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렌즈 - 과학이 우정에 대해 알려줄 수 있는 가장 중요한 것
로빈 던바 지음, 안진이 옮김 / 어크로스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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던바의 수로 유명한 로빈 던바의 신작이다. 이번에는 우정이라는 주제를 다루고 있다. 책 제목만 보면 친구 사귀는 방법에 대한 책 같지만 사실 진화심리학자에게 그런걸 기대하긴 어렵다.

이 책은 인간이 왜 우정을 필요로 하며, 우정은 어떻게 만들어지며, 우정이 생기는 원리는 무엇이며, 우정은 어떤 사람들 간에 생기게 되며, 우정은 어떻게 쇠퇴하게 되며, 우정은 어떻게 애정으로 발전하는지 등등 우정에 관련된 갖가지 주제들에 대한 연구를 요약해놓은 책이다. 그러다보니 읽다보면 교수님이 열심히 준비하신 연구발표회를 듣고 있는 것 같은 기분이 든다. 말하는 사람은 매우 즐겁지만 듣는 사람은 따라가기 힘든 그런 책이다.

내용 자체는 대단히 흥미롭다. 몇 가지를 정리해보면 다음과 같다.

1. 인간의 사교활동은 건강과 대단히 밀접하다. 외로움은 각종 질병의 발병률을 크게 증가시키고 고립된 인간의 사망률은 크게 증가한다. 사교생활은 삶에 있어 필수적인 것이다.

2. 인간이 맺을 수 있는 친구관계의 상한선은 약 150명이다. 이를 던바의 수라고 한다. 이 이상의 인간관계는 삶에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

3. 일반적으로 사교성은 남성보다 여성이 더 뛰어나다. 던바는 사교성이라는 특징 자체가 여성을 위해 발생했다고 보고 있다.

4. 던바가 우정의 원이라고 명명한 바에 따르면, 소위 베프는 1.5명, 절친은 5명, 친한 친구는 15명, 좋은 친구는 50명, 아는 친구는 150명 안팎의 범위를 넘지 못한다. 새로운 사람이 이 범위에 들어오려면 한명이 나가야 하는 구조로 이루어져 있다.

5. 우리는 하루 중 깨어 있는 시간인 18시간의 20퍼센트 정도를 사회적 상호작용에 사용하며 이는 하루 평균 3.5시간 정도이다. 이 중 40퍼센트 정도는 절친 5명에게 할애되며, 20퍼센트는 절친을 뺀 친한 친구 10명에게 할애된다. 결국 절친에게 쓰여지는 시간은 하루평균 약 17.5분이다.

6. 몸이 멀어지면 우정은 급속도로 약화된다. 1년동안 연락이 없어지면 우정은 표준편차 1만큼 감소한다. 이는 3년 동안 연락이 없으면 아무리 친한 친구도 그냥 아는 사이가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7. 우정의 질은 옥시토신 수용체와 연관이 있으며, 우정의 양은 엔돌핀 수용체와 연관이 있다. 스킨쉽은 옥시토신 수용체를 증가시키므로 부모가 아이를 많이 안아줄수록 그 아이는 좋은 인간관계를 형성할 가능성이 커진다.

8. 나아가 세계와 상호작용하는 데는 엔돌핀-도파민 시스템이 핵심 역할을 하며 옥시토신은 연애 관계에만 관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한다.

9. 어떤 사람을 처음 만나 '지인'이 됐다가 '가벼운 친구casual friend'가 되기 까지 그 사람과 함께 보낸 시간은 약 45시간이었다. 평균적으로 9주 동안 30시간(하루에 단 15분꼴이다)을 함께 보낸 사람들은 그냥 지인 사이로 남았다. 가벼운 친구에서 유의미한 친구meaningful friend로 발전 하려면 3개월 동안 50시간을 추가로 함께 보내야 했고, 유의미한 친구에서 절친한 친구best friend로 나아가려면 다시 100시간을 더 들여야 했다. 가장 가까운 친구의 범주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상당한 기간 그 사람에게 날마다 2시간 가까이 투자해야 했다. 우정은 싼값에 얻을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 244p에서 발췌한 내용. 결국 우정은 함께 보낸 시간이 얼마나 많은가에 따라 증가한다.

10. 우정에 가장 직접적이고 큰 영향을 미친 것은 같이 밥을 먹는 것이었다.

11. 나라와 문화를 막론하고 대화에 4명이 넘는 사람이 참여하면 대화는 둘로 쪼개졌다.

12. 우정을 생기는 조건 7가지 있는데 던바는 이를 우정의 일곱 기둥이라고 부른다. 이는 다음과 같다.

1) 같은 언어를 사용한다.
2) 같은 지역에서 자랐다.
3) 같은 학교에 다녔거나 비슷한 직장 생활을 경험했다.
4) 취미와 관심사가 같다
5) 세계관이 일치한다.
6)유머 감각이 비슷하다.
7) 같은 음악 취향을 가지고 있다.

13. 1980년대에 그는 동료인 모니카 헨더슨Monika Henderson과 함께 우정의 토대가 되는 법칙들을 알아보기 위해 여러 편의 광범위한 실험 연구를 했다. 그들은 관계를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데 반드시 필요한 6가지 핵심 법칙을 찾아냈다.

1) 그 사람이 없는 자리에서도 그의 편을 들어준다
2) 그 사람과 중요한 소식을 공유한다
3) 감정적 지원이 필요할 때 지원을 해준다
4) 서로를 신뢰하고 비밀을 털어놓는다
5) 도움이 필요할 때 자발적으로 도와준다
6) 그 사람을 행복하게 해주려고 노력한다

마이클과 모니카는 이 6가지 규칙 중 하나라도 위반하면 관계는 약해지고, 여러 개의 규칙을 깨뜨리면 관계는 망가져버린다고 주장 했다. - 460p에서 발췌.

14. 던바는 온라인에서 형성되는 우정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입장을 취한다.





이 외에도 유익한 내용가 가득 담겨 있다. 우정이라는 주제에 대하여 관련 연구를 총망라해놓은 수준이라 이 분야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엎드려 절이라도 해야 할 책이다. 교수님 강의같은 구성만 이겨낼 수 있다면 정말로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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