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녀장의 시대
이슬아 지음 / 이야기장수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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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녀장의 시대』 이슬아 장편소설 /이야기 장수

이슬아의 문장에 빠져버렸다.

📚제목만 보고는 도대체 무슨 이야긴지 짐작하지 못했다. 한문 병기가 필요했는지도 모른다. 내 상상력의 부족일 수도 있다.

📚글을 쓰고 출판사를 차리고 부모 아니 모부를 부양할 능력이 되는 딸, 슬아. 가족을 먹이는 데, 손님을 먹이는 데 온 힘을 기울이고 하루하루 주어진 삶에 만족하는 엄마 복희. 살아내느라 문학청년의 꿈은 포기했지만 자신의 삶에 주어진 일을 누구보다 잘 구현해 내는 아버지 웅이.

📚세 사람은 삐그덕 거리지만 필요할 때만 서로 의견을 나누고 존중한다. 딸은 모부에게 일에 대한 적절한 보수를 지급한다. 어머니 복희는 정규직이고, 아버지 웅이는 비정규직이다. 복희는 출판사 식구들을 먹여 살리는 부엌 일을 하고, 웅이는 청소와 운전을 담당한다. 복희는 정규직이고 웅이는 비정규직이다. 이유는 복희의 일에 출판사에 절대적으로 중요해서다.

📚가부장이든 가모장이든 가녀장이든 중요하지 않다. 그저 함께 존중하며 살아가는 세상이면 좋지 않을까. 이렇게 말하면서도 딸이 부모든 모부든 가족을 먹여 살릴 수 있는 만큼 자리를 잡는다면 그보다 좋은 일은 없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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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잠 출판사는 슬아의 필력뿐 아니라 복희의 살림력으로 굴러가는 조직이다. 슬아는 복희의 된장 연수를 된장 출장으로 명명한 뒤 출장 수당을 지급했다. 수당은 회당 이십만 원씩이고 그것이 바로 된장 보너스다. - P95


쉰다섯 살의 웅이는 슬아의 부친이자 피고용인이다. 작년까지는 일용직으로 일하다가 올해부터 비정규직 사원이 되었다. 낮엔 슬아의 출판사를 위해 청소와 운전, 배달, 택배 발송, 세금 처리 등의 업무를 성실히 수행하지만 퇴근 이후에는 자유의 몸이다.
- P19


슬아는 자신에게도 신앙이 있었음을 알아차린다.
좋은 이야기에 대한 추앙과 문학에 관한 믿음으로 슬아는 움직여왔다. 신의 입을 빌려 기도하고 몸을 낮추듯, 슬아 역시 자기보다 먼저 살아간 작가들의 힘을 빌려 글을 쓴다. 작가들이 평생에 걸쳐 얻고자 하는 건 전지적인 시점일 것이다. 불가능한 목표지만 연습을 포기할 수가 없다. 그건 어쩌면 신의 시선을 상상하는 일일지도 모른다. 다른 이가 무엇을 느끼는지 헤아리는 일을 어떻게 멈출 수가 있을까. 나는 고작 미물일 뿐인데 말이다. 슬아는 처음으로 스님과 자신이 조금 비슷한 것을 하고 있다고 느낀다. - P294

슬아가 태어나서 가장 먼저 배운 말은 ‘할아버지‘였다. 할아버지는 집안의 가장으로서 열한 식구를 다스렸다. 한 명의 부인, 세 명의 아들, 세 명의 며느리, 네 명의 손주가 그의 휘하에서 지냈다. - P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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