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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냉수
하다 게이스케 지음, 양억관 옮김 / 황매(푸른바람) / 2004년 11월
평점 :
절판
그야말로 박터지는(;;)형제간 싸움입니다.서로를 파멸시켜야지만 살 수 있어하는 그런 증오입니다.어째서 피가 섞인 형제끼리 그럴 수 있냐고요? 그렇기 때문에 더욱 증오할 수도 있는 겁니다.
동생 슈사쿠의 시점으로 이야기는 시작됩니다.형의 방을 몰래 뒤지는 슈사쿠.에로 책이니 동영상이니 하는 것들을 몰래 훔쳐보고 시간을 딱 맞춰 모두 제자리에 원상복귀시키고선 완전범죄라며 흐뭇해합니다.하지만 형 마사키로 시점이 바뀌면서,그런 슈사쿠의 뒤짐을 모조리 찾아내고 동생을 경멸하고 혐오하는 그.하나부터 열까지 동생이 싫어서 견딜 수 없는 마사키는 동생의 비리와 부끄러운 행동들을 부모에게 밝히고 창피를 줍니다.그런 형에게 미친 듯 반항하며 증오심을 키우는 슈사쿠.
하지만 그런 동생의 반항을 용납할 수가 없는 마사키의 창피주기 행각은 점점 치밀하고 큰 상처가 되는 행동으로 나아갑니다.커트나이프 칼날을 한 움큼 쥐게 만드는 트랩을 설치하여 온 손에 붕대를 감은 동생을 보며 기쁨에 몸을 떠는 마사키.(그보다더한 공격도 계속됩니다)상담을 하며 동생을 용서하겠단 생각을 했지만,집으로 돌아와 동생을 보니 어째선지 증오심은 더욱 커지기만 합니다.자신의 가슴속에 검고 차가운,흑냉수가 들어있다고 느끼는 마사키.동생을 파멸시켜야만 그것이 없어질 것 같습니다.
결국 둘의 증오는 모든 가족에게 어두운 분위기를 드리우고,마사키는 동생과 더 이상 같은 공간에서 살고 싶지 않아 가출합니다.편안하게 생활하면서 차라리 얼굴을 보지 않는다면,,그럭저럭 해나갈 수 있겠다고 생각하는 그.그렇지만 자신의 증오는 이미 자신의 손을 벗어나 돌이킬 수 없는 결과를 낳고 말았는데...그 결과를 수습하기 위해 집으로 뛰어가는 마사키.하지만 과연 그렇게 쉬울까요?
이 책 또한 흡입력이 아주 좋습니다.마사키의 행동에 등골이 서늘해지면서도,슈사쿠의 행동에 경멸감을 느끼면서도,(대부분 마사키의 시점이라 거기 동화되면 그렇게 됩니다),무언가 찝찝하고 우울한 분위기임에도 불구하고 계속 읽어 내려가게 됩니다.(감정이입하며 읽으면 기분 굉장히 바닥을 칩니다)읽다 보면 순식간에 끝나요.증오에 대한 표현과 그 심화과정을 생생하게 표현하고 있구요. 인간의 어두운 일면에 대해 생생하게 느껴보고 싶다면 읽어보십시오.역시 10대에서 20대,30대까지의 분들에게 잘 맞을 듯합니다.호러나 추리를 좋아하시는 분들께도 맞을 듯하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