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피바라가 왔어요
알프레도 소데르기트 지음, 문주선 옮김 / 미디어창비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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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피바라가 왔어요』

알프레도 소데르기트

주어진 일상이 전부인냥

그 안에서 별일이 없으면 다인냥

살아가는 꼬꼬닭 친구들의 공간

느닷없이 새친구들이 나타난다.

한둘이 아니었는데,

털은 길고,

몸집은 커다랗고,

게다 야생에서 살던 동물들이니

과연 함께 지낼 수 있을지

꼬꼬닭들은 의문 투성!!

바깥 세상이 위험한건

모두가 다 아는 상황

이럴수록 경계를 풀수 없다는 듯

꼬꼬닭들은 벼슬을 세우며

새 친구들에게 경고한다.

물밖으로 나와서도 안되고,

소란을 피워서도 안되고,

우리랑 어울릴 생각도 말고....

안되고, 안되고, 안되고....

안되는 것들에 대한 불평도 안되고...

모든 관계가 그렇듯

서로 깊게 사귀려 들면

꼭 갈등이 일어나는 법

본의 아니게 오해, 역정, 억울함

그러다 이해, 미안함, 고마움

더 나아가 측은함

애정이란 그런 시간들이

켜켜이 쌓이고 쌓여

마음깊은곳에서

남몰래 싹티우는 것이 아닐까

그림을 더는 못담았지만,

한 장, 한 장,

그림책을 넘기며

카피바라들을 바라보자.

이들이 어떻게 다른 이들과 어우러져

살아가게 되는지

그리고 우리에게

'좀 더 낭만적인 삶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화두를

툭 하고 던져주고 있으니

꼭 한번 펼쳐 보시기를 추천.

제주도에 예멘 난민이 내전을 피해 입국하였고,

이를 두고 격론을 벌인 우리나라 사람들.

압도적인 반대로

더이상 예멘인은

제주도에 무비자 입국을 할 수 없게 되었고,

약자와 약자의 연대가 실패한 사례로

김지혜 작가는 『선량한 차별주의』에 이를 실었다.

『카피바라가 왔어요』를 마주하고 있으려니

『선량한 차별주의』와

『마스크가 답하지 못한 질문들』

떠오르는건 당연했을까.

우리는 차별을 부정할 때가 아니라 더 발견해야 할 때이고

그래서 계속 의심이 필요하다고 한다.

"세상은 정말 평등한가?"

"내 삶은 정말 차별과 상관 없는가?"

성찰의 시간이 없다면 우리는 그저 자연스러워 보이는 사회질서를

무의식저으로 따라가며 차별에 가담하게 되는 것이다.

- 『선량한 차별주의』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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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31 흡혈마전
김나경 지음 / 창비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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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31 흡혈마전

김나경

창비

곱게 보이는 것도 아니고, 공부를 잘하거나 다른 사람의 말을 잘 듣는 모습도 아니지. 그보다 더 중요한 건, 자기 스스로의 의지대로 삶을 살아가는 자세야. 당연해 보이지만 연습이 필요한 일이기도 하고 말이야.

- P.133

때는 1931년 경성, 식민지 조선.

진화여자고등보통학교 학생 희덕과 사감 선생으로 새로 부임한 계월이 마주하며 이야기는 시작된다.

누군가의 시선을 피해 학교 안으로 들어온 계월은 흡혈마, 사람의 피를 빨아 먹기 위해 상대를 기절시키고, 기억을 지우는 능력을 희덕에게 들키고 만다.

모두에게 통하는 이 능력이 희덕에게만은 불통이라 계월은 심사가 뒤틀린 듯 불편하다.

"그들은 쓸데없이 활기가 넘치고, 떠들고, 아무것도 아닌 일에 울거나 웃고, 겁이 많고, 한편으론 겁이 없고, 귀찮게 굴었다."

학교에 부임하던 날 학생들에 대한 표현을 이리도 정확히 한다. 십대 학생이란 자고로 작은 것을 크게 만드는 능력이 있지 않은가. 십대인 희덕에게도 누구에게도 밝힐 수 없는 호기심이 증폭되어 가는데, 그건 계월의 정체.

누군가를 알아간다는 건 다 그렇듯, 밀착하여 알아가게 되면 될수록, 계월의 세월이 애달프다. 그런 계월을 도와야 할 것 같다.

"그분은 단지 그 자신일 뿐이에요."

희덕은 그들의 대화를 들으며 그 사람들이 원하는 바가 무엇이고, 어떤 대답을 기대하는지 대강은 짐작할 수 있었다. 하지만 계월에게 중요한 것이나, 희덕에게 중요한 것들은 조금 다른 것이리라. 그것을 그들은 절대 알아차릴 수 없고, 설명해 보았자 알고 싶어 하지 않을 것이라는 확신이 들었다.

- P.278

계월이 지키려는 것은 무얼까,

아무나 들락거리지 않는 학교 다락방에서 동무들이 숨죽여서 읽어야만 했던 도서들은 무엇일까,

사연많은 계월이 산자와 죽은자 경계에 있음을 단박에 알아챈 백송은 무얼 하는 사람일까,

굶주리고 오갈곳 없는 어린 여자아이들을 돌보는 화란이 꿈꾸는 조선은 무얼까,

일본 앞잡이를 자처한 아버지와 다른 길을 걷고자 하는 경애와 일균 남매의 삶은 어떻게 흘러가는가,

상상초월의 힘을 지닌 백작의 존재는 또 무엇인가.

묘한 긴장감이 읽는 시작부터 내내 이어지며 이들 이야기가 어떻게 전개될지 궁금해 손에서 놓을 수 없다.

마지막 장을 덮을 땐, 가슴 한구석이 뜨거워지는 것을 느끼며 내 안에 '성장이 고팠던 십대의 나'가 툭 튀어 나올지 모른다. 그때의 내가 희덕과 계월, 그리고 백송과 하란, 또 경애와 일균의 성장을 응원하게 될 것이다.

"계월을 덜컹이는 창문에 어깨를 기댔다.

그리고 살짝 미소를 지은 채, 새의 너울거리는 움직임이 작아져 더 이상 눈에 보이지 않을 때까지 지켜보았다."

독자분들이 이 소설을 읽으며 상상력이라는 징검다리를 건너, 앞서간 이들의 숨겨진 발자취를 따라가 볼 수 있다면 좋겠다. 한국 근현대 여성의 작가들의 작품에서 각 장의 제목을 빌려 온 것은 충분히 조명 받지 못한 시절과 사람들을 기억하기 위한 작은 노력이다.

- 작가의 말 중에서

 

독자분들이 이 소설을 읽으며 상상력이라는 징검다리를 건너, 앞서간 이들의 숨겨진 발자취를 따라가 볼 수 있다면 좋겠다. 한국 근현대 여성의 작가들의 작품에서 각 장의 제목을 빌려 온 것은 충분히 조명 받지 못한 시절과 사람들을 기억하기 위한 작은 노력이다. - P288

월을 덜컹이는 창문에 어깨를 기댔다.그리고 살짝 미소를 지은 채, 새의 너울거리는 움직임이 작아져 더 이상 눈에 보이지 않을 때까지 지켜보았다 - P2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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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볕 토스트 사계절 그림책
이해진 지음 / 사계절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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볕이 잘 들어오는 아침
아이가 종이로 조물락 조물락 거리더니
하트베개에 작은 피규어를 눕히고는
이불 색종이에 머라머라 그려놓고는 ㅎㅎ
햇볕 토스트라는 우리집 작은 아이.

#귀여움_한도초과

 

 

 

 

 


따뜻함으로 농축된 이 그림책은
책을 위로 넘기는 그 시작도 너무 좋고,
아이들이 좋아하는 고양이와 강아지가 한 곳에 엉켜 있으니
넘길때마나 듣게되는 추임새는
"우왕~ 귀여워~"
"우왕~ 나도 같이 눕고 싶어~"
"우왕~ 키우고 싶다~"

그러다 어느 순간 정신차리고 물어 보는 그 첫 질문,
"진짜 빵처럼 구워지는거에요??"

 

아이들이 정말 좋아하는 장면을 소개하자면,
보들보들한 구름이
누워있는 주인공들 위에 얹어진 모습.
마치 진짜 토스트에 크림치즈라도 뚝 떼어 올린 듯,
아니면 폭신한 느낌의 생크림이라도 얹은 듯,
이 장면 만큼은 따뜻함을 넘어서
고소하고 맛있겠다는 기분마저 드는 장면.


창에서 방안으로 비추는 볕이
시간이 지남에 따라 볕의 자리가 옮겨가는 것도 예쁘고,
그 안에서 벗어나지 않고,
그 볕을 이불삼아 따뜻하게 몸을 데우는 우리 주인공들 모습이
정말 사랑스럽기만 하다.


#작가의말
#따뜻한_햇살이_길게_비치면_할아버니_개가_햇볕을_찾아가_몸을_누입니다
#할아버지_개한테서는_고소한_빵_냄새가_납니다
#행복한순간 #그림책맛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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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대들을 위한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3~4 세트 - 전2권 10대들을 위한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김경후 지음, 이윤희 그림, 유홍준 원작 / 창비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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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대들을 위한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조선 서울

 

유홍준 원작 / 김경후 글 / 이윤희 그림

 창비

 

 

서울편, 두 권을 차분하게 읽고 있자면

 당장 종묘로, 광화문으로, 북악산 순성길로 떠나고 싶어서

 몸이 근질해진다.

  

어찌나 흥미롭게 이야기를 풀어 냈는지

 10대들의 눈높이에 맞춘 작가의 설명이

 막힘없이 술술 읽혀 즐겁다.

 

책이란 자고로,

 특히 이런 역사기행문은

 작가의 생각과 같은 속도로 따라갔을 때

 그 재미가 몇 배 상승되는 법.

 

"서울은 그 자체로 대한민국의 자랑이자

전 세계 방문객 모두가 즐기는 문화유산입니다.

한 도성 안에 왕이 통치했던 궁궐이 다섯 개나 있고,

심지어 이 궁궐들은 시내 중심가에 있어

과거와 현재가 같이 살아 움직이지요.

이렇게 아름답고 놀라운 곳이 바로 서울입니다."

- 유홍준 원작자의 답사를 떠나며 중에서

 

 

 

 

 

 

‘3권 조선 | 서울 1’에서는

 한양이 조선의 도읍지로 결정된 유래로 시작 된다.

 당시 어떤 대화들이 오갔을지 그때 상황을 연출하여 이야기를 풀어내니

 머릿속으로 그림이 그려지는 신기한 경험을 하게 된다.

 

더불어 종묘가 어떻게 변화해 갔는지,

 제관들이 이루는 엄숙하면서 근사했던

 종묘 제례에 관해서도 악기 설명과 더불어 자세히 언급되어 있다.

 "종묘 제례의 전통이 조선 왕조가 끝난 뒤

 오늘날 까지도 이어지고 있다는 것은 기적"이라는

 작가의 말과 더불어 중국과 대만, 일본은

 비슷한 유교 문화의 역사를 가졌지만

 제례 전통이 끊어져서

 우리에게 배워가고 있다는 이야기에

 자부심이 봉긋 솟는다.

 

 

 

‘4권 조선 | 서울 2’에서는

 조선 시대 임금들이 가장 사랑한 창덕궁,

 왕실 여성의 공간인 창경궁,

 대한 제국의 자취를 고스란히 간직한 덕수궁,

 수많은 인재를 길러 낸 성균관과 옛사람들의 자취를 간직한 자문 밖을 답사한다.

이 책을 들고 5곳의 궁궐을 방문한다면

 역사 해설이 필요 없을 만큼 든든해 보인다.

대한 제국의 마지막 황세손이었던

 이구에 대한 일화가 재밌는데,

 영친왕과 이방자 여사 사이에서 태어난 이구는

 뉴욕의 건축 사무소에서 일하며

 미국인 줄리아와 결혼을 했는데 

 슬하에 자녀가 없었다고 한다.

 지금은 통하지도 않을 이유지만,

 자식이 없다는 이유로 친척들이 이혼을 강요하여

 이혼을 했고. 후에 이구가 사망했지만

 줄리아를 장례에 초대하지 않았다는 이야기에

 당시 시대를 잠시 느껴 볼 수 있겠다.

 

창덕궁 후원은 예약제로 인원을 받아

 입장 할 수 있는 곳으로 알고 있는데,

 작가의 말을 빌리자면

 "서울이라는 대도시 한가운데에

 창덕궁 후원같은 정원이 있다는 건

 서울 사람들에게 큰 복이고 재산"

 창덕궁 후원의 아름다운 길목 길목의 사진이

 수록되어 있으니 작가의 애정이 그대로 묻어난다.

 

 

                            

"비밀이 가득한 보물 지도 같습니다.

책의 한 줄 한 줄이 비밀의 실마리나

짜릿한 보물의 단서처럼 느껴지지요.

그 덕분에 문화유산이 지나가 버린 선조들이 아니라

21세기를 사는 우리를 향해 있음을 깨닫게 됩니다."

- 김경후 직가의 말 중에서

며칠 계속 이어지는 추운 날씨가 좀 풀리면,

아이들 손을 붙들고

책에서 언급 된 곳 하나하나 방문하여

답사를 떠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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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딩과학동화 팜 3 : 우주 농장 코딩과학동화 팜 3
홍지연 지음, 지문 그림 / 길벗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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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팜3
#우주농장
#홍지연 글
#지문 그림
#길벗

 


13층씩 커지는 나무집시리즈 의 '앤디 그리피스'와 '테리 덴톤'의 조합이 한국에도 나타났으니,
바로바로바로 !!!!!!!!
팜시리즈의 홍지연 작가와 그림 작가 지문.

'나무집'에선 앤디와 테리가 함께 하지만 '팜'에서는 쌍둥이형제 '주니'와 '거니'가 우리의 시선을 사로 잡는다.

작년 가을에 1권 [지하농장]이 출간되자마자 읽고는
기다리고 기다려 올 봄에 2권 [하늘농장]을 만나고,
좀 더 기다려 3권 [우주농장]을 만났으니
도서가 도착하자 마자 단숨에 읽어 내려갈 수 밖에.
아이는 읽는 내내 낄낄 깔깔 웃음이 터져나온다.
그러고는 하는 말이
"아오~ 4권까지 나올거래요. 그때까지 어떻게 기다려요 ㅜㅜ"

 

#시리즈물늪 #읽히는재미
 
많은 이야기가 글과 그림에 버무러져 있다보니
읽고 있다보면 이런 종류의 도서는
글 작가와 그림 작가의 협업이 무척 궁금해진다.

 

중간 중간 퀴즈도 있고,
미션도 있고,
지식정보도 있고,
이해를 돕기위해 책을 앞뒤로 왔다 갔다 하는 가이드도 있고,
전 시리즈 도서 언급도 살짝 되며,
기상천외한 상상력을 자극하는 스토리며,
그 이야기를 시각적으로 구현해 낸 그림까지
아이들이 좋아할 요소가 듬뿍 담겨 있으니
코로나19에 추위까지 더해져
집콕 생활이 길어지는
독서콕 으로 충분히 전환 가능.

 

아이가 제일 좋아하는 장면은 ㅎㅎㅎ
주니가 우주 농장에서 발명한 VR안경!!
'킁킁, 그런데 왜 안경에서 냄새가 많이 나는걸까?'
꼭 한번 읽어 보시길.
아이에게 없던 엉덩이힘을 발견하게 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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