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줄기를 따라
정지원 지음, 강순석 감수 / 필무렵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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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표지에서 느껴지는 자연스러움이 묻어나는 스케치와 수수하면서도 무언가 자연에 숨겨진 사연이 있을 것 같은 스멜이 풍기는데요. 그래서 그림에세이지만 이야기를 떠올리며 생각해 볼 수 있는 시간이 될 것 같아서 이 책을 넘겨보았습니다.

이 책의 주인공 여인은 강정천 근처에서 웅장하면서도 자연을 바라보는 느낌이 예사롭지 않게 느껴졌는데요. 저 역시 나이를 먹고 시간이 흐르니 자연에서 느껴지는 자연스러움을 더 찾게되고 자연에서 마음의 힐링을 얻게되는건 사실입니다. 하지만 요근래 펜데믹 시국에는 어딜 놀러가지도 못했고 또 추억도 생각보다 많이 맞이하지 못했기에 이 책을 통해서 자연과 생명 그리고 제주도의 강정천을 좀 더 색다르게 바라보게 되는 것 같아요.



주인공 앞에 한 아이가 다가와 반갑게 말을 건네는 이야기로 시작되는데요. 

"여기서 뭐해?" 라는 아이의 물음에 주인공은 "멋있는 곳이구나 싶어서..." 라고 말끝을 흐립니다.

그리고 아이는 되묻는데요. 

"울고 있는데?" 라고 말이죠.

주상절리가 깍여 나가서 안에 있던 바위 얼굴들이 드러났잖아..라는 문구에서 이 책의 느낌을 알 것 같았습니다.


​아이가 바라보는 바위의 울고 있는 느낌은 무얼 내포하고 있는걸까요? 알 것 같으면서도 점점 궁금해져서 이 책을 또 한 장 넘겨봅니다. 조금씩 사라져가는 바위의 슬픈 얼굴 만큼 나무뿐만아니라 모두가 위험에 빠진다고 아이는 이야기 해줍니다. 제주도에 갔을때 웅장한 절경만큼 멋진 스팟위주로만 찾아다녀서 그런지 아이의 마음처럼 깊은 뜻을 헤아리지 못했던 내 자신을 잠시 반성해 보며 이 책을 읽어 내려갔습니다.

아이는 주인공에게 이렇게 말을 합니다.

"무슨 일이 일어난 건지 보러가지 않을래?" 라고 말이죠. 저 역시 무슨일들이 일어나는지 궁금해졌습니다.ㅣ


​아니는 신나게 뛰어가면서 이 곳 지리를 잘 아는 아이처럼 사방팔방 잘도 돌아다니는데요. 그 아이를 따라 걷는 주인공은 강정천 물줄기를 따라 걸으며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요?

녹나무 숲 근처에서 헐벗은 나무들 사이에 하나밖에 남지 않은 나무를 가리킵니다.  아이가 말하고자 하는 것이 무엇인지 직감적으로 알겠죠? 늘 멋진 풍경만 있을 것 같은 그곳에는 이렇게 우리가 관심을 갖고 보지 않는다면 이렇게 점차 많은 생명들이 사라지겠죠?

난 이 숲에 사는 나무를 모두 알아.

강정천 물줄기를 따라 ..발 닿는 곳이라면 무엇이 있는지 다 알정도로 자연과 벗삼아 지내는 이 아이는 과연 누굴까요? 날마다 어떤 나무가 사라지는지 기억하고 있다고 말하는 아이는 자연을 대신해서 우리에게 울림의 메시지를 주는 것 같았습니다.

강정천 물줄기를 따라 구석 구석 서스름없이 자연의 폐해를 말하기도 하고 주변의 식물과 더불어서 생명들에 대해서도 그림으로 표현해 주고 있습니다.


아이와 함께 보기에도 손색없는 어린이문학적인 느낌이 묻어나기도 하고 꽉찬 일러스트만큼 다양한 생각을 하면서 보게하는 그림에세이 느낌의 이 책은 잠시나마 제주도의 풍경보다 자연과 생명의 소중함을 일깨워주는 것 같아서 읽는 내내 많은 생각을 갖게 된 것 같습니다.

그렇게 주인공에게 울림을 주던 그 아이는 어느 순간 사라지고 이 책은 넓은 자연앞에 멈춰선 주인공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데요. 어쩌면 우리가 사진 찍기 바빴던 그 곳에서는 너무나도 아픈 자연과 생명들이 공존해 있다는걸 한 번쯤 생각해 봐야하지 않나 하는 생각을 갖고 이 책을 덮었습니다.

이 책의 저자는 우리가 행동하지 못했던 자연에 대한 존중하는 마음을 아이를 통해 나타내고자 했던게 아니었을까요? 때로는 많은 글밥보다는 그림을 통해서 생각하고 깨닫게 되는 것들이 있다는것도 그림에세이를 읽으면서 느낄 수 있게 되었던 계기가 된 것 같아요.


마지막에 이 책의 저자가 이 책을 만든 배경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는데요. 제주도 서귀포시 강정동 해안에 있던 구럼바위가 발파되고 해군기지가 지어졌다고해요. 물줄기를 따라 거슬러 올라가면 아름다운 녹나무와 주상절리로 둘러싸인 강정천을 만날 수 있는 이 곳의 위태로운 상황을 책을 통해서 알리고자 했던 마음과 우리모두 자연과 뗄레야 뗄 수 없는 관계라는걸 알려주고 있는 것 같습니다.

물줄기를 따라 책 뒷편에 "우리 모두 이어지는 거야." 라는 단어가 이 책을 함축적으로 표현하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는데요.  이 책을 읽으면서 자연에 대해서 좀 더 존중하는 자세로 들여다봐야 오래도록 우리 아이들에게 되물림 해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보게 되었습니다.




+책을 무상제공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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