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더브레 저택의 유령
루스 웨어 지음, 이미정 옮김 / 하빌리스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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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부터 유령이 들어가는 소설인데 그 배경에 스마트 하우스 기술이 깔려있다고? 생각지 못했던 조합이라 기대되면서도, 살짝 무시하기도 했던 것 같다. 에이, 아무리 그래도 잉글랜드 작간데, IT 강국 대한민국 사람인 내가! 모르는 스마트 기술을 활용했을라고? 하나도 겁 안 내고 가슴 활짝 펴고 봐주지! 루스 웨어라는 작가에 대해 전혀 알지 못했던 나의 무지에서 비롯된 오판이었다.


일자리 공고를 보고 헤더브레 저택에 발을 디딘 로완은 일을 시작하기도 전에 스마트 하우스 시스템이라는 큰 장벽에 부딪힌다. 그리고 나도 함께. 나선형 아이콘? 왼쪽 바? 그게 대체 뭘까... 그래도 여기까진 괜찮았다. 패널이야 눌러보면 아는 건데 전선을 뽑아버리고, 로완은 마음이 급하네.

하지만 바로 다음 날, 샤워실에 완비된 스마트 시스템은 정말 와우. 와우! 사람 키에 따라 샤워기 위치 높이와 온도를 설정해놓는다고? 내가 너무 서민적인 마인드에서 스마트 시스템을 생각했다는 걸 알 수 있었다. 헤더브레 저택 사람들은 어마어마한 부잔데. 여기에 유령이 장난을 쳐놓으면 사람이 샤워하다가 화상을 입을 수도 있고 너무 무서운 거 아닌가 하는 아찔한 생각이 스쳐 지나가기도 했지만.

로완은 시작부터 그랬듯, 좀처럼 이 시스템에 적응하지 못한다. 홈 관리 앱인 '해피'를 사용하면 다양한 기능을 활용해 집 전체를 관리할 수 있는데, 로완은 이 기능들에 대해 배워나갈 마음이 전혀 없다. '해피'를 통해 들리는 사모님의 목소리는 낯설기만 하고, 이 스마트 하우스 시스템이 자신의 말만 잘 듣지 않는 것 같아 분통이 터진다.

이렇게 멍청한 집이 스마트 하우스는 개뿔! 로완의 성깔이 드러날 때마다 괜히 웃음이 나오는데, 이 부분 역시 로완은 고생하고 있었지만 나는 큭큭거리며 읽었다. 유령 들려 제멋대로인 스마트 하우스에서 홀로 외롭게 싸우는 로완의 고군분투기. 모든 미스터리 소설이 그렇듯 중후반부에 반전이 몰아치는데, 나는 반전을 잘 유추하지 못하는 편이라 모든 반전이 놀라웠다.


*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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