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으로 치유하는 시간 - 세계문학으로 읽는 상처 테라피
김세라 지음 / 보아스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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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랜 상처를 치유하는 길을 나는 책 속에서 찾았다.

 

책으로

치유하는

시간

-김세라-

 

내게 '책'과 '치유'라는 말이 한데 어울려 마음에 와 닿은지 불과 몇 개월...

지적 충족을 위한 책읽기를 생각해오다 어느 순간 책을 통한 심리적 충족을 느끼게 되었던 날이 있었다.

이 후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고 자신을 돌아볼 수 있는 심리 관련 책들을 찾아 읽기 시작했다.

저자의 말처럼 '상처를 받지 않는 사람은 없다'는 것을 알았고 그 상처를 어떻게 보고, 어떻게 대하며, 또 어떤 방법으로 치유할 것인가, 또 어떤 노력을 할 것인가에 대한 생각을 할 수 있었던 것 같다.

 

수많은 사람들의 여러 사연과 감정들이 들어있는 소설의 재미를 안 지도 얼마되지 않았지만, 소설 속의 인물들의 다양한 감정들이 글로 표현되어 있는 소설의 매력은 배우들의 행동과 표정으로 훤히 들여다 보이는 드라마 속의 감정과는 많이 구별되었던 것 같다. 다양한 사람들이 묘사되는 소설 속에서 이해할 수 없는 사람을 이해해보려는 노력으로 접하기 시작했지만 타인을 보는 나의 시선을 다르게 갖게 되는 나 자신의 성장의 계기가 되었음을 인정했다.

 

이 책의 제목을 보는 순간,

그리고 책을 선택한 자체로도 가슴 속 깊이 뭍혀 있던 상처를 위로받는 듯 했다.

 

세계문학으로 읽는 상처 테라피!!

저자가 소개한 많은 문학작품들 중에서 내가 읽은 책은 다소 적은 수에 불과하지만 간략한 줄거리를 소개해주고

그 속의 사연들 중 등장 인물의 심리적 변화와 그 안의 상처를 끄집어 내어 언급해주는 것으로 인물의 심리가 크로즈업된다. 읽고 나름대로의 해석하는 것은 독자의 몫이긴 하지만 미처 깨닫지 못하고 무심히 넘어갔던 부분에서 저자에 의한 적절하고 꼭 맞는 '상처 테라피!'를 경험할 수 있는 책이었다.

 

상처를 치유하는 길을 나는 책 속에서 찾았다.

 -p167-

28권의 외국 소설과 12편의 국내 소설속에 내포된 인물들의 감정들과 상처들...

결핍, 집착, 열등감, 성장통, 실연의 고통, 상실감, 성공뒤의 허무감, 고독, 애증, 욕망, 후회, 자존감 상실, 편견등 인생에서 겪을 수 있는 수많은 상처들이 책 속의 문학 작품 속에 소개되고, 그 감정들을 촛점으로 나의 감정을 돌아보며 치유할 수 있는 길을 찾아볼 수 있도록 저자는 안내하고 있었다.

 

CHAPTER 7의 든든하지만 벗어날 수 없는 울타리 '가족'에 관한 부분에서 이문열의 소설 <변경>과 김용성의 <도둑일기>를 소개했다. 부모와 자식의 풀 수 없는 애증과 형제지만 서로 너무 다른 성향을 지니고 있어 서로에게 거울이자 자각의 대상이 되는 서로 상반되는 영향을 준 소설이었다.

영희라는 인물이 받았을 상처는 피를 나눈 관계일지라도 해결의 방법을 찾기가 어렵다고 했다. 부모 자식 간의 관계는 논리적으로 설명할 수 있는 것이 아니며, 모든 것을 사랑에 엮어서 답을 내려 하기 때문에 답을 찾을 수 없단다.

잘못에 대한 비난만 있을 뿐,이해와 용서가 없는 두 모녀의 애증은 절대 자신을 돌아보는 법 없이 상대가 나에게 끼친 피해만 생각 한다.

 

한 사람의 성장과정은 삶에 도움이 되기도 하고 해가 되기도 한다.

... ...

가족은 갈등을 통해 화해를 배우고 그 근본에 사랑이 있음을 인식할 수 있는 가장 좋은 관계여야 한다.

만약 갈등이 갈등으로 끝나버려 그 후에 아무것도 얻은 것이 없게 되면 가족 구성원의 전반에 영향을 줄 수 있다. -p152-

chapter 10의 긴 후회는 스스로에게 상처가 될 뿐이다

 -p183- 긴 후회는 스스로에게 상처가 될 뿐이다.

어니스트 헤밍웨이의 <킬리만자로의 눈>과 박완서의 소설 <그 해 겨울은 따뜻했네>에서의 후회의 감정들...

해리는 처음엔 자신의 작가의 삶을 충실히 살았지만 점점 삶을 즐기는 쪽에 열정을 쏟게 되고 현재의 삶에 만족스럽지 않으면서도 개선의 노력없이 편안함에 안주하지만, 자신의 정체성을 완전히 버리지 못해 놀면서도 괴로워 한다. 후에 자신의 재능을 망가뜨린 것은 결국 자신이었음을, 자신이 긴 시간 동안 재능을 망가뜨리는 데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았음을 깊이 후회하지만, 그의 후회는 죽음을 앞둔 하나의 과정일 뿐 자신이 왜 그렇게 살았는 지 답을 찾지 못했다.

 

우리는 부족한 것에 대해 더 미련을 갖고 부족하도록 만든 자신에 대해 후회 한다.

후회는 발전을 위해 긍정적인 면이 있지만 너무 오래 깊이 하게 되면 스스로를 상처를 낸다.

그럴 때 후회의 칼끝이 남에게 향하면 미움과 원망이 된다.

 

모든 상처의 원인은 언제나 남이 아니라 자신에게 있다.

다만 표면적으로 볼 때 남의 탓인 것처럼 느껴질 뿐이다. -p191-

무엇을 선택하든 어느 정도의 후회는 있을 수 있다고 유연하게 생각하는 것이 좋다고 한다.

자신의 결정에 대해 끊임없이 의심하고 후회하면 스스로에 대한 신뢰가 떨어지고 무엇이든 자신있게 하지 못하게 된다고.

 

후회는 또 다른 후회를 낳고 상처로 이어진다.

그러므로 상처를 남기지 않기 위해 후회는 짧게, 행동은 신속하게 하는 것이다. -p195

 -p208-

서머싯 몸의 소설 <인간의 굴레>를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정해진 길로 가는 것에 매력을 느끼지 못하고 틀에 박힌 삶을 살고 싶어하지 않은 필립...

자신의 의지로 선택한 길을 가고 있음에 자유를 느끼지만 오랜 방황 끝에 비로소 자신이 있어야 할 자리로 돌아온다.방황하는 동안 돈과 사람에 대해 많은 것을 배우고 터득한 필립은 더이상 쓸데 없는 욕망을 품지 않고,세상을 더 신중하게 보게되었다.

 

방황의 시간들이 헛된 것은 아니다.

좌절과 혼란의 시간들은 이후의 삶에 길잡이가 되어줄 것이기 때문이다. -p214-

... ...

<인간의 굴레>에서는 우리의 인생을 양탄자에 비유해서 우리가 삶에서 겪는 불행이란 인생이라는 전체 양탄자에 정교하고 아름다운 장식의 일부에 지나지 않고 그것이 삶의 무늬를 더 풍부하게 해주기 때문에 삶에서 겪는 모든 것을 즐거운 마음으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말한다.

 

 -p246

미래를 기약할 수 없는 절망 속에서 하루하루 최선을 다하는 삶을 사는 이반 데니소비치 슈호프...

그리고 수용소 안의 노인...

어떤 환경, 어떤 조건에서도 자기자신을 존중하고 자존감을 잃지 않고 인간의 품위를 지키며

자기 자신의 가치를 끝까지 지켜낸다.

자기 자신을 사랑할 권리는 우리에게 주어진 당연한 권리이며, 그것은 자존감으로 드러나며, 나를 소중히 여기면 초라하거나 비굴하지 않으며 자신을 함부로 하지 않게 된다고 저자는 말한다.

 

자신을 사랑한다는 것은 자신을 지키는 것이다.

그것은 오직 자신만이 할 수 있는 상처에서 멀어지는 방법이다. -p253-

 

우리모두에게는 자기 자신을 드높일 권리가 있다.

외부의 어떤 조건도 내가 나를 인정하고 존중하는 자존감보다 중요한 것은 없다. -p251-

우리가 자신을 온전히 사랑하는 한 이 세상에서 우리에게 상처를 줄 수 있는 것은 없다. -p253-

 -p288-

지독한 이기주의자이지만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의 스칼렛이 난 너무도 사랑스럽다.

자신의 생각과 행동에 대해 확신에 차 있는 당당하고 열정적인 그녀, 어떤 역경에도 굴하지 않는 내일에 대한 희망을 놓지 않는 모습에 그녀의 매력은 넘치고 넘친다.

 

<책으로 치유하는 시간>을 다 읽고 난 나는 서머싯 몸의 <인간의 굴레>와 헤르만 헤세의 <나르치스와 골드문트>를 읽기 위해 도서관으로 향한다.

아마도 이 책을 읽는 독자들은 책에서 언급된 소설들, 그동안 놓치고 지나쳤던 문학작품들을 읽고 싶은 충동을 느낄거라 생각된다. 책을 통한 상처테라피의 효과를 충분히 더 경험할 수 있을거란 확신이 들기 때문이다.

책의 마지막 페이지의 따뜻한 사진한장...

 

우리가 이 세상을 살아가는 이유 중 하나는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 때문이다. 아무리 가진 것이 많아도 나눌 사람이 없으면 무의미하다.

우리는 비록 사람때문에 상처받지만 그것을 치유하게 하는 것도 바로 내게 소중한 사람들이다. 외롭고 지쳤을 때 위로가 되는 것도, 기쁨을 나눌 대상도 사람이라는 것을 깨닫게 한다.

사랑과 미움이 교차하는 순간들도 내 삶의 한 페이지이며 내가 존재하는 이유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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