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코코 거리
시마다 마사히코 지음, 정회성 옮김 / 한민사(=동쪽나라) / 1996년 11월
평점 :
절판


로코코 거리
시마다 마사히코 지음, 정회성 옮김 / 한민사(=동쪽나라)
나의 점수 : ★★★★

4.5쯤.요것도 일단 SF라고 볼 수 있다길래 집었는데,의외로 독특한 발상이나 문체가 매니아 여럿 만들게 생겼다.꼭 SF적 요소가 아니라도 멋진 책이다.

꼭 100%SF라고 하긴 그렇지만 그렇다고 아니라고 하기도 묘하고.알라딘에서 일본문학 페이지 68개를 뒤지며 볼만한 걸 찾다가(이런 짓 잘한다,카테고리 하나 죽도록 클릭하며 목록만들기) 형광펜으로 줄 쳐놓고,도서관에 있던 게 생각나 얼른 빌려왔었다(읽은지는 2주일쯤 전)그런데,예상보다 더욱 멋지다.

로코코는 외부에서 들어가기가 아주 힘든,묘한 곳에 숨겨진 한 도시다.유원지를 중심으로 하여 온갖 오락거리와 회사들의 본사 등이 있으며,무엇보다 사람들을 어린아이같이 솔직하고 충실하게 만들어버린 공기를 가진 곳.주인공은 괴짜 학교 동창의 실종을 접하고,그를 찾기 위해 로코코를 찾아가는데,접근부터 시작하여 도무지 알 수 없는 곳이다.이 이상한 로코코에 빠져들어 변화하지 않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주인공.하지만 이미 아내는 이곳의 시민이 되었으며 친구의 자취는 찾을 수가 없다.

정보상이 중요한 직업이며,유전자 분석으로 <죽었다 다시 태어나서>새로운 자신으로 만들어지며,도시 하나를 유기체로 보고 이에 모든 기능을 집중하여 새로운 도시의표본으로 삼고 인간들을 그를 구성하는 세포와도 같이 보는 것은 SF에서는 그리 특별한 설정은 아니다.유전자 분석을 통해 퍼스널리티(인격,정신의 부분이라고나 할까?)를 가상 공간으로 내보내고 이를 생산해,이 퍼스널리티들과의 접촉을 하는 길가메시라는 기구를 만들어내고 영혼이 다른 세계,그 새로운 공간으로 이주하는 일 같은 것도 다른 SF들에서 종종 볼 수 있는 것들.

하지만 그런 소재들을 다루는 솜씨와 표현이 뛰어나다. 주인공의 변화 과정을 다루는 솜씨도,전체에 흐르는 묘한 분위기도 당시의 분위기와 맞물려 시너지 효과를 낸다.상당히 일본적인 스타일이지만(성적인 요소라든가 멍하고 쿨하기도 한 느낌이라든가)로코코는 일본적이면서 다국적적인 묘한 느낌을 준다.레이 브래드버리의 자기 생존을 위한 도시와는 또 다르지만,독특한 도시 이야기이다.(그나저나 두 도시 이야기는 언제나 읽는다지)오랜만에 독특한 글을 읽고 싶다면 추천.웬만한 SF 는 다 읽어버려 비슷한 거라도 다 보고 싶다는 분께 추천.(순수문학에 의외로 이런 글들 꽤 있습니다)그게 아니라도,재미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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