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계의 심리학 - 마음을 읽어내는 관계의 기술
이철우 지음 / 경향미디어 / 200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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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에 간혹 떠돌아다니는 심리 테스트들.

재밌는 것은 그 테스트의 결과가 신빙성이 있는지 없는지를 떠나서 사람들에게 인기가 많다는 것이다.

혈액형에 관한 것, 성격에 관한 것, 주어진 상황에 대처하는 방법 등 수많은 테스트들이 존재할 수 있는 것도 사람들이 그만큼 찾으니 그렇지 않을까 한다.

 

관계의 심리학.

머리는 정말 크고 코는 뾰족한 웬 시꺼먼 얼굴 형태에 갖가지 그림들이 들어가 있어 뭔가 신선한 표지에서부터 나의 호기심을 자극했다. 그리고 맨 뒷 표지에 적혀 있는 한 마디.

 

"혹시 겉으로는 웃지만 속으로는 울고 계신 것은 아닙니까?"

 

두둥... 책을 안 읽어볼 수가 없었다.

 

사람의 마음에서 입까지의 거리가 얼마나 된다고, 누구는 굳이 묻지 않아도 모든 것을 털어놓는가 하면 누구는 정말이지 무덤까지 자신의 속마음을 가져가는 경우도 있다. 나는 나름 외향적이라고 생각은 하지만 돌이켜보면 나의 속마음을 그렇게 터놓고 얘기하는 것 같진 않다. 정말 편하고 가까운 친구가 아닌 이상 나의 깊은 곳에 있는 생각은 잘 털어놓지 않는다. 무조건 다 털어놓는다고 좋다는 것은 결코 아니지만...

 

수많은 분류에 수많은 테스트들이 있어 책을 읽는 시간을 더욱 줄여주었다. 한 가지 아쉬운 게 있다면, 계산하는 게 너무 힘들었다. 중간 중간에 역으로 계산을 해야 하기에.. 책을 더럽히지 않기 위해 암산을 하면서도 계산이 잘못되어 몇번이고 다시 했다. 하지만... 정말 재미있었다. 결과 또한 나름 만족했고, 때로는 내가 너무 좋은 말만 골라서 적는 게 아닌가 싶었지만 냉정하게 바라보아도 사실대로 다 적었다. 몇몇 나의 가슴을 뜨끔하게 하는 결과분석도 있었고, 이렇게 하나하나 나 자신을 알아가다 보니 무엇을 바꾸어야 할지 명확해졌다.

 

책에서 소개하는 여러 실험들 또한 재미있다. 언젠가 TV로 접했던 실험인데, 약 10여 명의 사람들을 놓아두고 질문에 대답을 하라고 한다. 하지만 9명은 사전에 짜여진 가짜 피실험자들이고 1명만이 진짜 피실험자인 상황. 9명이 말도 안되는 대답을 하지만 나머지 1명도 튀기 싫어서 그들 속에 묻어 가려는 실험은 한편으로는 나의 배꼽을 잡게 했지만 또 한편으로는 식은땀을 흘리게 하기도 했다.

 

수업시간에 질문 있느냐는 교수님 말씀에 모든 학생들은 조용하다. 그나마 나은 편. 정말 질문이 없을 수도 있으니까.

하지만 교수님의 "혹시 이거 모르는 사람은 없겠지? 모르는 사람 손?!!" 이라는 공격은..

나로 하여금 상당한 눈치를 보게 한다. 아.. 잘 모르는데. 시키면 대답 못할 텐데.

손을 들까? 하지만.. 6~70여 명의 학생들 그 누구도 손을 들지 않는다. 그러면 난 또 그들속에서 튀기 싫어서 조용히 앉아 있는다. 결국 출석부를 통해 누군가를 부르면 그 학생은 깨갱거리며 잘 모른다고 대답한다. 줄줄이 5~6명의 학생을 시켜보지만 역시 모른다. 그렇다.. 그들 또한 모르고 있었던 것.

 

크.. 이렇게 심리를 꿰뚫어 보다니. 심리테스트가 결코 신빙성이 없다고는 못하겠다. 나의 속마음을 파헤치는 기분이었고, 내가 앞으로 바꾸어야 할 나의 성격에 대한 방향도 어느 정도 감을 잡을 수 있게 되었다. 사람의 심리를 이용하면 .. 이용하는 능력이 있다면, 그것은 정말 엄청난 것이 아닌가 한다. 심리 하나만으로도 사람을 죽일 수 있고, 죽으려는 사람도 살릴 수 있다. 심리라는 것이 세상 모든 것에 적용된다는 것을 책을 읽으며 감히 생각해본다. 도둑의 심리, 세일즈맨의 심리, 누군가의 심리, 모방심리 등등, 자주 접하는 얘기들도 자세히 듣고 보면 정말 그럴 수밖에 없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후.. 이 책은 단번에 결론을 내리기가 힘들다. 다시 한번 더 읽어보고 차근차근 나의 심리를 파악해 보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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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심리학 - 미래의 나를 완성해주는, 20대를 위한 인생강의
곽금주 지음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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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자아 탐색

II. 사랑과 이별

III. 가족, 그리고 친구

IV. 성공, 진로

V. 실천

 

 

 

불과 며칠 전 수업 시간이었다.

'미디어'에 관련해 우리가 흔히 고정관념으로 가지고 있는 그러한 생각들을 되새겨 보는 내용의 수업인데, 그날 주제는 '아줌마'였다. 그리고 우리를 가르치는 분은 캐나다인 선생님. 몇가지 질문이 있었고 약 30여명에 달하는 학생들의 성실히 답을 했다.

한 가지 재미난 게 있다면,

 

Q ) 한국의 아줌마들이 가장 원하는 것은 무엇인가?

 

 라는 질문에 대한 학생들의 대답이 거의

 

A ) 자녀의 높은 교육수준

 

이었다.

 

아.. 이것이 이미 우리의 고정관념으로 자리매김할 만큼 사회가 변했구나 라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아직 대학교에 몸담고 있어서 중고생을 벗어난지 그리 오랜 시간이 지난 것은 아니지만 뉴스나 신문 등에서 접하는 보도는 언제나 동의를 하게 된다.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지만) 공장에서 기계를 찍어내듯이 똑같은 과목에 똑같은 내용이 똑같은 방식으로 지식을 학생들의 머리에 집어넣고 모두 같은 제품을 생산하되 역시나 우수한 제품 / 불량품이 생기기 마련인 것처럼 학생들에 대한 평가도 성적으로 이루어지고, 창의성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대한민국 교육 아래 한국에서는 단 한번도 입상하지 못한 사람이 미국에 가서 각종 공모대회에서 우승을 휩쓴 광고천재의 경우만 봐도 뭔가가 잘못 돌아가고 있다는 것은 크게 느낀다.

하나의 과목이 생기면 그에 맞는 문제집이 수십권 생기고, 하나의 과정이 소개되면 수많은 학원이 학교보다 더 많은 자료를 가지고 학생들에게 러브콜을 보내며 학교에서의 공부시간보다 학원에서의 공부시간이 훨씬 긴 것을 볼 수 있는 곳. 문제집만으로도 큰 돈을 손에 쥘 수 있는 곳. 심지어 취업을 위한 면접도 틀에 박힌 질문들에 미리 대답을 준비해 갈 수 있는 곳. 그리고... 성적을 비관한 나머지 아파트 옥상에 올라가 피지도 못한 꽃을 꺾어버리는 곳. 유럽에 가서 이런 이야기를 들려준다면 깜짝 놀라겠지만 우리나라에서는 더이상 새롭지 않은 현실이다.

비단 학창시절 뿐만이 아니다. 일전에 연극으로도, 그리고 책으로도 소개된 바 있는 내용으로, 한 집의 가장이 몸에 무거운 쇠사슬을 차고 다니며 회사와 집을 오가며 일하는 기계가 되어 돈만 벌어다준다. 형식적인 가족과의 인사와 어색한 식사자리, 그리고 아침이면 어김없이 나갔다가 밤늦게 술냄새를 풍기며 문을 열고 들어오는 가장의 모습은 사슬만 없을 뿐이지 이 시대 많은 직장인들의 모습이 아닐 수 없다.

 

이미 이런 모습을 미디어를 통해 익히 알고 있는 20대. 여기저기서 들려오는 '엄친아(엄마 친구 아들)'들의 화려한 취업소식 및 성공소식에 떠밀려 나는 지금껏 무얼 하고 있나 불안해할 수밖에 없는 나이이다.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많은 부분을 책에서 가르쳐주었지만 딱 3가지만 소개하고자 한다.

 

 

1. 20대, 불안을 인정하라

 

먼저 인생을 살아본 선배들의 조언을 빌려보면, 언제나 누구나 이런 말을 한다. '무엇이든 해 보라!' 아직은 가정도 없고(대부분) 책임질 사람도 없고 실패를 해도 큰 손실이 없기에 그 무엇이라도 할 수 있는 나이이다. 한편으로는 학업에 치중하고 군대를 다녀오고(남자의 경우) 하다보니 나이는 먹어가고 취직은 안되기에 불안한 시기이기도 하다. 허나 그 불안을 오히려 가능성으로 본다면, 전화위복 네글자가 더욱 와닿을 수 있는 멋진 기회로 창출할 수 있을 것이다.

 

 

2. 인생의 멘토를 찾아라

 

들어오는 곳이 있으면 나가는 곳이 있는 곳이 이 세상이다. 시작이 있으면 끝이 있는 곳도 이 세상이다. 마찬가지로 우리는 스트레스나 심한 압력을 받게 되면 반드시 풀어야 하고, 말못할 고민이 있게 되면 반드시 어디엔가 가서 상담을 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무섭디 무서운 병으로 우리를 맞이하게 될 지도 모른다. 진짜 멘토란 무엇일까.. 내가 정말 닮고 싶은 면이 많고, 언제나 이야기를 하다 보면 마음이 편해지고 든든하게 느껴지는. 하나부터 열까지 멋진 조언자라고 정의하고 싶다. 하나의 우상이라고도 할 수 있지 않을까. 그런 멘토가 있으면 언제든 서로의 마음을 공유할 수 있고 듬직하게 기댈 수 있으며 세월이 흘러도 마냥 가까운 친구처럼 지낼 수 있기도 한 사람이다. 천금보다 귀한 멘토, 존재의 유무는 아주 큰 차이를 낳을 것이다.

 

 

3. 자신의 모든 가능성을 시험해 보라.

 

고등학교때 까지만 해도 우리는 크게 실력발휘를 할 곳이 없었다. 국어 영어 수학 사회 과학 등등등 모두 같은 과목에 같은 책으로 공부를 하다 보니, 오직 성적 좋은 친구들만이 인정을 받고 성적이 나쁜 친구는 무시를 당하기도 하는 곳이 바로 이곳이다. 하지만 유명한 교수님의 연구 결과를 보면 인간은 '공부'라는 곳에 국한되지 않고 다양한 방면에 각각 소질이 있는 곳도 다르다고 한다. 즉 말해서 세계 최고의 골프 선수에게 피아노를 쳐 보라고 하거나, 세계 최고의 피아니스트에게 골프를 쳐 보라고 한다면, 아마 세계 최고의 수준만큼은 하지 못할 것이다. 공부는 못해도 노는 것 하나라면 정말 최고의 친구가 있다면, 그 친구는 레크리에이션 강사로서는 크나큰 이름을 떨칠지도 모른다. 다른 건 다 못해도 공부 하나 끝내주게 잘한다면 그 친구는 자신이 원하는 분야를 연구하다 보면 세상에 널리 알려지게 될 지도 모른다. 지금껏 학교에서 가르치던 과목으로만 평가받아왔다면, 이제 우리가 여지껏 접해보지 못했던 수많은 영역을 감히 건드려보고 자신의 진면목을 찾으라고 권하고 있다.

 

 

 

영어시험을 전문적으로 준비하는 학원이 있다. 그 학원 게시판에 가 보면 '수기'라고 하여 앞서 공부한 선배들이 많은 조언을 남겨 놓았다. 수많은 덧글과 추천이 달려 있는 글들을 읽어보면 하나같이 마음을 다잡을 수 있게 된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너무나 가혹해 보이기도 한다. 아침 6시부터 일어나서 잠깐 세수하고 스트레칭을 한 이후에 이것 공부하고 저것 공부하고 단어 외우고 듣기 하다가 읽기 하다가 밥을 먹고 씻고 또 몇시부터 몇시까지 이것을 하고 오답노트를 만들고 쉬는 시간에도 단어장을 들고 있으며 화장실을 갈 때도 귀에는 듣기 문제가 나오는 이어폰을 끼고 복습에 예습에 밤늦도록 그렇게 공부만 하는. 거의 초인적인 방법으로 소개된 그러한 글들을 보면 분명 마음잡기는 쉬울지 모르겠으나, 너무나 안타깝기도 하다. 어찌 보면 하루 걸러 하루 시험을 치르는 우리에게는 어쩔 수 없는 일이기도 하다. 하지만 때로는 이러한 마음가짐을 갖게 해주는 글보다는, 지금 당장 눈앞의 시험을 위한 글보다는, 조금 멀리서 인생을 바라보고 어디엔가 얽매이지 않고 자신의 끼를 마음껏 발휘할 수 있게 해 주는 이러한 책들의 조언도 너무나 필요하고 소중하지 않을까 자문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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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 프록터의 위대한 발견 - 당신의 운명을 결정하는 「끌어당김의 법칙」머니편
밥 프록터 지음, 장성철 옮김 / 생각의정원 / 200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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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FC. 언제나 따뜻한 미소로 손님을 받아들이는 할아버지 동상의 모습과 너무나 흡사하게 생긴 하얀 정장의 단정한 밥 프록터 분. 시크릿에 나온 그분의 목소리가 아직도 선명하다. "What do you really want?" 전 세계를 돌아다니며 강연을 하는 분의 목소리를 책으로 접해보니 역시나 일반 강연가들과는 사뭇 다른 메시지를 전한다.

모든 것은 스스로 채우려는 본성이 있다.

일전에 어디선가 들은 기억이 난다. 새로운 계좌를 만들거나 하나의 저금통을 사면, 어떻게든 돈이 조금씩 저축이 된다는 것. 그리고 100% 퍼센트 그 말에 동감을 하게 된다. 많든 적든, 어쩌다가 생긴 계좌에 돈이 조금씩 들어가 있고, 어디선가 받은 작은 저금통에는 이미 동전에 가득 차서 허우덕 대고 있다.

세상의 내노라 하는 갑부들이 과연 일반(?) 사람들과 다른 것은 무엇일까. 그들도 팔다리 2개씩에 눈 2개, 코 하나 입 하나 등등 모두 같은 조건을 대부분 갖추고 있다. 그들도 태어나자마자 이 세상의 경영법을 알고 있지는 않았을 터. 지금은 완벽해보이는 사람이라 하더라도, 아무리 잘생기고 멋져서 더이상 흠잡을 데 없이 완벽한 사람이라 해도 분명 어린 시절에는 걷다가 넘어지고 친구와 싸우고 코를 흘리며 우는 때가 있었을 것이다. 그런 그들이 어떻게 하여 그 수많은 부를 가지게 되었을까. 그리고.. 일반 사람들은 결코 그렇게 될 수 없는 것일까?

물론, 정답은 '땡'

우리도 될 수 있다. 누구나 될 수 있다. 우리 안의 무한한 힘을 제대로 활용만 한다면 우리는 원하는 그 무엇이든 될 수 있다. 어젯밤 영화 '쿵푸팬더'에서 본 말이 기억난다.

"스스로 특별하다고 생각하면 정말 특별해지는 것이다"

결국 우리 생각에 달린 것이다. 자기 자신을 아무 쓸모없는 존재라고 여기게 되면 정말 그렇게 된다. 자기 자신을 소중한 존재로 여기면 그렇게 된다. 지금 당장은 그렇게 보이지 않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지금의 우리 모습은 지금이 아니라 과거의 잔재들이 모여서 이룬 형상일 뿐이다. 계속 과거에 얽매여 과거만 바라보고 과거에도 이러했으니 지금도 이럴 것이다라고 생각한다면 그런 삶은 계속될 수밖에 없다. 과거 따위는 묻어두고 지금 당장을 바꾸어 버리면 미래의 어느 시점에 과거가 되어있을 지금의 잔재 덕분에 미래는 아주 밝은 햇살 아래 미소를 머금으며 자기 자신을 자랑스러워하게 될 지도 모른다, 아니, 반드시 그렇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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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결한 대화법 - 한마디로 핵심을 전달하는
류양 지음, 차혜정 옮김 / 밀리언하우스 / 200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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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세상에 이보다 더한 거짓말은 없다며 소개된 몇몇 우스꽝스러운 말들 중에 교장선생님의 훈화가 있다.

 

“에.. 마지막으로 한마디만 더 하겠습니다”

 

초/중/고 모두 겪어봤지만 매학년 단 한분의 교장선생님도 빠짐없이, 심지어 교장선생님이 안 계실 때 대신 나온 교감선생님 마저도 저 한마디로 수십분간 가녀린 학생들의 다리를 고생시킨다. 대학생이 되면 이런 일은 없겠지! 라고 생각했었고, 다행히 없었다. 딱 한 번을 제외하고는...

 

신입생때. 아무것도 모르는 철부지 소년이 되어 수백명의 학생들과 뻘쭘하게 대강당에 앉아 있었다. 학교를 소개하고 교육과정 및 동아리 활동 등을 처음으로 신입생들에게 알려주는 자리였다. 의례 이런 자리는 교수님들이 많이 참석하진 않지만 한두분은 꼭 같이 앉아계신다. 그리고는 학생회장의 소개에 따라 교수님의 한 말씀이 시작된다.

 

“교수님, 신입생들에게 한 마디만 부탁드리겠습니다”

“한 마디면.. 2시간 정도면 되는가?”

“......”

 

다행히 몇분 지나지 않아 그 한마디가 끝났지만, ‘2시간’이라는 말을 듣고는 숨이 멎을 뻔 했다.

 

어렸을 때, 어른이 되면 말이 많아지는 것이라 확신을 했었다. 내가 만나본 모든 어른들은 말이 많았기에. 무슨 정치 사회 경제 등등 어려운 주제를 가지고 참 많이도 말을 하는 것을 보아왔다. 그리고 갓 어른이 된 지금, 나의 판단은 완전 옳지는 않았지만 그렇다고 틀리지도 않았다. 나부터도 말이 조금 많아졌다. 그게 아닌데, 분명 내가 하려는 말은 딱 이 한마디만 하면 끝나는 걸 알면서도 왜인지 모르게 부가설명이 필요할까 싶어 이것 저것 설명을 해주다 보니 말은 길어지고 분위기가 느슨해졌다. 조리있게 말 잘한다고 칭찬까지 받아가며 어깨에 힘 가득 주고 다닐 때가... 10년 전이구나. 10년 사이에 별로 배운 것도 없으면서 나름 어려운 말을 설명해야 할 때는(특히 전공에 관한) 무슨 사족이 그리도 많이 필요한지 나도 모르게 이런 저런 말을 갖다 붙이며 침을 튀기곤 한다.

 

간결한 대화법.

화술에 관한 책이라 생각했는데, 오히려 우리 삶 자체를 간결하게 바꾸어주려는 글이 담겨 있다. 고개를 직접 끄덕거리진 않아도 속으로 뜨끔 뜨끔 하는 부분은 꽤나 있었다.

 

“이번 주말에 뭐해?”

라는 친구의 질문.

자. 나는 어떻게 대답할 것인가.

“할 거 없어” 라고 솔직하게 말을 해야 할까. 아니면.. 이 친구는 보통 나에게 부탁을 많이 하는 친구이니 바쁘다고 해야 할까, 아니면 놀자고 할 텐데... 숙제해야 한다며 튕겨야 하나, 여행간다고?? 뭐라고 말하지...

 

이러하지 않은 사람이 있을까 싶을 정도로 계산이 팍팍팍 돌아간다. 나도 마찬가지다. 친구가 무엇인가 말을 하면, 그저 그 질문에 답하기는커녕 계산도 잘 안되면서 몇수 앞서갈려고 이런 저런 상황을 가정해 보고 나름 최선(?)의 판단을 내릴려고 생각을 꽤나 한다.

 

사공의 많으면 배가 산으로 간다!

회의석상이나 많은 사람들이 모인 자리에서는 의견을 모으기가 많이 힘들다. 정히 안될 때 쓰는 방법이 투표 혹은 다수결이다. 그러면 일부는 자신의 의견에 부합하지 않는 안건을 따라야 하는 희생을 감수해야 할 때도 있다. 다시 말해 만장일치란 사람이 많으면 많을수록 아무래도 여러 의견이 나오기에 힘들어진다. 우리의 말도 별반 다를 바 없다. 아주 단순하게, 그리고 간결하게 한 마디에 모든 것을 넣어서 일침에 가해버리면 뒤끝 없이 아주 깔끔하게 전해질 수 있지만 이런 저런 날개를 달아주다 보니 배가 하늘로 날아가는 격이 된다. 그 옛날 조조가 커다란 싸움을 앞두고 이것을 진행해야 하나, 아니면 싸워봤자 별 이득도 없는데 돌아가야 하나 고민을 하던 차에 자신이 먹고 있던 닭의 상태와 비슷해 혼잣말로 ‘계륵’을 되뇌었다고 한다. 먹자니 살이 없고 버리자니 아까운. 그것을 두뇌 회전이 빠른 양수가 알아듣고 조조가 이 싸움엔 별로 이득이 되는 바 없으니 조만간 철수 명령을 내릴 것이라 예상하여 사람들에게 짐을 싸라고 일렀다. 마음을 들켜버린 조조가 흥분한 나머지 양수를 참수하긴 했지만, ‘계륵’ 한마디에 저토록 깊은 의미를 담았고, 그 의미를 해석해서 짐을 싸라고 명을 한 양수 또한 간결한 대화법의 고수들이라 아니할 수 없다. TV에 나오는 MC들이나 분위기를 띄우기 위한 메이커들 입장에서는 이런 저런 말을 많이 하여 사람들의 관심을 집중시켜야 하지만 그것이 아니라 하면 괜한 살을 덧붙이기 보다 서로의 시간을 줄여줄 수 있는 간결한 대화를 하는 게 옳지 않을까.

 

아, 물론 사랑고백을 위한 달콤한 말은 결코 간결해져서는 안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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멘사 논리 퍼즐 - IQ 148을 위한 IQ 148을 위한 멘사 퍼즐
필립 카터.켄 러셀 지음, 강미경 옮김 / 보누스 / 200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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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심히 TV를 보고 있는데 한달 후임 녀석이 뭔가를 풀고 있다.

 

"뭐야?"
"스도쿠입니다"
"스.. 뭐??"
"스도쿠입니다"
"....???"

 

일본어를 엄청나게 잘하는 그 친구(증명하진 못했지만 일본어로 된 소설을 만화책 읽듯 읽어 내려갔다)는 9*9 칸의 몇몇 군데군데 숫자가 들어간 표를 보며 뭔가를 하고 있었다.

 

스도쿠. 순식간에 여기저기 신문 한구석에 늘 자리를 차지하며 퍼즐과 함께 사람들의 사랑을 받게 되었다. 1부터 9까지의 숫자를 한 번씩 집어넣되 가로로도, 세로로도 모두 딱 1번씩만 들어가야 하는, 생각보다는 어려운 게임이다. 얼른 후임놈에게 달라고 해서 풀어본 바, 초/중/고급의 난이도가 있었는데 중급 하나를 잡고 무려 2시간에 걸쳐 풀었다. 그리곤 이것이.. 물론 막노동이긴 하지만 어느 정도의 선견지명(??)이 있어야 한다는 것을 크게 깨달았다. 머릿 속으로 몇 수를 앞서 나가 계산을 한 다음 막히는 부분이 있으면 그것은 정답이 아닌 것. 하지만 인간이 어찌 완벽하랴! 분명 이것은 아니었는데, 절대 될 수가 없는 숫자였는데 정답을 보면 그 숫자가 맞는 적도 많고 또 어떨 땐 분명 모든 다른 줄들은 다 맞는데 딱 한줄에 같은 숫자가 두개가 들어가서 애를 먹은 적도 한두번이 아니다. 수학을 잘하지 못했던 나로서는, 다행히 스도쿠 문제 한개를 완벽히 풀어낼 때면 가슴 뿌듯함을 많이 느꼈다. 아마 군대가 아니었으면 아무런 관심도 가지지 않았을지 모르는 문제.

 

멘사 논리 스페셜. 1편. 얼마 전에 도서관에서 빌려보고는 아주 짧은 시간에 후다닥 풀어나갔다. 너무나 재미있어서 읽게 된 2편. 멘사 논리 퍼즐!! 아하. 이번에는 퍼즐이다. 1편때는 수학 계산적인, 약간 머리아픈 문제가 너무 많아 힘들 뻔 했는데, 퍼즐은 이런 저런 추리 문제가 많을테니 쉽지 않을까?? 땡...

 

1편보다 훨씬 더 어려웠다. 매일 아침 일어나자마자, 혹은 책을 읽다가 쉬는 시간에, 혹은 화장실에 갈때면 언제나 내 손엔 멘사 논리퍼즐 책이 들려 있었다. 한 문제를 잡고 몇날 몇일을 고민하기도 했으며 어떤 문제는 쉽게 풀기도 했지만, 지금껏 풀리지 않는 문제, 심지어는 이게 도대체 무엇을 원하는지 그것조차 잡아내기 힘든 문제가 상당수 있다. 정답을 보아도 해설이 없는 문제는.. 으으으! 저자를 찾아가 물어보고 싶기마저 하다.

 

컴퓨터의 지능이 아무리 발달한들 이런 문제도 풀수 있을까. 보통 창의로는 되지도 않을 뿐더러 말도 안 되는 교묘한 관계를 찾다 보면 참 인간이란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 그 작은 실마리 하나를 가지고도 이런 문제를 풀 수, 아니, 이런 문제를 만든다는 것 자체도 신비로울 따름이다. 더욱 확실한 것은, 나는 일단 멘사 회원이 되기는 조금 힘들지 않을까! 라는 것. 다행히 그들이 천재이기에 나는 보통사람으로 만족한다. 그들이 보통사람이고 그 이하가 덜떨어진 사람이라면 아마도 방구석에 쪼그려 앉아 울었겠지만 148 이라는 IQ는 보통 높은 것이 아니기에, 그저 몇 문제라도 푼 것으로 만족한다. 그리고 이제는.. 이제는.. 조금 쉬어야겠다. 문제만 보아도 머리가 지끈! 흐흐흐.. 부디 지금까지 푼 문제만으로도 내 아이큐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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