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까지가 시인지? 를 되물으며 시의 한계를 쿡! 찔러보는 외계 생명체의 지구에 살며 시 쓰기. 리호의 시들은 명랑 쾌활하다. 좌충우돌하며 이 지구를 사는 이들의 삶의 관습, 언어적 한계를 흔들어 새로운 자기만의 세계를 구축하고 있다. 이럴 때의 그는 시와 시적인 어떤 것들은 시의 경계를 타고앉아 한껏 맹랑해진다. 전통적 시의 입장에선 괴팍해 보일 것이 분명하지만, 누군가는 전통이 가진 엄숙주의와 고루함을 쪼아 새로운 지향을 모색한다. 그러므로 시집 <설탕이니까> 를 읽으려면 기존의 시적 질서를 받아들이는 우리네 자세 중에서 해석을 담당하는 이가 심하게 썩을지도 모른다. 그렇거나 말거나 시의 가장 뾰족한 일면을 만나고 싶다면 주저하지 말자. 이 시집을 만나보라고 권하는 까닭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 존재의 자기 탐색인 까닭이다. 다만 좀 더 개성적이며, 분명한 자기의 목소리를 가졌다는 점을 참고할 것! 쾌활한 자의 슬픔까지도 정말 쾌할할지 되묻는 것으로 독후를 마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