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색 코뿔소가 온다 - 보이지 않는 위기를 포착하는 힘
미셸 부커 지음, 이주만 옮김 / 비즈니스북스 / 2016년 9월
평점 :
절판


한 외국인 친구가 내게 물어본 적이 있다.

너는 샤워를 왜 15분밖에 하지 않느냐고.

매우 빠르다고 놀라워했다.

나는 그에게 말했다.

우리나라는 물이 없어서 나는 빨리 씻으려고 노력한다고.

그는 말했다.

샤워기에서 물이 계속 나온다고.

나는 대답했다.

나중에 나의 딸이나 아들은 없을 수 있다고.

그러자 그는 웃으며 말했다.

네가 그렇게 빨리 씻어도 누군가는 30분 이상 씻으면 소용없다고.

나는 괜찮다고 했다.

다른 사람의 습관까지야 어쩔 수 없는 일이고, 더 이상 설명하기엔 영어가 짧았다.

‘회색 코뿔소가 온다’에 물 부족 국가 이야기가 사례로 나왔을 때

나는 실없이 웃었고, 그리고 조금 뿌듯했다.

마치 내가 무사히 회색 코뿔소를 피할 수 있는 사람이 된 것 같았다.

회색 코뿔소의 논리는 다음과 같다.

우리가 희귀 동물인 회색 코뿔소를 만났다고 하자.

아니, 회색 코뿔소가 희귀 동물인 것은 아니다. 어떤 종류이든지 코뿔소는 회색이니까.

어쨌든 아기 코뿔소를 가까이에서 찍기 위해 다가가 셔터를 눌렀을 때

쉽게 간과하는 것이 있다. 그 옆에는 커다란 엄마와 아빠 코뿔소가 있다는 것을.

그들이 당신을 혼내주기 위해 다가올 때 어떻게 하겠는가.

지그재그로 뛸 수도 있고, 나무 위로 올라갈 수도 있다. 아니면 자동차에 올라타서 최고 속도로 달리던가.

무엇을 한다 해도 코뿔소는 당신보다 빠르며, 나무로 거뜬히 쓰러트릴 수 있다.

그래도 당신은 결정해야 한다.

가만히 있으면 즉시 밟혀 죽을 테니까.

물론, 애초에 코뿔소 가까이에 가지 않으면 된다지만 그게 쉬운 일은 아니다.

변수는 살아가는 동안 도처에 널려있으니까.

그런 위기 상황에서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를 말해주는 것이 이 책이 쓰여진 이유다.

최단 시간 안에 위기를 포착하고, 망설임 없이 진행하는 것.

단순히 현실을 부정하거나 미적거릴 시간이 없다.

예로 들은 코닥의 사례는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내용이다.

정보화시대가 도래하면서 기술의 발전은 필름산업에 큰 영향을 미쳤다.

평소 안일하게 대응하던 코닥은 한순간 입지가 좁아졌다.

더 이상 누구도 필름 사진을 찍지 않는 것이다.

보정이 가능한 디지털 카메라가 나오고, 바로바로 올릴 수 있는 핸드폰이 생겼으니까.

그러나 모두에게 정보화 시대가 악재로 작용한 것은 아니다.

휴대폰 산업과 구글에게 정보화는 신이 내린 포인트이다.

우리는 이러한 시점에 코닥의 주식을 살지, 구글의 주식을 살지 결정해야 한다.

물론 늘 좋은 선택만 할 수는 없다.

그러나 위기를 만났을 때 재빨리 나오는 것은 그것 또한 하나의 좋은 선택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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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달 2022-07-18 03: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