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에 심는 꽃
황선미 지음, 이보름 그림 / 시공사 / 2019년 10월
평점 :
절판


 

                                                        마음에

                                              심는

                                      

-황선미 글/이보름 그림-

 

 

작가의 말과 차례가 나와 있는 페이지를 넘기자,

동심을 자극하며 평화로움이 느껴지는 한 장의 수채화 그림이 펼쳐진다.

비닐하우스가 있는 논밭 사이로 귀가길에 있는 한 어린이의 그림으로 책은 시작된다.

 

<마당을 나온 암탉>과 <나쁜 어린이표>로 익히 알고 있는 황선미 작가의 책이라

기대 가득한 마음으로 책을 펼친 상태였기에

수채화 한 장으로 시작된 책에 한 번 더 흐뭇한 미소가 지어졌다.

 

아이들이 어릴 때 읽혀 준 두 권의 동화책은 아이들이 다 자란 지금도 여전히 내 책장에 간직되어 있다.

삶의 가치관을 정립하는 데 있어 중요한 역할이 되었던 두 권의 동화였기 때문이다.

 

마당을 나온 암닭 / 나쁜 어린이표

학교 운동장 철봉에 거꾸로 매달려 있는 수현이와

아름드리 느티나무 아래에서 선생님을 기다리는 한 손님이

그림의 운동장 어디엔가 있을터이다.

텅빈 운동장과 교정이 그려진 그림에서 여백과 평화로움이 물씬 느껴졌다.

그리고 그 교정에서 그네를 타고 있는 내 모습을 상상해 그 안에 그려넣는다.

 

비닐하우스에 토마토 농사를 짓고 있는 수현이네 가족이

개구리 소리가 들려오는 달무리 진 밤에

바쁜 일과를 보내고 난 후

마루에서 휴식하는 이야기에 시골의 풍경이 머릿속에 저절로 그려졌다.

 

하나 둘씩 도시로 떠나 비어 있는 집들이 늘고,

농사를 짓던 수현의 삼촌도 도시의 공장으로 떠나며

빈 집 인동집에 가꾸었던 꽃밭은 수현의 몫이 된다.

하지만 그 집에 새로운 친구 민우가 이사를 오며 수현이 가꾸던 꽃밭이

상하는 것에 수현의 마음도 상한다.

친구들에게 관심이 없고 결석하는 날이 더 많은 전학생 민우가 수현이 짝이 되고

민우네 가족들은 수현이네의 일손을 도우며 생활하게 된다.

 

그러나 민우는 친구에게 관심이 없는 아이 같았습니다.

그래서 수현이는 사이가 좋아지려고 노력하지 않았습니다. -p80-

결석이 많은 민우의 사정을 알게 된 수현이

선생님 심부름으로 민우에게 전해줄 편지와 동화책 한 권을 들고 인동집에 간 어느날

우연히 민우의 일기장을 보게되며 놀라고,

그걸 본 민우는 수현에게 불같이 화를 내며

둘의 갈등은 깊어진다.

 

하지만 민우가 감추고 싶은 진짜 비밀은 아픈 것이 아니라,

분꽃을 책갈피에 넣어두었다는 것...

비밀을 공유하며 둘은 서로 마음을 연다.

둘만의 <비밀의 화원>이 생긴 것이다.

 

농구를 하다 코피를 흘려 실려간 민우가

수술을 받으러 가고 나서 전해진

꾸러미 속 편지 한장과 <비밀의 화원>...

 

 

 

작가의 길을 걷게 해준 24년전의 데뷔작이라고 소개된 <마음에 심는 꽃>은

독자의 마음에 또 이렇게 예쁜 꽃씨를 뿌린다.

 

오래된 사진을 꺼내보는 것처럼 먼 기억 속에서 나누었던 사랑과 우정을

생각나게 하는 어여쁜 동화다.

잠깐 동안 몇번의 전학생으로 있던 시골학교에서의 기억이 생각났다.

난 고무신을 처음 봤고, 친구들은 나의 빨간 구두를 처음 봤을 터였다.

책을 읽는 동안 주인공 수현이 마음을 따라

어렴풋하지만 지나온 그 날들에 미소지어지어 볼 수 있는 시간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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