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면의 괴로움은 익히 알고 있다.
내 속의 어떤 절규 처럼 느껴진다.
<화성으로부터, 여자>
화분을 샀다 물을 주지도 않을 거면서
이파리 끝에서 자라는 이야기들을
들어주지도 않을 거면서
시퍼렇게 커가고 있는 한 생애를
덜컥 집으로 데리고 왔다.
마치 어릴 적 당신이 불현듯 나를 등에 업고
이곳으로 도망친 날을 떠올리듯
... ...
2부의 시들은
티베트와 베이징등의 낯선 곳에서 느껴지는 이방인의
마음이 느껴진다.
<가로등>
진실로 외로워 본 자들은 알지
어둠이 어둡지 않다는 걸
너무나 밝고 환해서
한 번의 마주침으로도
시력을 잃기도 한다는 걸
... ...
4부의 시들은 죽음이 연상되는 단어와 표현으로 마음이 무척 불편하고 무거워진다.
<A병동 326호>,<허공사용설명서>,<몽유>
시에서 느껴지는 아픔, 고통, 허공, 괴로움, 외로움,슬픔 등이 절절하다.
<심야버스>는 이 시대를 살아가는 모두의 힘겨움 같은 것이 느껴졌다.
<대기만성>
달린다
내딛는 발바닥의 온도가
일억 오천 살 앉은뱅이 행성의 뺨을
철썩 하고 후려칠 때까지
달릴 것이다
죽도록 달릴 것이다
마지막 시 <대기만성>에 다시 일어선다.
반가운 마음이 들었다.
'한 때 구름이었다'라는 제목에서 느껴지듯 견디고 버티고 다시 일어날 거라는 희망을 기대했던 것 같다.
평론가는 시인의 구름에서 반짝이는 실버라이닝을 독자에게 찾아준다.
"구름뒤에는 항상 빛이 있어요. 인생에서 빛을 찾으세요."
Look for the Silver Linin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