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르트르를 만나다 - 구토 나는 세상, 혐오의 시대
백숭기 지음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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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존주의#철학#사르트르#혐오의시대#사르트르를만나다





사르트르를 만나다

- 백승기 지음 -


실존주의 철학자 사르트르를 저자 백승기님을 통해 책으로 만났다.

철학책을 따로 찾아 읽어 본 적이 없었기에 어떤 책일까 한껏 기대가 되었다.

책표지를 열어보니 연보라빛 면지 위의 '사르트르 살롱 카드'가 준비되어 있었다.


"사르트르 살롱 카드가 배달되었습니다. 받아보시겠어요?"


인간 존재의 근본 조건으로서 '자유'와 '책임'을 강조한 사르트르 철학...

아무런 선택권 없이 세상에 태어난 우리는

자유와 선택을 통해 나라는 존재로 다시 태어날 수 있어야 한다는

다소 깊이 있는 철학의 세계에 빠져 보았다.

사르트르의 명언을 중심으로 열일곱개의 이야기가 진행되는 이 책은

청년 P와 신사의 대화체로 되어 있어서 '소설이었나?' 하고 다시 살펴보기도 했다.

소설처럼 책장이 술 술 넘어갔다.

그만큼 즐겁고 흥미롭게 철학을 접할 수 있는 책이다.

쉬운 말과 일상적인 표현, 현대적 언어로 풀어낸 책으로

전문가들의 전유물이었던 철학을 처음 접하는 독자도

즐겁게 소설이나 수필을 읽듯 부담없이 철학을 접할 수 있어 좋았다.

사르트르의 명언을 일상에 적용하고 실천할 수 있는 인생 조언을

지침서처럼(life tips) 미션으로 친절히 남겨 두어서

각자 자신의 챌린지로 실천해보면 좋을 것 같다.




생각해볼 거리와 읽으면 좋을 책, 추천 영화를

신사와 청년P의 대화에서 뿐만 아니라 Life tips 로 알려주고 있다.

언급된 작가들에 대한 정보까지 알 수 있어서

깊이있게 알아가는 재미가 있었다.

사르트르 살롱의 신사와 청년 P와의 대화에서 언급되는 책들과 영화들,

그리고 그 인물들에 대한 자세한 설명이 있어서

궁금한 지식들의 폭을 확대시킬 수 있는 점이 이 책의 효과에 추가되었다.


신사 : 자네는 무슨 고민 때문에 왔나?

청년 : 세상 모든 게 엉망으로 느껴져서요.

하는 일마다 되는 일이 없고, 가는 곳마다 반겨주는 이가 없습니다.

이 세상은 뭔가 잘못되어 가고 있는 게 분명해요. -p33-


청년의 고민은 무엇일까?

오랫동안 취준생으로 있던 청년의 고민을 물어주고 들어주는 살롱,

그곳에 있는 것만으로도 위로가 될 것 같은데,

살롱의 신사는 청년의 고민을 귀담아 듣고 사르트르의 철학을

일상의 언어들로 논한다.


같이 있으면 불편하고, 혼자 있으면 외롭다네!

"타인은 지옥이다."


혼자 있는 게 좋고 편해진 요즘, 자발적 은둔형 외톨이도 많은 것 같다.

청년 P의 고민은 신사와의 대화로 조금씩 깨달음을 얻는다.

관계는 시간에 따라 익어가는 와인 같은 것인지도 모른다.

남의 눈치를 보고 남의 기준과 남의 잣대에 자신을 맞추면서 살아가는 삶,

그렇게 되면 타인이 지옥이 될 수 있기에,

타인의 장벽에서 도망칠 수 없는 우리는 어떻게 해야할까?

토니 모리슨의 소설 <가장 푸른 눈>이라는 책의

흑인소녀의 꿈의 예로 인정 투쟁 심리를

신사는 사르트르의 "지옥, 그것은 타인이다( L'enfer, c'est autres)"를

청년 P에게 얘기해준다.




1부 사르트르와의 만남에서는

"나는 존재하도록 던져졌다", "말은 장전된 총이다"

"타인은 지옥이다"등 다섯 가지 명언으로

2부 사르트르와의 대화에서는 "인간은 자유롭도록 선고받았다.",

"우리는 우리의 선택이다.",

"선택하지 않는 것, 그것 또한 선택이다.",

"인간은 날마다 발명되어야 한다."

"불통은 모든 폭력의 근원이다."등 여섯 가지 명언으로,

3부 사르트르와의 동행에서는 "우리는 자유를 그만 둘 자유가 없다.",

"죽은 자로 있는 것은 산 자의 먹잇감이 되는 일이다.", "신은 인간의 고독이다."등

여섯가지의 명언이 명제가 되어

두 사람의 대화 속에 자연스럽게 스며든다.


대자는 즉자와 달리 자신과 직면할 수 있어.

거울을 마주 보듯 객관적으로 자신을 성찰하고

자신에게 의미를 부여하고 자신을 부정하거나 자신을 뛰어 넘을 수도 있지. -p109-


"이처럼 인생은 즉자가 대자를 찾아가는 과정이야 " -p111-


이노우헤 다케이코의 <슬램덩크> 강백호의 예로

강백호가 자신의 점프슛 영상을 보기 이전은 '즉자',

자신의 영상을 객관적으로 보고 자기를 인식하는 것은

즉자가 대자를 찾아나서는 과정이라고 한 내용이 인상깊다.

인간은 자유롭도록 선고 받았기에

인간은 자신의 실존을 그대로 놔둬선 안되고 자기 자신을 끊임없이 실현해야만 하고

어제까지 즉자였다면 지금부터 대자가 되겠다고 선택하는 것,

그것을 사르트르는 자유라고 말했다고 했다.

사르트르와의 만남과, 대화와 동행을 통해 고민 많던 취준생 청년P는

책을 사러 서점에 들르고 노벨문학상도 거절한 사르트르가 되어 간다.

그리고 친구에게 사르트르 살롱 카드를 건넨다.

일상의 대화로 시작해 사르트르의 철학을 만나고, 함께 동행하며

자연스럽게 스며들어 삶이 곧 철학이 될 수도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 책이다.

청년P처럼 고민을 안고 찾아간 사르트르 살롱,,,

이 책을 만난 독자들은 그 사르트르 살롱에 이미 초대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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