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남

만남 - 이어령 강인숙 부부의 70년 이야기
강인숙 지음 / 열림원 / 2024년 5월

[지성에서 영성으로]를 통해 이어령 선생님을 처음 만났다.

사람이 이렇게도 깊고 넓게 사유하고 글을 쓸 수 있다는 사실에 충격을 받았다.

그 후로 이어령 선생님의 책을 탐닉했다.

이어령 선생님에 대한 존경심은 자연스럽게 선생님의 따님 이민아 목사님께로 이어졌다.

부녀의 책을 읽으면서

이런 분의 아내는, 이런 분의 어머니는 도대체 어떤 분일까 궁금했다.

때로는 아내 없이 홀로 딸을 키우셨나 싶을 만큼 이어령 선생님께서 본인의 사적인 이야기는 잘 하시지 않으셨기에 더욱 궁금했다.

이 책을 통해 이어령 선생님의 동반자, 강인숙 관장님을 뒤늦게 만나게 되었다.

세상에 태어나서, 자라나고, 서로를 만나게 되고, 연애를 하고, 결혼을 하고, 자녀를 키우고, 생계를 이어가고, 사회생활을 하고, 아픔을 함께 겪고, 한 사람이 먼저 세상을 떠나고, 홀로 남겨지게 되는 두 사람의 인생 이야기가 가득 담겨있다.

70년을 함께한 동갑내기 부부이자 친구인 두 분의 삶의 이야기를 보면서

때로는 두 분도 고민과 어려운 순간들이 있었음에 포근한 위로를 얻기도 했고,

그 시간 속에서도 지식인답게, 어른답게 인생을 살아내려 몸부림치셨던 모습에 부끄러워지기도 했다.

무엇보다 강인숙 관장님께서 개인으로서, 여자로서, 아내로서, 엄마로서 삶을 꾸려냈던 지혜들을 보면서

'나는 남편에게 어떤 아내가 되어야 할까, 우리 두 사람은 남은 인생을 어떻게 만들어가야 할까'를 깊이 고민하게 되었다.

강인숙 관장님의 시선으로 이어령 선생님을 보게 되어서 신선했고,

이어령 선생님 못지않은 귀한 어른을 만나게 되어 기뻤다.

부디 건강하시고 오래도록 가진 지식과 지혜를 세상에 담뿍 남겨주시기를 소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