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도 당신을 위한 그림책, You
아델 타리엘 지음, 밥티스트 푸오 그림, 이찬혁 옮김 / 요요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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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아무도

NO ONE

-글 아델 타리엘 / 그림 밥티스트 푸오 / 옮김 이찬혁-

거리나 공원에 아무도 없고

학교에도 광장에도 아무도 없었던 시간,

전 세계가 마비되었던 시기가 있었다.

마스크 착용의 의무화가 국한된 직업군외에는

거의 해제되어 자율화가 되었지만,

여전히 완전한 자유를 누리기에는

불안 요소가 남아 있는 지금...

그림책 '아무도NO ONE'은

힘들었던 시기를 되돌아 보기도 하고,

그 시기를 통해 잃은 것과 얻은 것에 대해

생각해보게 한다.

그리고 많은 것들이 변화된 시점에서

우리가 앞으로 나아갈 방향에 대해 생각해 보고,

갖고 가야할 것, 버려야 할 것들을 정리해 보게 한다.

음악뿐만 아니라 소설, 번역등 삶과 예술에 대한 생각들을

다양한 형태로 표현하고 있는

악동뮤지션의 이찬혁의 첫 번역 작업을 한 책으로

팬데믹이후 우리가 걸어가야 할 길에 대해

고민하고 생각해 보게 하는 작품이다.

그림책 속의 간결한 그림들이

수많은 불필요한 기교들을 생략해 놓은 것 같아

그림책을 보는 동안 심플함과 여유를 느낄 수가 있었다.



회관에 아무도/ 공장에 아무도/ 도서관에 아무도

공원에 아무도

수영장에 아무도

학교에 아무도

길거리에 숨 쉬는 게 아무도 없네

중앙 광장에는 아무 말도 없네

아무도 없는 거리와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는 광장은

텅 비어 허전함과 정적이 흐르고

미술관에 아무도

지하철에 아무도

수도원에 아무도

아무 곳에 아무도 없네

참새들만 짹짹짹

영화관에 아무도

고속도로에 아무도

카페에 아무도

바람과 나뭇잎이 춤을 추는데

시간이 멈출 듯 말 듯

모든 것이 멈춰져 있는 거리를

나무와 새들만 지키고 있다.

강물이 졸졸졸

풍뎅이 찌르르

갈매기가 훨훨

독수리가 펄럭

숨어있던 동물들이 나왔네

단지 사람만 없을 뿐

동물과 강물과 자연은 계속 숨을 쉬고 있는 모습이다.

사람으로 가득 찬 곳에서는

그 존재조차 느낄 수 없는 것들이

숨을 쉬고 있는 모습이 눈에, 귀에 들어온다.



쨍쨍한 햇빛이

아무도 비추지 않지만,

나무는 푸르러 가고 들판의 곡식은 황금빛이 되어간다.

사람없는 텅 빈 세상이지만

무언가 다른 것들이 차 있는 것 같다.



텅 빈 세상에 찾아 온 휴식

간략하고 간결한 터치의 색연필화의

큰 나무가 그려져 있는 페이지에선

책장 넘기는 것을 잠시 멈추게 된다.

숨과 쉼의 휴식이 느껴지는 여백의 시간을

갖을 수 있게 된다.

그리고

내일은?


울긋 불긋 화려한 간판과 조명이 있는 건물들 사이로

오고 가는 많은 사람들과 자동차로 가득 찬

도시가 그려 진 마지막 장은

한마디 숙제의 메시지를 던져 놓는다.

우리가 그토록 기다려 왔던 시간인지,

우리가 그동안 그리워했던 일상인지...

어디로 가는지 모르고 달려 왔던 흐름 속에서

멈춰 있던 시간들이 주었던 것들과

다시 변화된 세상 속으로 달려가야 하는 싯점에 서서

잃어야 할 것과 얻어야 할 것들을

그림책 '아무도'를 보며 생각해보는 시간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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