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든
헨리 데이비드 소로 지음, 정윤희 옮김 / 다연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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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에세이#월든

 

 

월든

 

-헨리 데이비드 소로-

1845년 3월 말경, 나는 도끼 한자루를 빌려서 월든 호숫가의 숲으로 향했다. -p56-

작가의 자연인 생활은 이렇게 시작되었다.

티브 프로 '나는 자연인이다' 를 생각나게 하는 책이었다.

아침에 눈을 뜬 직후부터 퇴근 후 잠들 때까지

시간에 쫓기며 살아가는 직장인들의 퇴직 후 꿈이 '자연인'이고 싶은 사람들이 많다는 말을 들었다.

건강과 여유로움을 찾아 자연과 더불어 살고 있는 숲 속의 자연인들을 보며

대리 만족을 느끼며 힐링의 시간을 갖는 사람을 그리 멀지 않은 곳에서도 본다.

최소한의 물건들을 갖추고 직접 재배하거나 채집한 식재료들로 식사를 하며

물질에 얽매이지 않는 자연인들을 보며,

쉽지 않은 선택이었음에도 평온하고 여유로운 표정에

함께 릴랙스한 시간을 갖게 되기도 한다.

 

그렇게 나는 판자를 빈틈없이 대고 회반죽을 칠한 집을 갖게 되었다.

너비 3미터, 기둥 2.5미터, 길이가 4.5미터에 이르는 집이었다.

양쪽으로 커다란 창문이 나있고, 다락방과 벽장, 그리고 뚜껑 문이 두 개나 있는 집이었다.

한쪽 끝에는 출입문이 맞은편에는 벽돌을 쌓아 만든 벽난로가 놓여 있었다. -p66-

책에 묘사된 작고 아담한 호숫가 숲속의 집이 머릿 속에 그려졌다.

최소한의 공간과 최소한의 비용으로 만든 보금자리는

도시 한폭판의 비싼 임대료를 지불하며 사는 현대인의 원룸과 오피스텔들과 비교가 된다.

 

p67

 

이 세상을 떠나 모든 가구가 새롭게 갖추어진 새로운 세상에 가기 위해서는

기존의 것들을 전부 태워버려야 하지 않을까?

온갖 가구를 싣고 돌아다니는 건 그 모든 덫을 허리에 주렁주렁 매달리는 것과 같다.

마치 숙명때문에 무거운 짐을 싣고 힘들게 걸어가야하는 것처럼 말이다.

온갖 물건을 허리에 매달고는 죽어라 앞서 나아가려고 기를 쓰는 것이다. -p90-

 

 

 

2장의 '나는 어디서, 무엇을 위해 살았는가' 라는 제목에 멈칫하게 된다.

잠시 되돌아보는 시간...

어디를 향해 가는지 무엇을 위해 뛰고 있는지도 모르게

사람들은 모두 달린다.

하나를 더 얻기 위해서, 한 가지라도 더 내 것으로 만들기 위해서

사람들은 너도 나도 바삐 달린다.

 

호숫가로 나가 목욕을 하는 숲속 작가의 문장은

하늘을 올려다 볼 새도 없이 바쁜 우리의 날들에 파문을 일으킨다.

 

매일 찾아 오는 아침은 자연처럼 소박하고 순결하게 삶을 살아가라고 나를 초대했다.

'매일 자신을 새롭게 하라. 이를 반복하고 또 반복하고 평생을 반복하라.'

이른 새벽, 현관과 창문을 열고 앉아 있으면

눈에 보이지도 상상할 수도 없는 모기 한 마리가

온 집안을 헤매고 다니는 앵앵 소리를 들을 수 있다.

나는 그 모기 소리에도 예로부터 명성을 칭송했던

어떤 나팔소리 못지않은 감동을 느낄 수 있었다. -p123-

나는 내가 바라는 대로 살고 삶의 본질적인 사실에 직접 부딪혀가면서

인생의 가르침을 터득할 수 있는 지 알고 싶어서 숲으로 들어 갔다.

나는 깊이 있는 삶을 살고, 삶의 정수를 완전히 내 것으로 만들고 싶었으며

삶이 아닌 것은 모조리 파괴해 버리고 스파르타 사람처럼 강인하게 살고 싶었다. -p125-

 

 

총 18장... 자연과 더불어 사는 삶의 기록에서 독서는 빠질 수 없는 부분이다.

호메로스의 <일리아스>를 책상위에 올려두고 여름내내 읽었다는 작가...

 

책이란 이 세상의 귀한 재산이며, 수많은 세대와 민족을 거쳐 물려받은 유산이다.

바로 그것이 허름한 오두막의 선반위에도

오래되고 훌륭한 작품들이 당당히 꽂혀 있는 이유이다.

 

그 책을 쓴 저자들은 모든 사회에서 거부할 수 없는 특권층에 속하며,

왕이나 황제보다도 여러 사람에게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p143-

최대한 혼자 시간을 보내는 것이 건강에 좋다고 생각한다는 작가,

혼자 있는 시간을 좋아하고, 고독만큼 편한 친구를 만난 적이 없다고 했다.

홀로 방에 있을 때보다 밖에 나가 사람들 틈에 끼어 있을 때 더욱 외로움을 느끼기도 한다.

최근의 감염병에 자동적인 격리로 사람들과의 대면이 줄어든 시기에

사람들의 우울감과 심리문제를 생각해 보면

우리 사회에서 진정한 고독을 즐길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을 수도 있다.

어쩌면 그 고독의 즐거움을 모른 채 대중에 떠밀려 살아왔는지도 모르겠다.

 

 

 p 440

비움과 미니멀의 삶을 생각해 보게하는 독서 시간이었다.

진정 삶에 필요한 것들은 생각보다 많지 않을 수도 있다.

 

이번 장마의 수해로 떠밀려 나간 물건들을 보며

지나치게 많은 것들을 지니고 살고 있는 삶을 재정비해야 할 필요성을 느끼기도 했다.

꼭 필요한 일, 꼭 필요한 물건, 꼭 필요한 생각만으로 삶을 꾸려간다면

그동안 헛되이 소모 되었던 에너지들을

꼭 필요한 곳에 쓸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든다.

 

나는 월든 숲에서의 실험을 통해 적어도 다음의 사실을 체득했다.

내가 꿈꾸는 바를 향해 자신감을 가지고 나아가고,

머릿속으로 상상해왔던 삶을 살기 위해 노력하다 보면

평소에는 전혀 기대하지 못했던 성공에 이를 수 있다는 것이다.

삶이 단순해질수록 우주의 법칙 또한 간결하게 변하게 마련이다.

그 때문에 고독은 고독이 아니며, 가난은 가난이 아니고, 나약한 부분도 나약함이 아니게 된다. -p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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