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이 미워서 글을 쓰기 시작했다 - 조금 더 행복해지기 위한 어느 부부의 특별한 실험
박햇님 지음 / 앤의서재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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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이

미워서

글을 쓰기

시작 했다

-박햇님-

 

나로 말할 것 같으면...

그저 평범하게,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천천히 고요하게 살고 싶은 그녀...

혼자 영화 보는 걸 좋아하고, 따뜻한 카푸치노를 마시며

책을 읽거나 노트북 작업을 하는 시간이 소중한 그녀...

저자 박햇님이 말하는 '나'이다.

 

하지만 결혼과 동시에 많은 것들이 바뀐 삶에서,

자신의 마음을 치료하기 위해

글을 썼다는 그녀의 말에 공감백배의 마음이 드는 건

 단지 나뿐만이 아닐거라 생각한다.

가정을 책임지고 있는 모든 아내들의 이야기가

저자의 책 속에 수많은 에피소드들로 나열되어 있다.

살면서 얼마나 많은 일이 있었겠는가!

 

마치 소설처럼 첫눈에 반한 남자가 오빠가 되고, 또 남편이 되고...

가정을 이루고, 부모가 되는 과정은 '아름다움'으로 표현되기엔

겪어야 할 문제들이 참 많다.

더구나 성격도 다르고, 자라온 환경이 다르고,

가치관이 다른 부모들밑에서 자라며 만들어진

두 남녀의 모습은 어쩌면 매일이 전쟁일 수도 있다.

 

이혼할 게 아니라면 상대를 차라리 탐구해보고

그에 대한 '남편보고서'를 작성해보려 했다는 저자의 말에

나도 함께 웃었다.

 

불가 몇년전의 내 모습 같기도 했고,(현재 진행형이기도 하지만)

나 또한 결혼함과 동시에 남편의 별명을 '연구대상'이라 칭해 놓았던 터였기에

저자의 심정이 오죽 답답했었을까를 깊히 공감하면서 책을 읽게 되었다.

고구마 백 개 먹은 기분이었겠지...!

 

어떻게 보면 맞는 구석이 하나도 없는 것처럼 보이지만,

두 부부의 서로 조율하며 노력하는 모습은 톱니바퀴의 기어처럼 잘 맞는 것 같기도 하다.

더구나 저자는 남편을 탐구하는 자세이니,

그에 맞는 행동을 찾게 되었을 수도 있고,

남편을 인정하고 존중해 주려는 마음이 느껴졌고,

그 마음이 책 속에 묻어나 있었다.

책의 제목은 미움이었지만 책 속엔 사랑이 가득했다.

 

본인이 정확히 어딜 갔는지 모르며 목적없이 발 닿는 대로

풍경을 즐기는 여행을 하는 남편과

일정을 짜고, 길을 찾고, 목적을 달성하는 여행을 하는 아내의

두 사람의 여행 이야기 '길 찾는 아내, 따라오는 남편 ' 을 읽으며

'몽마르트 언덕' 이야기에 또 한번 크게 공감하며 웃었다.

 

훈데르트바서 하우스를 찾아가던 중에 길을 좀 헤맸더니,

"그냥 다른 데 가면 안돼?"하고 말하는 바람에

완전히 뚜껑이 열렸다.

"경비 반 내놔. 그냥 따로 다녀."

" ...... " -p136-

비슷한 경험을 한 나는 앞으로 여행가면 주자장에서 헤어지고

각자 원하는 대로 즐기다 주차장에서 만나자고 했던 적이 있다.

정말 같이 다니기 싫을 정도로 화가 나 있었던 것 같다.

' 이렇게 안 맞아서야...'

 

여행이 여행이어야하는데 함께 끌고 다니려면 엄청난 에너지가 필요했던 것 같다.

솔직히 말하면, 내 아이들이 커서 조금은 해방되었다 생각했을 때

이젠 타인의 다 큰 성인 아들을 키워야 하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던 것 같다.

그러면서 '앞으로 긴 시간을 이렇게 할 수 있을까?'하며

심각하게 생각해보고 고민한 적도 많았다.

무언가 변화하지 않으면 도저히 할 수 있을 것 같지 않던 날들이 있었다.

 

이젠 역할이 바뀌어, 출근하는 아내와 집사람 남편이 된 저자의 생활은

서로 이해하며 조금 더 행복해지기 위한 부부의 모습이라 여겨진다.

아이를 키우며 부모로서 최선을 다하려는 모습도

행복한 모습으로 그려진다.

한 권의 책 속에 저자의 생활과 생각들을

그리고 어려움과 고민들을

재미있게 풀어내어 보여주고 있어

책을 읽는 내내 '나라면 어땠을까?'하며 고민도 함께 생각해 볼 수 있는 시간이 되었다.

 

             구스타프 카유보트 '오르막길'

 

부부라는 관계를 생각할 때마다 내 머릿 속에 떠오르는 그림이 있다.

구스타프 카유보트의 그림 '오르막길'이다.

적당한 거리를 두고 오르막길을 걷는 두 사람의 모습이

왠지 편안해 보인다.

 

인생의 오르막길을 꾸준히 함께 걸어야 하는 것이 부부가 아닐까 한다.

 

나도 존중 받고 상대도 존중하며 적당한 거리를 두고

혼자서도 행복할 수 있고 함께 해도 행복할 수 있는

그런 사이가 되려고 나는 지금 노력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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