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날 수 있을까
이지은 지음, 박은미 그림 / 샘터사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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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을 감고 있는 아이의 얼굴이 슬프다. 평화롭게 잠든 모습이 아닌가 보다. 눈물인지 콧물인지 모르는 것이 흐른디. 어두운 아이의 모습을 빛들이 감싼다. 밝은 오렌지빛 표지가 따뜻하게 다가온다.

주인공 빅키는 여덟 살이다.
인도 자이살메르 골목에서 인도의 전통 음료 차이를 파는 아저씨 가게에서 일한다.
친구 티티는 음식점에서 허드렛일을 한다.
빅키와 티티는 부모님이 진 빚때문에 고기잡이 배에서 목숨 걸고 엉킨 그물을 푸는 일을 하다 도망쳤다.
티티는 음식점에서도 여전히 매를 맞고 손님들이 남긴 음식으로 끼니를 때운다.
티티는 빅키에게 다시 도망치자고 한다.
티티는 큰 도시 델리에 가서 구두닦이를 하겠다고 한다.
빅키는 차이 만드는 법을 배우겠다고 한다.
둘은 세상에서 가장 구두를 잘 닦고, 차이를 잘 만드는 사람이 되어 만나기로 한다.

티티가 떠나고 빅키는 어떻게 버틸까?
티티가 떠나며 준 ‘아기 안은 엄마’ 모양의 돌을 만지며 온기를 느낀다.




6월 12일은 세계아동노동 반대의 날이다. 하지만 세계에는 여전히 비키나 티티같은 아이들이 많다.
작가는 인도 자이살메르에서 여행 중에 맞닥뜨린 아이들의 노동하는 모습이 잊히지 않아 이 글을 쓰게 되었다고 한다.
나도 몇 년전 태국여행에서, 학교 갈 시간인데 바나나를 파는 아이들의 모습을 보고 마음이 편치 않았던 적이 있다.
티티는 자신이 아무리 고되고 어려운 삶을 얘기해도 동전 몇 푼 던져주는 외국인들의 모습에 실망하고 스스로 훌륭한 어른이 되어 아이들을 돕기로 마음 먹는다. 부끄러웠다. 나도 그런 외국인이 었구나.

티티와 빅키는 이미 빛나고 있다. 스스로를 돌보며 빛낼 줄 안다.
그들은 우리와 같은 자리에 있다.

책 속에서

엄마를 보고 싶은 마음 굴뚝같았지만,
다시 우리 동네로 돌아간다면 나쁜 사장이 나를 가만두지 않을 것이다.

“여기까지 여행 올 수 있는 사람들이 그런 푼돈을 아끼겠어? 자기 나라에 가면 잃어버려도 찾지 않을 만큼 적은 돈이야.”
나는 그 말에 충격을 받았다. 잃어버려도 될 만큼의 돈이라니. 그런 돈이 있다니.

“다시 지옥으로 돌아온 것 같아. 맞는 게 너무 끔찍해. 돈도 안 주고. 난 얼른 돈을 모아서 학교에 다니고 싶단 말이야.”

하루에 열다섯 시간 동안 일을 해도 부모님의 빚은 조금도 줄어들지 않았다.

“빅키, 너는 인도에서 가장 맛있는 차이를 만드는 사람이 되는 거야. 나는 세상에서 가장 구두를 잘 닦는 사람이 될 거야. 그래서 우리 다시 만나자.”

걸레질을 하고 있어야 할 티티가 보이지 않았다. 탈출에 성공한 모양이었다. 눈물이 작은 자갈처럼 투둑투둑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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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말이 그 말이에요 - 오늘 하루를 든든하게 채워줄, 김제동의 밥과 사람 이야기
김제동 지음 / 나무의마음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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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제동은 웃기는 사람이다. 그의 입담에 배꼽이 빠지게 웃다가, 정색을 하며 논리적으로 반론하면 그 박식함에 놀라다가, 그쵸그쵸 하며 짓는 미소에 감동과 따뜻함을 받게 되는 사람이다.

몸과 마음이 지쳐 있을 때였다. 인스타그램에서 8년 만에 <내 말이 그 말이에요>라는 공감에세이를 발표한다는 소식을 들었다. 제목 자체가 위로가 되었다. 그의 재치와 위트, 그리고 절로 끄덕여지는 말투가 나를 푸근히 안아줄 것 같았다.

머리말을 읽다가
힘들 때, 기쁠 때,
문득 아무 페이지나 펼쳐 주세요.
그리고 말합시다. 이야기합시다.
그래야 우리가 삽니다.

이 구절을 만나는 데 눈물이 툭 쏟아질 뻔 했다. 내 마음을 토닥여 주는 것 같았다.
“내 말이 그 말이야.”
하는 것 같았다.

책은 여덟 부분으로 나뉘어 있다. 김제동 특유의 입담과 자기자랑이 싫지 않을 만큼 꼬박꼬박 나온다. 나에게는 반려견이 없지만 함께 사는 가족이 있다. 탄이와 김제동이 함께 사는 것과 우리 식구가 함께 보듬으며 사는 것이 다르지 않다.

짧은 이야기를 읽으면서 얼마나 많이 눈물을 글썽거리다가 또 킥킥 거리며 웃었는지 모른다. 옆에서 게임을 하던 아들이 자꾸 쳐다본다. 본 책이 나오면 꼭 읽고 싶다. 나 뿐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읽고 울다 웃다 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책이 많이 팔리면 제동씨도 좋은 일 많이 할 테니 그 역시도 좋겠다는 생각도 한다.

책 속 이야기

1장 봄 그리고 밥

나의 베이스 캠프, 나
혼자 먹는 밥이 서글플 때도 있지만, 다시 생각해 보면 내 손으로 나를 먹이는 일만큼 더 행복과 위로도 없지 않을까 싶습니다.

꽃들에게, 당신에게
“너로 충분하다.
“오롯이 너의 결대로 살아도 괜찮다.”
듣기만 해도 마음이 편해지는 말들입니다.
사람을 살리고 기운을 북돋우는 말들이지요.

2장 이래야 우리 삽니다
그런데 놀랍습니다. 같이 살고 난 이후로 탄이의 똥이 더럽지 않습니다. 희한합니다. 남의 개똥은 아직 더럽거든요. 그래도 길 가다가 남의 개똥 안 치운 것도 가끔 치우고 갑니다. 혹시 개 키우는 사람들 싸잡혀 욕먹을까 봐 어쩔 수 없이 치워요. 그런데 우리 애 똥은 더럽지가 않아요.
:아기 낳아 키울 때 경험하는 신비로움. 제동씨도 경험하다니.

7장 외로운 사람 모여라!
팬클럽 베드로!

:공식은 아니라지만 기꺼이 인천 베드로가 되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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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채소 식탁 - 테이블민의 쉽고 맛있는 한 그릇 채소 덮밥, 면, 토스트, 김밥, 한입 요리 레시피
김경민 지음 / 래디시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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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에서 우연히 만난 <채소 식탁>
지구 온난화도 내 가족의 건강도 늘 최우선 순위이기에 냉큼 빌려왔다. 비건 레시피들은 생각보다 복잡한 게 많아서 마음은 가지만 제대로 차리기가 어려웠다.
어렸을 때 집에서 엄마가 해주던 나물 반찬과 된장찌개가 거의 다였다.
이 책은 채소로 차리는 아주 쉽고도 다양한 메뉴가 가득하다. 심지어 시간도 얼마 걸리지 않는다.
식구들 매일 달라지는 음식이 맛있고 다양해서 좋다고 한다.
덮밥 종류도 많아서 혼자사는 이들도 쉽게 해먹을 수 있을거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계속 두고 보고 해봐야겠기에 ebook으로 주문을 해서 아무 때나 보고 음식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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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적 유전자 - 40주년 기념판
리처드 도킨스 지음, 홍영남.이상임 옮김 / 을유문화사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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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의 말대로 환타지라고 생각하고 눈 딱 감고 앞의 두 세 챕터를 읽어내면 너무도 재밌는 세상이 펼쳐진다. 인간 군상들 만큼 다양한 동물의 세계. 앞의 서문을 꼭 읽으셔야 해요. 저자의 생각이 빼곡히 담겨 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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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9년생 1~3 세트 - 전3권 - RETRO PAN
신일숙 지음 / 거북이북스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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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엔 왠지 어색했다. 그러다 그 시절 감성이 살아나 울컥했다. 신일숙은 신일숙이다. 초반엔 인물을 받아들이는데 시간이 걸리지만 일단 몰입하면 빠져나오기 힘들다. 올 여름 큰 선물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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