의 태도가 녹아 있기 때문에 감동을 준다.

'거대한 뿌리'에 등장하는 군상들 속에서 바로 내 주변의 친척들, 가까운 이웃들의 모습을 찾을 수 있다.

 "야, 이년아. 아무리 내 꿈이 양갈보였겠냐?"

가난한 가족들의 생계를 위해 미군 기지로 흘러 들어가 청춘을 저당잡혀야 했던, 한때 가수가 꿈이었다는 미자 언니,

"미국 사람들은 입양을 많이 한대. 동양 애, 서양 애 안 가리고 장애아도 안 가려. 우리 둘째 언니 친구가 애를 낳았는데 장님이래. 근데 걔도 입양 보냈잖아. 거기 가면 장애아도 잘 산대. 입양이란 게 나쁜 게 아니야."

가난을 벗어나기 위해 자청하여 미국으로 입양을 간 경숙이,

"우리 아빠 옛날에는 안 그랬어. 우리 전곡리 살 때 되게 좋았어. 우리 아빠 무뚝뚝해도 진짜 착했거든. 우리 아빠 월남만 안 갔으면 우리 여기로 이사 안 왔겠지? 솔직히 그때가 훨씬 낫지. 학비도 무료로 다 대주지. 생활비 적게 들지. 월남에 안 갔으면 우리 아빠가 저렇게 변하지 않았을 거 아냐."

베트남전에 참전했다가 불구가 된 데다가 사람들을 베트콩으로 착각하여 편안할 날이 없는 해자 아버지,

"나는 사람들한테 물어보고 싶어. 도대체 튀기가 뭐 어쨌다는 거야? 물건은 미제라면 사족을 못 쓰면서, 왜 우리 같은 애들은 싫어해? 나도 반쪽은 사람들이 좋아하는 미제야. 그리고 나머지 반은 너희들하고 똑같다고. 도대체 왜 우리가 너희들한테 무시를 당해야 하냐고, 왜?"

미군 병사였던 아버지에게 버림받고, 사람들의 편견과 차별에 괴로워하는 혼혈아 재민이,

"나 다시는 한국에 안 올 거야. 한국 사람들 넌덜머리가 나. 난 이름도 미국식으로 바꾸고 말도 다 잊어버릴 거야."

흑인 병사의 아이를 낳은 후 사람들의 멸시와 냉대를 피해 한국 땅을 떠난 윤희 언니,

"아무 미래도 없는 이주노동자라니요? 그럼 난 뭔데요? 나는 미래가 있어요? 선생님 친구처럼 이주노동자를 돕는 활동가는 괜찮고, 이주노동자를 사랑하고 그 사람의 아이를 갖는 건 안 된다는 게 말이 돼요?"

네팔 출신 이주노동자 자히드를 사랑하고, 자히드의 아이를 가진 정아......

'거대한 뿌리'는 우리 현대사의 아픔을 담고 있다. 그리고 우리가 풀어야 할 우리 사회의 문제를 함께 고민하자고 손을 내민다. 그 손을 덥석 잡고 싶다.

'거대한 뿌리'는 교사와 학생이, 부모와 아이가 함께 읽기에 좋은 작품이다. 아동문학 작가로 알려진 김중미님의 첫 장편소설이라고 하지만 중학생 이상의 학생들이 읽기에도 무리가 없다. 독서 토론 논술 등 학습 제재로 삼기에도 적합하다.

한겨레신문에 난 인터뷰 기사를 보니 다음 작품은 폭력의 문제를 다룬다고 한다. 김중미님의 다음 작품이 벌써부터 기다려진다. 다음 작품도 가뭄에 단비처럼 무척 반가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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