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보면 맞는 구석이 하나도 없는 것처럼 보이지만,
두 부부의 서로 조율하며 노력하는 모습은 톱니바퀴의 기어처럼 잘 맞는 것 같기도 하다.
더구나 저자는 남편을 탐구하는 자세이니,
그에 맞는 행동을 찾게 되었을 수도 있고,
남편을 인정하고 존중해 주려는 마음이 느껴졌고,
그 마음이 책 속에 묻어나 있었다.
책의 제목은 미움이었지만 책 속엔 사랑이 가득했다.
본인이 정확히 어딜 갔는지 모르며 목적없이 발 닿는 대로
풍경을 즐기는 여행을 하는 남편과
일정을 짜고, 길을 찾고, 목적을 달성하는 여행을 하는 아내의
두 사람의 여행 이야기 '길 찾는 아내, 따라오는 남편 ' 을 읽으며
'몽마르트 언덕' 이야기에 또 한번 크게 공감하며 웃었다.
훈데르트바서 하우스를 찾아가던 중에 길을 좀 헤맸더니,
"그냥 다른 데 가면 안돼?"하고 말하는 바람에
완전히 뚜껑이 열렸다.
"경비 반 내놔. 그냥 따로 다녀."
" ...... " -p136-
비슷한 경험을 한 나는 앞으로 여행가면 주자장에서 헤어지고
각자 원하는 대로 즐기다 주차장에서 만나자고 했던 적이 있다.
정말 같이 다니기 싫을 정도로 화가 나 있었던 것 같다.
' 이렇게 안 맞아서야...'
여행이 여행이어야하는데 함께 끌고 다니려면 엄청난 에너지가 필요했던 것 같다.
솔직히 말하면, 내 아이들이 커서 조금은 해방되었다 생각했을 때
이젠 타인의 다 큰 성인 아들을 키워야 하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던 것 같다.
그러면서 '앞으로 긴 시간을 이렇게 할 수 있을까?'하며
심각하게 생각해보고 고민한 적도 많았다.
무언가 변화하지 않으면 도저히 할 수 있을 것 같지 않던 날들이 있었다.
이젠 역할이 바뀌어, 출근하는 아내와 집사람 남편이 된 저자의 생활은
서로 이해하며 조금 더 행복해지기 위한 부부의 모습이라 여겨진다.
아이를 키우며 부모로서 최선을 다하려는 모습도
행복한 모습으로 그려진다.
한 권의 책 속에 저자의 생활과 생각들을
그리고 어려움과 고민들을
재미있게 풀어내어 보여주고 있어
책을 읽는 내내 '나라면 어땠을까?'하며 고민도 함께 생각해 볼 수 있는 시간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