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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구 삼촌 산하작은아이들 18
권정생 지음, 허구 그림 / 산하 / 200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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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용구삼촌은 장애인이다.  우리 주변 어딘가에 살고 있을 것 같은. 하지만 피하고 싶고, 만나고 싶지 않은, 옆에 있으면 나도 모르게 걸음이 저절로 빨라지는 그런 장애인이다. 어쩌면 용구삼촌이 살고 있는 곳이 농촌이기 때문에 삼촌은 그 맑은 영혼을 간직하고 있지 않나싶다.

아니, 그것도 아닐 것이다. 삼촌에게는 그를 끔찍히도 아끼는 가족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한 지적장애인이 10여년 간을 노예살이로 살고 있다는 텔레비전 프로그램도 봤고, 지적장애인들이 겪는 갖가지 사기, 통장갈취도 많이 보았기 때문이다.

이야기는 용구삼촌의 실종으로 시작된다. 소를 데리고 나간 삼촌은 저녁이 다 되어서도 들어오지 않는다. 밤이 되어서도 들어오지 않는다. 가족과 마을 사람들은 삼촌을 찾으러 돌아다니기 시작한다. 어두운 길을 밝히는 횃대 하나를 들고서. 삼촌은 아무리 찾아도 보이지 않는다. 여기저기 찾아봐도. 삼촌은 숲속 어딘가에 쪼그려 자고 있는 것으로 이야기는 끝난다. 아주 환한 미소와 함께.

용구삼촌이 살맛나는 세상이 되었으면 좋겠다. 그런 세상이 내가 잘 사는 세상이고, 우리반 아이들이 잘 사는 세상일 것만 같다. 삼촌의 환한 미소가 책 속에서만 느껴지는 따뜻함이 아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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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자기 유령 스텔라 1 - 피올라 구출 대소동 보자기 유령 스텔라 1
운니 린델 지음, 손화수 옮김, 프레드릭 스카블란 그림 / 을파소 / 200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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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텔라는 똑똑한 유령이다. 그래서 무시무시 소피아 선생님과 사이가 그리 좋지 못하다. 똑똑한 스텔라의 비범성 때문이다.  

하지만 스텔라는 고아 유령이기도 하다. 엄마 유령이 있기는 했다. 하지만 가죽 공장에 숨어사는 스텔라와 엄마가 가죽공장 사장에게 발각되어, 엄마가 드레스로 변하게 된다. 그래서 지금 스텔라에게는 엄마가 없다. 엄마에 대한 깊은, 깊은 상처를 갖고 있는 유령이기도 하다. 

그런 스텔라에게 친구(?)가 있다. 바로 깍쟁이 피올라. 피올라는 사사건건 스텔라와 부딪히고, 싸우고, 사이가 좋지 못하다. 하지만 그런 피올라를 위해 스텔라는 위험스런 모험, 구출 작전을 펼친다. 그것도 파리로 여행까지 가면서 말이다. 

이 책은 노르웨이의 가장 유명한 베스트셀러라고 한다. 그리고 처음에는 읽기 싫어, 그만 손을 놓다가도 그냥 심심해서 다시 한 번 손에 잡으면 시간 가는 줄 모르게 스텔라의 모험 속으로 빠지게 되는 묘한 매력을 갖고 있기도 하다. 아마 초기 인물 설정, 공간 설정 때문에 조금 지루한 감이 들었던 것일 게다.  

하지만, 내 마음에 남은 건 스텔라의 용기도 아니고, 깍쟁이 피올라의 얄미움도 아니다. 스텔라와 같이 여행을 떠난 아이 피네우스가 루브르 박물관 화장실에 혼자 쭈그리고 앉아있던 장면이다. 스텔라가 박물관 안에서 다른 유령을 찾는 사이, 박물관 경비업체에 들키지 않기 위해, 화장실에 쪼그리고 앉아있었던 꼬마 아이 피네우스. 자꾸 피네우스가 그 긴 시간 화장실에서 무엇을 했는지, 그 컴컴한 밤, 얼마나 외로웠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그게 꼭 나같아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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