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ㅈㅅㅋㄹ - 2022 중소출판사 콘텐츠창작 지원사업 선정도서
오하루 지음 / 선스토리 / 2022년 11월
평점 :
'ㅈㅅㅋㄹ이 뭐지-?' 생각했다.
정말 순수하게 몰랐다.
호기심에 책을 잡았고,
펼치자마자 ㅈㅅㅋㄹ이 뭔지 알게 되었다.
한눈에 못 알아본 걸
다행이라 생각하는 게 맞는 거겠지.
몰랐으면 좋았을 텐데, 안타깝게도 알고 있는 단어였다.
10년 전쯤인가,
뉴스에서 ㅈㅅㅋㄹ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처음에는
'그런 것도 있어? 세상에...' 했다.
지금은 그때만큼의 충격도, 안타까움도 느껴지지 않는다.
지금도 여전히 ㅈㅅㅋㄹ은 존재하는데.
ㅈㅅㅋㄹ이라는 말은 들리지 않지만
ㅈㅅ은 너무 익숙할 정도로 자주 듣는 말이 되어서 그런 건가.
저자는 늘 살리고 싶어 하는 사람이다.
특히나 청소년들을.
그래서 이 책을 썼다.
살리려고.
한 명이라도 더 살리려고,
살리고 싶어서,
이렇게라도 살릴 수 있을까 해서.
살리고자 하는 몸부림 속에서 이 책이 나왔다.
아이러니하게도
'삶'을 이야기하려면 '죽음' 또한 이야기해야 한다.
그래서 이 책에는 죽음과 삶이 맞닿아있다.
이 책은 삶의 끝에서 죽음에 다다르고,
죽음의 끝에서 삶을 발견하는 이들의 이야기다.
누군가의 죽음을 경험한 이가
자신을 죽음으로 몰아넣고,
죽음에서 먼저 건져졌던 누군가가 그를 살린다.
죽음을 한 발자국 앞두고
죽음에서 건져진 이는
삶을, 사랑을, 소중함을 깨달아
또 다른 누군가를 죽음에서 건져낸다.
그렇게 죽음의 끝을 경험한 이들은
다른 이들에게 삶을 선물한다.
죽음의 끝자락에서 발견한 삶은
너무나 소중했기 때문에.
작가는 죽음과 삶의 경계에 걸쳐있는 다양한 인물들의 삶을 우리 앞에 펼쳐놓는다.
그리고 그들의 삶과 생각과 말과 행동을 빌려
우리에게 끊임없이, 계속해서 외친다.
살자고.
그래도 살자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살자고.
죽을 힘이 있다면 그 힘으로 살 수도 있는 거라고.
죽음에 도달하고 싶어서 찾아갔던 ㅈㅅㅋㄹ을 통해
사는 길을 만난 것처럼
지금도 죽음이 고파서 삶의 끝만 찾아 헤매는
스스로 사라질 생명들이
ㅈㅅㅋㄹ을 검색하다가 이 책을 발견하고 살 수 있으면 좋겠다.
당신이 살기를 바란다. 간절히.
적어도 오하루 작가와 나는 그것을 간절하게 바란다.
이 세상에 당신이 살기를 바라는 두 사람이 있으니,
그러니 오늘도 살아주기를 바란다.
그리고 살아난 당신을 통해 또 다른 누군가가 살아나기를 바란다.
그렇게 이 세상의 모든 ㅈㅅㅋㄹ이 ㅅㅈㅋㄹ이 되기를 바란다.
'누구나 널 사랑할 수는 없지만 널 사랑해 줄 누구는 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