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책길
탁승관 지음 / 미래와사람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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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책길

-탁승관 -

 

 

가을과 같은 시집이란 생각이 든다.

시인은 60대의 탁승관님.

건강을 회복하기 위해 시간이 날때마다 늘 숲속길을 산책하며

그동안 느껴왔던 감정과 소회에 대해 기록한 내용이

'산책길'이란 시집이 되었음을

책 서두에 그의 첫째딸이 쓴 '시집을 펴내며'에서 들을 수 있다.

자연 속에서 느끼는 사계절의 모습과 회상들이

흑백의 사진들과 함께 담담하게 엮어져 있어서

편안한 마음으로 함께 산책길에 나선 듯 시집을 읽었다.

 

늘 푸르름으로

지나가던 산책길이

항상 그대로일 것이라고 믿었다

지금 걸어가는

고운 색으로 갈아 입은

낙엽이 물든 산책길이 낯선 것은

늘 푸르던 시간들이

머물던 그대로 그 자리에서

늘 푸르름으로 남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

바라보는 눈 속으로

다시 찾은 산책길 모습들을

이제 다른 색상으로 기억하기로 하자

 

 

 

 

다른 그 길 위에서

새로운 꿈들을 찾아

그 길을 다시 가기로 하자

내가 다시 꿈꾸는

어떤 길을 걸어야 할 땐

그 길을 끝까지 걷기로 하자

 

 

 

 

나에게 주어진

빈 공백의 시간을

그 무엇으로 채워야 할까?

다시는 그 시간이

되돌릴 수 없는 시간이기에

빈 여백으로 남기지 않으렵니다.

...

그때 그 시간으로

다시 되돌아 갈 수 있다면

여백의 공간에

아름다운 이야기를 담은

지나간 옛 추억을 가득 메우렵니다.

 

가을은 오래된 추억을 꺼내 오기에 좋은 계절일 수도 있겠다.

산책길이란 시집은 2021년 6월 부터 2022년 7월 까지 쓴 시가 들어 있었다.

시 한편 한 편 마다 날짜가 씌여 있다 .

마치 시인의 일기를 들여다 보는 것 같다.

시집에서 나그네인 저자의 발자취가 고스란히 흔적을 남기고 있었다.

우리는 하루하루 많은 무언가로 시간을 채우고 있다

하지만 공백의 시간도 절대 헛되지 않을 거라 생각한다

 

많은 절제가 있었던 기간, 우리는 그 속에서도

무언가를 하고 있었던 것 같다.

많은 것들이 변해 있기도 해서 어리둥절해지기도 하지만,

시집 속의 나그네처럼 또 자신의 갈 길과 꿈들을

찾아 가리라 믿는다.

 

이 가을...탁승관님의 시집<산책길>을 들고

산책길에서 사색의 시간을 함께 가져 본 시간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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