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을 삼킨 돌고래
츠츠이 야스다카 지음, 양억관 옮김 / 북스토리 / 1999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번역이 좀 촌스러운 분위기가 나는데,글 자체가 원래 좀 된 거기도 하니 그럭저럭 잘 맞는다.오히려 일본 중역판 추리소설의 향수를 느끼게 해 주는 풍이라고나 할까.

오호라,확실히 옛날풍이긴 한데 센스가 독특하구나.란 느낌.장편(손바닥 장,아주 짧은 글)의 대가 호시 신이치와 느낌이 좀 비슷.호시 신이치도 짧은 SF에서 독특한 발상으로 확실히 각인을 시키는데,그런 류.작가 츠츠이 야스타카는 1934년 최초의 SF동인지인 NULL을 창간한 멤버란다.

약간 구질구질하고,불륜이니 마스터베이션같은 성적 테마도 확실히 들어가 주고,(일본 SF의 특성 중 하나.)독특한 블랙 유머와 풍자.확실히 황당한데 웃기고 좀 씁쓸하고.사람들의 본성도 딱딱 집어 주는 게.

단편집인데,대충 소개하자면

<욕구불만>:마스터베이션이 일상화된 사회로 여성들의 욕구불만이 극에 달해,자녀들에게 성교육이 필수 과목이 된 사회."이거 다 하고는 옛 포르노 영화로 공부를 하는 거야.내일은 일요일이니 엄마가 스트립 쇼에 데려다 주마.휴일이라고 공부를 소홀히 하면 안 되지.이것만 끝내면 오늘은 네가 좋아하는 수학 공부해도 좋아."라니.이런 식의 유머다.책 전체에 전체적으로 배어 있는 마초이즘이 거슬리기는 하지만 옛날 사람이니 뭐 참아주기로 했다.일단 독특한 발상들에 점수를 꽤 줬으니.

<의회제 민주주의>:정치가 엔터테인먼트가 된 사회.탤런트와 가수들인 국회의원들이 국민들을 웃기는 데에만 신경쓰고 있다.<오락국회>니 <정치연예>기자들이 교통사고를 당한 장관들의 뇌를 동물에 이식한 이후의 광경을 생중계하는데,어쩌고저쩌고.

<게젤샤프트>:경찰의 필요성이 약해진 사회.자신들의 일자리를 잃지 않으려는 경찰들이 일부러 사건을 저지르고 얼마 후 해결해 자신들의 일자리를 지킨다..는 최근 영화에서 가끔 보는 스토리인데,영화보단 확실히 재미있다. 

성형수술을 하고 일부러 잡혀 감방과 경찰서로 이어진 비밀통로로 가 출퇴근을 하고,"이번엔 수사2과장이 주범이 되고 싶다는데요.사람을 죽여 보고 싶었다네요.감식과장도 이번은 자기 차례라던데.."따위의 말들을 내뱉고 있는 경찰 고위간부들.

뭐 이정도면 감이 올 듯.읽은 후 그리 기분이 좋진 않지만 확실히 신선하고 독특하긴 하다.기발하다고나 할까,재미도 있고.예전 SF는 이랬구나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보기드문 일본 SF기도 하고.읽어볼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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