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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은 이는 모두 날아오른다
요아힘 마이어호프 지음, 박종대 옮김 / 사계절 / 2026년 1월
평점 :
#도서협찬 #서평단
자전적 소설이어서 더 생생하다. 주인공 요아힘, 요세가 일곱 살이던 시절에서 시작한 시간의 흐름은 청소년기와 성년에 이르기까지 이어진다. 정신병원장 아버지와 어머니, 치고받고 우당탕탕 두 형과 육아레벨 만렙 막내 요세, 그리고 강아지 아이카까지 만만치 않은 집안의 일상이 담겼다.
각 에피소드들은 모두 과거의 기억 한 토막이다. 요아힘은 “허구로 진실을 찾아낸 순간”(p.28)들을 모두 꺼내어 보인다. 그 속에는 가족들을 향한 사랑도 있고, 그들 개개인이 가진 모순적인 삶도 있고, 우정, 상실과 분노, 끊임없이 추구하던 “명료함”과 같은 것들이 모두 들어있다. 그는 “허구는 곧 기억이”(p.29)라고 단언한다.
정신병원장 아버지를 둔 까닭에 요아힘의 집은 병동이 둘러싸고 있다. 천오백명의 환자들과 함께 일상을 보내고, 글자를 익히고, 삶을 살아간다. 정상과 비정상이라는 사회의 기준은 요아힘을 설득하지 못한다. 오히려 병원 밖 정상인들의 사회가 그를 분노케하고, 몰이해하며, 상처를 준다.
요아힘의 시선을 통해 되짚어보는 과거의 편린은 마냥 아름답지만은 않다. 그러나 투명한 진실성 덕분에 애틋하고 먹먹하며 유머러스하기까지 하다. 범인의 눈으로 이해하기에 그의 정신세계는 자유롭고, 그 경계없음은 정상과 비정상도 달리 보지 않아 “광기”마저도 가장 순수한 삶의 발로로 느낀다. 이제, 과거 당시 주변의 몰이해로 상처받고 분노하던 시절을 다시 대면하면서 현재의 자신을 받아들이게 된다.
요아힘은 “기억의 꾸러미를 하나하나 풀어 꺼내놓을 때, 겉으로 확실해 보이는 과거에 대한 믿음을 접고 과거를 혼돈으로 받아들이고 형상화하고 꾸미고 기념할 수 있을 때,“ “현재 삶에 대한 결정을 내릴 수 있을 것”(p.479)이라고 말한다.
늘 진실을 말하지만 그 진실은 언제나 의심받고,여자친구와의 스킨쉽도 강박적인 숫자세기로 어려움을 겪고, 일생 바람기로 어머니를 외롭게 했던 아버지와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지막을 함께 해준 어머니의 선택까지. 세상 모든 것은 완벽하게 이해하기 어려운 것이라고, 요아힘은 그가 겪은 과거의 면면을 보여주며 숱하게 말한다.
삶을 꿰뚫어보는 시선이 담담하게 이어진다. 또, 충분히 “한 세계의 상실을 애도”(p.481)한다. 떠나보내고 그리워하며 “사라졌다 다시 나타났다. 그뿐이”(p.483)라고 받아들인다. 자기 세계에 몰두하는 것의 아름다움, 그 선명함, 삶과 죽음, 모순, 인생 그 자체에 관해 이야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