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계의 심리학 - 마음을 읽어내는 관계의 기술
이철우 지음 / 경향미디어 / 2008년 10월
평점 :
품절


인터넷에 간혹 떠돌아다니는 심리 테스트들.

재밌는 것은 그 테스트의 결과가 신빙성이 있는지 없는지를 떠나서 사람들에게 인기가 많다는 것이다.

혈액형에 관한 것, 성격에 관한 것, 주어진 상황에 대처하는 방법 등 수많은 테스트들이 존재할 수 있는 것도 사람들이 그만큼 찾으니 그렇지 않을까 한다.

 

관계의 심리학.

머리는 정말 크고 코는 뾰족한 웬 시꺼먼 얼굴 형태에 갖가지 그림들이 들어가 있어 뭔가 신선한 표지에서부터 나의 호기심을 자극했다. 그리고 맨 뒷 표지에 적혀 있는 한 마디.

 

"혹시 겉으로는 웃지만 속으로는 울고 계신 것은 아닙니까?"

 

두둥... 책을 안 읽어볼 수가 없었다.

 

사람의 마음에서 입까지의 거리가 얼마나 된다고, 누구는 굳이 묻지 않아도 모든 것을 털어놓는가 하면 누구는 정말이지 무덤까지 자신의 속마음을 가져가는 경우도 있다. 나는 나름 외향적이라고 생각은 하지만 돌이켜보면 나의 속마음을 그렇게 터놓고 얘기하는 것 같진 않다. 정말 편하고 가까운 친구가 아닌 이상 나의 깊은 곳에 있는 생각은 잘 털어놓지 않는다. 무조건 다 털어놓는다고 좋다는 것은 결코 아니지만...

 

수많은 분류에 수많은 테스트들이 있어 책을 읽는 시간을 더욱 줄여주었다. 한 가지 아쉬운 게 있다면, 계산하는 게 너무 힘들었다. 중간 중간에 역으로 계산을 해야 하기에.. 책을 더럽히지 않기 위해 암산을 하면서도 계산이 잘못되어 몇번이고 다시 했다. 하지만... 정말 재미있었다. 결과 또한 나름 만족했고, 때로는 내가 너무 좋은 말만 골라서 적는 게 아닌가 싶었지만 냉정하게 바라보아도 사실대로 다 적었다. 몇몇 나의 가슴을 뜨끔하게 하는 결과분석도 있었고, 이렇게 하나하나 나 자신을 알아가다 보니 무엇을 바꾸어야 할지 명확해졌다.

 

책에서 소개하는 여러 실험들 또한 재미있다. 언젠가 TV로 접했던 실험인데, 약 10여 명의 사람들을 놓아두고 질문에 대답을 하라고 한다. 하지만 9명은 사전에 짜여진 가짜 피실험자들이고 1명만이 진짜 피실험자인 상황. 9명이 말도 안되는 대답을 하지만 나머지 1명도 튀기 싫어서 그들 속에 묻어 가려는 실험은 한편으로는 나의 배꼽을 잡게 했지만 또 한편으로는 식은땀을 흘리게 하기도 했다.

 

수업시간에 질문 있느냐는 교수님 말씀에 모든 학생들은 조용하다. 그나마 나은 편. 정말 질문이 없을 수도 있으니까.

하지만 교수님의 "혹시 이거 모르는 사람은 없겠지? 모르는 사람 손?!!" 이라는 공격은..

나로 하여금 상당한 눈치를 보게 한다. 아.. 잘 모르는데. 시키면 대답 못할 텐데.

손을 들까? 하지만.. 6~70여 명의 학생들 그 누구도 손을 들지 않는다. 그러면 난 또 그들속에서 튀기 싫어서 조용히 앉아 있는다. 결국 출석부를 통해 누군가를 부르면 그 학생은 깨갱거리며 잘 모른다고 대답한다. 줄줄이 5~6명의 학생을 시켜보지만 역시 모른다. 그렇다.. 그들 또한 모르고 있었던 것.

 

크.. 이렇게 심리를 꿰뚫어 보다니. 심리테스트가 결코 신빙성이 없다고는 못하겠다. 나의 속마음을 파헤치는 기분이었고, 내가 앞으로 바꾸어야 할 나의 성격에 대한 방향도 어느 정도 감을 잡을 수 있게 되었다. 사람의 심리를 이용하면 .. 이용하는 능력이 있다면, 그것은 정말 엄청난 것이 아닌가 한다. 심리 하나만으로도 사람을 죽일 수 있고, 죽으려는 사람도 살릴 수 있다. 심리라는 것이 세상 모든 것에 적용된다는 것을 책을 읽으며 감히 생각해본다. 도둑의 심리, 세일즈맨의 심리, 누군가의 심리, 모방심리 등등, 자주 접하는 얘기들도 자세히 듣고 보면 정말 그럴 수밖에 없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후.. 이 책은 단번에 결론을 내리기가 힘들다. 다시 한번 더 읽어보고 차근차근 나의 심리를 파악해 보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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