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해항에서 러시아 블라디보스톡을 향하는 배로 시작하는
세계여행으로의 출발선에서 설렘과 동시에 눈앞이 캄캄해지는 두려움을
고스란히 책속에 담아 내는 것으로 저자의 여행이 시작되었다.
미지의 세계로의 두려움 속에서
여행하며 만나게 된 사람들의 이야기와 사연들도
함께 들을 수 있었다
.
그 속에서 저자 나름의 생각들과 깨달음들이 자유롭게 책 속에 옮겨진다.
화려하게 미화하지도, 억지로 긍정의 결과로 마무리 하지 않았다.
때론 비판의 시선으로 나쁘면 나쁘다고 말한다.
역시 청춘이다.
내가 만난 인도 사람들은 어린아이 같았다.
항상 자기가 옳았다.
공동의 선, 윤리는 없어 보였다
다른 사람의 입장 같은 건 헤아리지 않았다. -p23-
북경의 고급요리인 북경오리에 대한 실망감이나
인도의 타지마할에서의 바가지를 씌우려는 직원들의 빤히 보이는 태도에
청준의 시선은 곱지 않다.
어려움에 부딪히고, 병이 생기고,
런던에서의 향수병, 스위스의 한인 민박집의 불친절에 대한 모멸감,
이란에서 느낀 경멸감,
에티오피아에서의 소매치기등을 경험하며
청년의 좌충우돌 여행기는 파도를 탄다.
어쩌면 긴 시간동안 나쁜 일을 더 많이 겪었을 수도 있었겠다.
몽골 유목민들과의 일주일 양치기,
인도 아쉬람 고아원에서의 일주일 건물 보수 봉사등에서의
저자의 깨달음이 기억에 남는다.
일기처럼, 독백처럼 자신의 깨달음을 알아간다.
사랑을 실천할 때 우리 존재는 성숙을 더해간다.
'나'만 알던 아이가 '타인'을 만나고 '우리'를 만들듯
나를 낮추고 '우리'의 울타리를 넓혀갈 때 사람은 더 큰 어른이 되는 게 아닐까
세상은 그렇게 변하는 게 아닐까. -p123-
양들의 움직임을 관찰하며,
이리 몰면 이리 가고, 저리 몰면 저리 가고,
옆에 친구가 가면 따라가는, 가라는 대로 가는, 먹는 것 외에는 딱히 욕망이 없었다.
순종적인 동물이라기보다 맹목적인 동물이었다.
요런 의지 박약한 녀석들이 어떻게 만 년을 넘게 살아 왔을까. -p107-
'야생양은 활기차며 용기가 있고 독립적'이다.
그래, 결과는 두고 볼 일이다.
나라는 사람도 용기 있고 독립적인, 진짜 멋진 사람일지 모르니. -p1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