괜찮지 않은 세상, 괜찮게 살고 있습니다 - 마음 근육 탄탄한 여자들의 경험의 말들
여성환경연대 지음 / 북센스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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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괜찮게 살고 있습니다. -여성환경연대-

괜찮지 않은 세상

괜찮게

살고 있습니다

-여성환경연대-

살아온 만큼 - 나는 내가 되었습니다.


페미니즘도 아닌 에코페미니즘이란 단어가 많이 생소했다.

이런 활동도 있나?하며 새롭게 알게 된 일이기도 했다.

 

제목처럼 괜찮지 않은 세상?을 괜찮게? 살아가고 있는 여성들의 생활과 생각을

여성환경연대의 활동가의 발로 뛴 인터뷰를 통해 접해볼 수 있게 되었다.

책이 처음부터 끝까지 인터뷰 형식으로 되어 있어서 TV속 인터뷰 화면에서 유명인의 이야기를 듣는 것처럼 연상되며 읽혀졌다.

책의 구성 또한 인물을 만나보는 다큐 스페셜처럼 큼직한 그녀들의 인터뷰 사진과 활동하는 사진들이 들어 있어서 독자로서 그녀들의 삶과 활동들을 접하는 데에 도움이 되었다.

 

괜찮지 않은 세상은 어떤 부분을 말하는 것일까?하는 의문을 갖고 읽기 시작했다.

여성으로 살아가기가 괜찮지 않은 세상이라 표현하는 게 맞을까?

오염되어가는 환경을 말하는 것일까?

경제적인, 사회적인 부분에서의 괜찮지 않은 세상을 말하는 것일까?

어쩌면 모두 다 포함된 많은 의미을 내포하고 있는 제목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차별화로 인한 공정하지 않은 세상,

 

여성으로 살아가는 걱정되는 세상,

사회 인식이 문제가 되는 세상...등등

 

그런 세상속에서 각자의 소신을 가지고 살아가는 여성들의 목소리를 들어본다.

영화감독 임순례, 비건 셰프 린, 책방주인 지숲, 뮤지션 요조, 정치인 고은영, 활동가 나영, 학자 이현재, 요리 연구가 문성희.

그녀들은 다양한 분야에서 자신의 삶을 만들어 나가면서,

조금씩 조금씩 괜찮은 세상으로 만들어가고 있는 여성들이었다.

 

 

임순례 (리틀 포레스트 영화감독)

 

사실은 영화를 통해서 제가 하고싶은 게 그런 거거든요.

누군가의 삶이 영화를 통해서 확장되고 깊어지는 것. -p29-

 

영화를 통해서 사람들에게 따뜻하고 긍정적인 것을 나누고 싶어하는 영화감독 임순례는

 

영화를 만드는 목적이 살인,폭력,모함이 내포된 상업영화, 천만영화 와는 거리가 먼 방향이라

대중적이거나 상업적 파괴력이 높지 않아도 그녀의 소신은 변치않을거란 믿음이 생긴다.

그리고 청년들에게 당부한다.

"머리에서 벗어났으면 좋겠어요." 

 몸으로 부딪히지않고 머리나 관념으로 미리 시뮬레이션 해보고 계산하는 요즘 청년들에게

막상 어떤 일이든지 부딪혀보면 생각보다 어렵지 않은 경우가 더 많다고 조언한다.

 

아무 일도 하지 않고 그래서 아무 실패도 겪지 않는 것보다

실패해본 경험들이 나중에 어떤 식으로든지 도움이 되는 경우가 많아요. -p33-

 

 

페미니스트 비건 요리사 린(본명 안백린)

 

페미니스트, 퀴어 프랜들리, 비건 셰프, 동물권 활동가등등 수식어가 많은 그녀...

 p36 -   린...비건은 그런 것이 아니다  

 

동물권 운동 중 한국에서 부닥친 팍팍한 현실에서

같은 문제에 대해 외국(영국)과 한국의 반응의 차이에 대해 이야기하는 부분이 인상깊다.

수용적인 영국과 방어적인 한국인의 행동에서 느껴진 감수성의 차이

 

어떤 고민에 대해 자신의 감정을 잘 모르고 자신을 비난하는 것으로밖에 못 듣는 사회와,

 

감수성을 키우고 자기 마음이 뭘 얘기하고 있는지 표현하려고 하는 사회와의 차이 때문인 것 같아요. -p47-

 

전국 유일의 에코페미니즘 책방 '여우 책방' 책방지기 지숲

 

 

-p79-

 

저는 사실 내 안에서 감동이 느껴지지 않으면 일을 잘 못하는 타입이거든요.

근데 그것을 기다려주고 '너는 그런 사람이니까'라고 알아주고,

기다려주고, 응원해주고, 그걸 해냈을 때 같이 기뻐해주는 그런 분위기가 여유책방에는 있어요.

그런 구성원의 성숙도가 나를 바꾸고 나도 그럴 수 있는 사람으로 만들어주는 것 같아요. -p79-

 

 

사람과 사람을 대하는 서로의 자세가 이 책방 구성원의 성숙도처럼 사회도 그랬으면,

 

또 나 또한 그런 성숙함으로 사람들을 대해야되겠다는 생각이 든다.

여러가지 불편을 감수하면서 응원해주는 사람들을 만나는 기쁨... 그 책방에 가보고 싶다.

 

정치하기 딱 좋은 그녀.. 고은영 

p95

 

그녀의 주관이나 생각을 한 눈에 알아보는 페이지였다.

늘 똑같은 포맷으로 복사하고 붙여넣기하는 것이 아니라 원래 가지고 있는 것에 대한 잠재력을 평가하고 거기에 따른 사회전환이 필요하다는 생각이예요 -p93-

 

여성들이 청년회에 들어갈 수 없고 산신제에 여성들이 참여할 수도 없는 여전히 성의 불평등이 심한 그 제주에서 도지사가 되어 한라산신제를 주관하겠다는 야망을 품은 그녀다.

 

제주의 제2공항등 제주의 오염으로인한 파국을 막아내고, 그걸 기회로 제주에 맞는 지속가능한 개발의 발전상 마련을 찾아야한다고 말한다.

'에코페미니즘'이란 말에 이해가 되고 고개가 끄덕여졌다.

 

적,녹,보라가 꿈꾸는 세상 나영

적녹보라패러다임 -p112-

 

지구지역행동네트워크 활동,낙태죄 폐지운동까지에서

페미니즘을 중심으로 세상을 바꾸고 있는 활동가의 모습이다.

 

 

김신효정

여성농민의 토종종자지키기운동

 

화폐중심의 주류경제 한국사회에서 여성이 할 수 있는 일이 제한적인 것에 대해

새로운 경제, 새로운 대안을 어떻게 만들 수 있을까 고민하는 그녀다.

 

끊임없이 분노하고 투쟁하는 것만이 전부가 아니고, 변화를 위한 호흡은 길게 가져가야하고,

그 가운데서 자기돌봄 없이는 그 누구도 돌볼 수 없다는 것, 내가 건강해야 타인, 세상도 돌볼 수 있으니까요, -P147-

 

뮤지션 요조

책방 '무사'를 운영하며 페미니즘에 본격적인 관심을 갖게되었고

책과 관련된 것들을 통해 영향을 받고 관심사나 자기 자신의 변화되었음을 말하고 있었다.

자신을 각성시키고 변화시키는 속도가 책으로 인해 빨라졌다고.

도서 팟캐스트의 개편과 영상 콘텐츠의 준비하며 남들이 볼 땐 자본주의에 맞지 않는 덜 생산적인 작은 책방을 지키고 있는 자체로서 이상하고 위대하다고 말한다.

책이 저의 앞길을 조금씩 리드해가는 것 같은 기분이 들어요 -p157-

 

행복에 관한 질문에 대해 그녀의 대답이 남달라서 밑줄을 그었다.

 

행복에 대해 생각을 안할수록 좋은 것 같아요.

의식을 하면 할수록 불행이라는 개념에도 굉장히 집착하게 되잖아요.

행복이라는 개념에서 자유로워질수록 우리가 원하는 행복이라는 것에 더 가깝게 갈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어요.

저는 행복하고, 행복에 헤프다고 생각한다고요.

지금 상태가 좋지 않아도 나는 불행하지 않고 언제나 행복의 영역 안에 있다고요. -p175-

'나의 정답은 뭘까'를 찾는 게 필요해요. -p176-

 

 이현재(여성문화이론연구소 연구원)

남성중심적인 자본주의에서 숨막히지 않고 살아가기위해

수많은 비자본주의적 구멍들을 발견하고 늘려나가야 한다는 것 -p179-

 

자본주의적이지 않은 방식으로 삶을 꾸리는 것.

더불어 그 안에서 여성주의적이고 대안적인 삶을 생각해 보는 게 필요해요 -p188-

 

채은순(여성주의 문화 창작 그룹 '자갈자갈' 운영)

여성들을 위한 자기만의 방, 카페 또봄,

'풀뿌리 여성 정치 세력화',

'시,서,화,페미니즘까지 섭렵하며 환생한 허난설헌',

'밥 안해 먹기 프로젝트',

책 속에서 나온 그녀를 상징하는 말들이다.

 

여성들이 감성적이고 창의적인 일을 하기를 원하는데,

돌봄역할만 부여하고 교육해야할 대상으로 보는 곳에서 여성들의 욕구를 알 게 되었다는 그녀다.

기회가 없었을 뿐이었던 여성들에게 기회를 많이 갖는 게 필요하고

여성들이 자기 목소리를 내고, 일하고 존재할 수 있는 자리가 필요하다고 역설한다.

 

뭔가 불편한 게 있을 때 생각만하지 않고 글을 쓰면 정리가 더 잘 되고,

글을 쓰는 가운데 다른 방법도 생각나서 좋아요 -p205-

 

 

저는 '에코페미니즘'이라는 건 '다양성을 인정하는 것'에 '페미니즘'이 더해진 것이라 생각해요.

한국사회는 다양성을 인정하지 않고 그 억압의 대상이 주로 여성들이기 때문에,

우선순위를 두자면 여성들의 주도적인 삶을 좀 더 응원하는 차원의 활동, 자연환경도 중요하지만 생태계 일원으로서의 여성들의 목소리를 더 듣는 것이 에코페미니즘의 과제라고 생각합니다. -p217-

 

모아나(동북 여성환경연대 '초록상상')

오로지 아이를 잘 기르는 것만이 내 삶의 목표가 될 순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는 그녀.

여성시민의 최대치가 자식을 잘 기르는 좋은 엄마라면 뭔가 잘못됐다는 생각이 들며 갈등했단다.

임금노동자과 가정주부의 의 두 삶만 생각하다 초록상상의 자원활동을 하며 '지역활동'의 새로운 삶을 알게되었다는 그녀는 동네에서 여성주의, 환경운동을 하는 자칭 '동네 페미니스트'다.

다음 세대를 위해서 다른 세상을 만들고 싶어요 -p240-

-p229-

 

 

명상하는 요리사 문성희 (쿠킹 스튜디오 '시옷'운영)

칠십평생 수행하듯 밥 짓는 일을 하며 살아 온 삶.

이 삶을 살아내었다는 것이 자긍심을 갖게 해요.

앞으로는 지금까지 겪었던 것보다는 큰 파동이나 두려움, 걱정은 없을 것 같으니까 잘 살아낸 것 같아요. -p244-

 

'수행'이 따로 있는 게 아닌 과거보다 나아지려고 노력하면서 사는 게 수행 이라고 생각한다는 그녀다.

자신안에서 일어나는 배신감, 좌절감, 슬픔이 '왜 이런 것들이 내 안에 있지' 하며 이해가 잘 안되어서 시작했다는 수행, 그런 것들이 나를 힘들게 하고 그게 내 삶에 영향을 끼치는 게 억울하고, 그 억울함을 풀기 위해 사유, 사색, 기도, 명상까지 하게되었다고한다.

나보다 훌륭하고 대단한 누군가를 외부에서 찾는 것보다 내가 그렇게 되는 것이 중요하고 또 가능하다고 말한다.

다른이들에게도 그렇게 얘기해요. 네가 그렇게 되라고 - p246-

 

 

인간의 가장 취약한 점인 두려움과 수치심을 직면하라고 한다. 직면하는 그것이 답이라고.

뭐든 계속 직면하고, 힘들지만 직면하고 나면 생각보다 별거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고.

그녀의 페미니즘에 관한 정의는 이렇다.

페미니즘의적인 관점이 본질적으로 가면 내 안의 힘을 키우고 잘 사용하는 것이라고 생각하고,

여성들안에 있는 창조적인 힘을 잘 발휘할 것을 얘기한다.

 

내가 내 생명을 지극하게 돌볼 수 있을 때 생명의 존엄에 대한 이야기를 할 수 있지 않을까.

내가 지구에 하나의 사람으로 태어나서 살아가고 있는데, 그 가치가 정말 경이롭게 느껴져야 다른 생명도 가치 있다고 느껴지는 거니까 나를 돌봄이 우선이라고 생각합니다. -p256-

-p258- 나를 돌보는 일... 밥상에서부터 

이 책을 읽는동안 내내

얼마전에 우연한 기회에 읽었던 <우리는 모두 페미니스트가 되어야 합니다'(응고지 아디치에) >의 귀절이 생각났다.

 

'페미니스트'의 사전적 의미가

모든 성별이 사회적, 정치적, 경제적으로 평등하다고 믿는 사람이라는 뜻이라는 것.

 

그리고,

남자든 여자든,

아이든, 어른이든,

그리고 비혼이든 기혼이든,

우리 모두가 페미니스트가 되어야만

평등한 세상을 만들 수 있다는 것.

 

책 속의 여성운동가들처럼 나 또한 세상이 바뀌어서 우리 세대가 느꼈던 불편함을 다음 세대에는 겪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바램을 해본다. 그리고 그 세상을 만들기 위해서는 지금의 내가 바꾸어 나가야함을 각성하게 하는 책이었다. 그 운동에 앞장 서서  활동에 열심인 책 속의 여성들을 응원하는 것 또한 내가 할 일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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