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터와 앨리스와 푸의 여행 - 고서점에서 만난 동화들
곽한영 지음 / 창비 / 2017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피터와 앨리스와 푸의 여행' 이라는 제목과  '초판본으로 만나는 동화의 고전들' 이라는 책 설명을 듣고는 꼭 읽어봐야겠단 생각이 들었어요
책을 받아들고 그 자리에서 깊이 빠져 단숨에 읽어내려갔는데 너무 좋아~ 라고 책동무들에게는 말을 전했으면서도 소개하는 글을 써야지.. 하는 마음을 먹고는 며칠 동안 글을 쓸 수가 없었답니다
나는 이 책에서 어떤 이야기를 기대했던 걸까..? 
작가님도 동화처럼 예쁘게 살았대요~ 였을까.. 
실제 모델이 된 아이는 사실은 이쁜 아이가 아니었었대요~ 하는 우스운 뒷이야기였을까..? 
책의 마지막을 덮고 나서는 마음이 참 무거웠어요



어른이 되어서 문득 생각나, 어릴 적 읽었던 그림책이나 축약본이 아닌 제대로 번역된 완역본을 찾아 읽었을 때의 감동은 어릴 때 새로운 세계를 접했을 때의 감동과 다르지 않았어요
이런 이야기였구나, 사실은 이런 표현이었구나, 작가님이 원래 하려던 이야기는 이런 거였구나... 놀라면서 다른 작품들도 제대로 다시 읽어보자 하는 마음이 들었었어요
제일 좋아했던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완역본을 사고, '오즈의 마법사'를 사고 '몬테크리스토 백작'은 한 권이 아니라 여러 권이라는데 놀라 도서관에서 한 권씩 한 권씩 부지런히 빌려다 다섯 권을 내리읽었지요
혼자만 읽기엔 아까워 이런 재미를 여러 사람과 함께 하고 싶단 생각에 '동화 다시 읽기' 모임을 만들어 한 달에 한 권씩 제대로 읽어보자고 하고 벌써 그 모임을 일 년 동안이나 유지하고 있네요
꾸준히 함께 해주고 있는 책동무들은 이렇게 다시 읽어보니 참 좋더라며 예쁜 감상문을 내게 보여주곤 한답니다



처음에 이 책을 보고는 '동화 읽기 모임에 딱 어울리는 책이라며 창비에서 이 책을 선물로 보내주셨어요!' 라고 농담을 던졌더니 동화 속 친구들처럼 순진한 책동무들이 다들 속아넘어가 주길래 얼른 말을 고쳐야 했어요
이 책에서는 열 작품을 소개하고 있는데 모임에서 함께 읽었던 책 중에서는 작은 아씨들, 앨리스, 톰 소여의 모험.. 이렇게 세 권이 겹치네요
함께 읽어가는 과정에서 여러 이야기를 나누었었기 때문에 더욱 애착이 가는 작품들인데 이 책을 통해 그 뒷이야기를 알게 되어 아주 흥미로웠어요
재미있어... 라고 추천했지만 정말 재미있었나..? 
재미있다고만 말하기엔 조금은 슬퍼요
동화 속 이야기는 책 속에만 존재할 수 있는 것일까? 
당신이 적으신 작품만큼 예쁘게, 행복하고 아름답게 살지 못한 작가님들의 인생 이야기를 들으며 속상했고 안타까웠지만...
작품을 읽으며 막연히 생각했던 작가님의 모습과 완전히 동떨어진 현실 세계의 모습을 만나보는 즐거움도 있었답니다
(그중에 특히 마크 트웨인 아저씨는 정말로 톰소여 보다 더한 개구쟁이였다는 에피소드!!)

어른이 되어 다시 만난 동화가 꼭 예쁘고 아름다울 필요 있을까... 어릴 때 알았던 친구를 화려하게 꾸민 모습이 아닌 있는 그대로의 모습으로 다시 만난 기분이었어요
그 모습이 말도 안 되게 엉뚱해도, 눈물 나게 불행하다 해도 내 친구였던 사실은 변함없는 것처럼 상상하지 못했던 예쁜 동화 이면의 현실 또한 나에게 소중한 이야기, 소중한 친구가 되었답니다
이미 읽어본 세 편의 작품 말고 나머지 작품들도 완역본으로 꼭 읽어봐야겠네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