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워
배명훈 지음 / 오멜라스(웅진) / 2009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정확히는 4.5점 정도? 한국 사회에 대한 비판을 유머와 인간애를 섞어 녹여낸 작품.SF라는 느낌은 별로 안 들지만;;



소식을 접하자마자 예약주문해서 싸인본으로 받은 책.받고 한참 후에 읽게 되었는데 그간 수많은 리뷰가 올라왔고 예상 외로 상당히 많이 판매되어서 깜짝 놀랐다.(SF의 판매수치로서는 경이적이다) 그런데 일단 SF라는 꼬리표를 달고 있기는 하지만,별로 그런 느낌은 안 든다.미래 사회의 초고층 타워 국가 빈스토크가 배경일 뿐,이 사회를 빌어 한국 사회를 풍자-비판하고 있다.

작가의 첫 소설집이자 연작 소설집.전 인구가 초고층 빌딩에 사는 도시국가인 빈스토크에서 일어나는 온갖 이야기인데 아래와 같은 6개의 에피소드로 이루어져 있다.스포일러가 될까봐 자세한 줄거리는 생략.


동원 박사 세 사람 : 개를 포함한 경우-양주에 전자 태그를 붙여 권력의 이동을 연구하는 미세권력연구소 소장과 박사들의 좌충우돌 에피소드.풍자 쩔어요.
자연예찬- 저소공포증이라는 독특한 소재가 재미있었다.
타클라마칸 배달 사고-어머나! 로맨틱하다.인터넷의 바다를 타고 흩어진 편지 한 장으로 그들의 힘이 모아져 한 사람이 살아난다.연애 이야기를 좋아하지 않는 나이지만,이 정도는 딱 좋음.
엘리베이터 기동연습-수직주의자와 수평주의자의 이념 대립이라는 소재가 참 신선하고 재미있었다.
광장의 아미타불-음..박성환씨의 <레디메이드 보살>을 떠올린 건 나뿐일까?
샤리아에 부합하는-결국엔 휴머니즘? 으로 끝나는구나.

부록
1 작가 K의 『곰신의 오후』 중에서
2 카페 빈스토킹 - 『520층 연구』 서문 중에서 :이것도 진짜 재미있었음.<520층 연구> 속편으로 내주지 않으려나 ㅠㅠ
3 내면을 아는 배우 P와의 ‘미친 인터뷰’
4 「타워 개념어 사전」-아 웃겨.꼭 읽으시라.

작가의 말
『타워』를 읽고 _ 이인화- 박민규의 해설이 있었으면 더 좋았을 듯.하지만 나쁘지 않음.

사실 배명훈씨는 괜찮은 SF를 쓰기는 했지만 개인적 취향과는 잘 맞지 않았다. 그래서 이 작품도 뒤늦게 읽게 된 것이었는데,내가 읽은 전작들과는 분위기가 좀 다르다.유머가 훨씬 깔끔하게 다듬어졌다는 느낌이며 좀 더 비판적이다.

하지만 647층의 도시국가를 구체적으로 현실화했다는 것에서 그의 SF작가다운 면모가 드러난다.이 3차원적인 사고는 소설 곳곳에서 드러나는데,<엘리베이터 기동연습>에서 가장 잘 표현되고 있다.정말 어딘가에 있을 법한,우리 사회의 모습이고 현대인들의 모습이다.소시민들이 주인공이라 친근감도 들고.(사실 책을 읽고 나자 박민규의 작품들,특히 <삼미 슈퍼스타즈의 마지막 팬클럽>이 떠올랐다.재미있고,풍자를 통해 비판도 하고.)

작가는 천연덕스럽게 빈스토크 사회에 대한 풍자나 비판을 하고 있지만 책 전체에 녹아 있는 것은 불완전한 사람들에 대한 따뜻한 시선,인간애이다.그래서 더 감동적이었고 기억에도 오래 남았다.("샤리아에 부합하는"까지 가니 너무 낙관주의,좀 신파?로 빠지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었지만)강추.


같이 읽으면 좋을 책:이신조-가상 도시 백서.(알라딘에 제 리뷰가 있어요)<만토>라는 가상 도시에서 펼쳐지는 이야기인데 얘도 한국 사회를 비판,풍자하기 위해 쓰여진 책이다.순수문학에 가깝고 엔터테인먼트적 재미는 조금 떨어지지만,<타워>와 비교해서 읽으면 더욱 재미있다.
시마다 마사히코 <로코코 거리>SF.요것도 가상의 도시를 배경으로 하는데,허무한 듯한 느낌과 판타지적 요소가 꽤 들어 있다.
박민규<삼미 슈퍼스타즈의 마지막 팬클럽>

추천 타깃:SF팬.한국 문학 애호가.풍자 소설을 재미있게 읽는 사람들. 소설 애호가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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