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춘의 여행, 바람이 부는 순간 - 퇴직금으로 세계 배낭여행을 한다는 것
이동호 지음 / 세나북스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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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춘의 여행,

바람이

부는

순간

-이동호-

 

 

 

"청춘이라면 한 번쯤 떠나보지 않겠는가~"

그래,여행은 이런 과정이었다.

내 모든 관성을 바꿀 것을 명령했다.

여행은 고독을 허용했고 또 그것을 명령했다.

조용히 걸을 것을, 여유를 가질 것과 기다림과 인내가 필요함을 일깨워 주었다.

저자는 10년동안의 직업군인을 전역하고

배낭을 싸서 세계여행을 위해 길을 나선 20대 청년이다.

279일의 긴 여행에서의 있었던 일들과 생각들이

청춘의 문장과 언어로 책 속에 고스란히 담겨있었다.

 

아주 세련된 문장이 아닌 청춘의 문장으로 그 파릇함과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보는 것 같은 신선함과 생동감이 그대로 전해졌다.

 

 

동해항에서 러시아 블라디보스톡을 향하는 배로 시작하는

세계여행으로의 출발선에서 설렘과 동시에 눈앞이 캄캄해지는 두려움을

고스란히 책속에 담아 내는 것으로 저자의 여행이 시작되었다.

미지의 세계로의 두려움 속에서

여행하며 만나게 된 사람들의 이야기와 사연들도

함께 들을 수 있었다

.

그 속에서 저자 나름의 생각들과 깨달음들이 자유롭게 책 속에 옮겨진다.

화려하게 미화하지도, 억지로 긍정의 결과로 마무리 하지 않았다.

때론 비판의 시선으로 나쁘면 나쁘다고 말한다.

역시 청춘이다.

 

내가 만난 인도 사람들은 어린아이 같았다.

항상 자기가 옳았다.

공동의 선, 윤리는 없어 보였다

다른 사람의 입장 같은 건 헤아리지 않았다. -p23-

북경의 고급요리인 북경오리에 대한 실망감이나

인도의 타지마할에서의 바가지를 씌우려는 직원들의 빤히 보이는 태도에

청준의 시선은 곱지 않다.

 

어려움에 부딪히고, 병이 생기고,

런던에서의 향수병, 스위스의 한인 민박집의 불친절에 대한 모멸감,

이란에서 느낀 경멸감,

에티오피아에서의 소매치기등을 경험하며

청년의 좌충우돌 여행기는 파도를 탄다.

어쩌면 긴 시간동안 나쁜 일을 더 많이 겪었을 수도 있었겠다.

 

몽골 유목민들과의 일주일 양치기,

인도 아쉬람 고아원에서의 일주일 건물 보수 봉사등에서의

저자의 깨달음이 기억에 남는다.

일기처럼, 독백처럼 자신의 깨달음을 알아간다.

 

사랑을 실천할 때 우리 존재는 성숙을 더해간다.

'나'만 알던 아이가 '타인'을 만나고 '우리'를 만들듯

나를 낮추고 '우리'의 울타리를 넓혀갈 때 사람은 더 큰 어른이 되는 게 아닐까

세상은 그렇게 변하는 게 아닐까. -p123-

 

양들의 움직임을 관찰하며,

이리 몰면 이리 가고, 저리 몰면 저리 가고,

옆에 친구가 가면 따라가는, 가라는 대로 가는, 먹는 것 외에는 딱히 욕망이 없었다.

순종적인 동물이라기보다 맹목적인 동물이었다.

요런 의지 박약한 녀석들이 어떻게 만 년을 넘게 살아 왔을까. -p107-

'야생양은 활기차며 용기가 있고 독립적'이다.

그래, 결과는 두고 볼 일이다.

나라는 사람도 용기 있고 독립적인, 진짜 멋진 사람일지 모르니. -p109-

 

 

 

챕터의 에피소드 단원마다 들어있는 intro 엔 책 속의 글귀들이 적혀 있어

저자의 독서력을 엿볼 수 있었다.

 

헬렌켈러, <내가 만일 사흘만 볼 수 있다면>

J.R.R.톨킨, <반지의 제왕>

시라토 게이치, <오늘의 아프리카>

정민, <다산선생 지식 경영법>

카스테나다, <돈환식 가르침>

미야자키 하야오, <책으로 가는 문>

마루야마 겐지, <인생 따위 엿이나 먹어라>

강준만, <우리가 몰랐던 세계문화>

E.F.슈마허,<내가 믿는 세상>

앙드레 지드, <지상의 양식> 등 다양한 책들의 문장과 명언들이 적혀 있다.

 

저자의 인생에 많은 영향을 준 책 한 권은

헨리 데이비드 소로의 <월든>이라고 에필로그에 밝히고 있다.

 

이스탄불에서 그리스 아테네까지 1,149Km를

하루 평균 80Km 자전거 페달을 밟은 청년,

아테네까지 도착하기 20일 동안

페달을 밟고, 펑크를 때우고, 페달을 밟으며 외운 주문은

'나는 로봇이다. 난 감정이 없다. 난, 고통을 느낄 수 없다' 였다.

 

하지만, 여행을 마치고 새로운 선택 앞에 선 저자의 주문은 달라졌다.

"다른 이의 마음을 느끼는 인간이 되길.

다른 이의 고통에 눈감지 않는 인간이 되길.

내가 선택한 그 길을 믿길.

하루 하루 삶을 완성해 나가길."

 

저자의 표현대로 파도와 같은 여행...

나름의 체계를 만들며 적응해도 변화의 물결은 모든 걸 무너뜨리기도 한다.

파도 타기와 같은 여행에서 중요한 것은 얼마나 잘 타느냐가 아니라

파도타기 그 자체를 얼마나 즐기느냐에 있다고 했다.

파도앞에 웃음 지을 수 있는 것,,, 그것이 여행을 통해 터득한 것인지도 모르겠다.

모든 걸 버리고 지구 반대편까지 오게 한 바람...

무엇을 하든, 무엇을 생각하든, 지금 서 있는 곳에서

자기 삶의 주인일 수 있다면

참다운 삶이라 생각하며

경이로움은 세상 속에 숨어있는 것이 아닌

나 자신 안에 있는 것임을 저자는 깨닫는다.

 

20대의 고민과 갈등이 어떤 것인지 이미 겪어 본 나로서

지금의 청춘들이 마냥 부럽기만 한 때가 있었다.

다양한 방법으로 자신을 표현하고, 표출하며,

자신이 서 있어야 할 곳과 자신이 해야 할 일을

정확히 알 고 있는 청춘들...

 

해외여행을 통해 넓고 넓은 세계속에서의 자신을 찾아가는 깨달음을

 경험하고자 하는 청년들에게

난 아낌없는 박수 갈채를 보내며 응원하게 된다.

 

어디서부터 어디까지가 세계인지

답은 우리 안에 있다.

우리는 모두 이미 세계를 여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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