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만 하는 부모, 상처받는 아이 - 부모의 좋은 습관이 아이의 인성을 채운다
김은미.서숙원 지음 / 별글 / 2016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얼마 전에 병원에서 일하는 친구에게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친구가 치료를 하는 환자 중에 똑똑한 아이가 다닌다고 했다.

영재 학원을 다닐 정도로 똑똑하단다.

하루는 그 아이를 치료하고 있는데

갑자기 영어로 뭐라고 말하기 시작하더니 꽤 오래 하더란다.

그러더니 친구를 쳐다보면서 말했다.

“선생님, 선생님은 제가 지금 한 말 무슨 말인지 못 알아들으시죠?”

그 순간부터 그 아이는 더 이상 영재라고 할 수 없었다.

그 아이가 뛰어난 것은 단지 짧은 영어 문장이었을 뿐.

누구나 할 수 있는 어학 능력을 두고 상위 몇 프로라고 손에 꼽아줄 수는 없으니까.

어떤 아이로 자라게 할 것인지,

어떤 꿈을 꾸게 하고 싶은지

미혼임에도 생각하게 된다.

헬이라는 단어를 붙일 만큼 퍽퍽한 세상에서

그저 옳은 꿈을 꾸라고 하기에는 그것이 진짜 행복할 거라고 단정지어줄 수 없고

그렇다고 사회에서 인정받는 사람으로 살라고 말하기에도 역시

그것이 진정한 행복이라고 말해줄 수 없기 때문이다.

때가 오면 나는 어떤 결심을 한다한들 휘둘리고 종종 방향을 잃을 수밖에 없을 것이다.

내 인생이 어떻게 흘러갈지도 모르는데

그 작고 여린 아이를 어떻게 철저하게 케어할 수 있을까 싶다.

다만 내가 생각건대

부모. 즉 부양자, 보호자의 역할 이상으로 그 아이에게 관여하지 않으며

그 주어진 역할 안에서 최대한 그 아이의 마음을 알아가는 것이

언제고 그 아이를 지지해주는 것이 내 역할이 아닐까.

한 특강에서 강사는 말했다.

엄마들에게 소원이 무어냐고 물어보면

“아유, 저는 이제 암것도 바라는 게 없시여. 우리 아들 의사만 되면 지는 다 괜찮아유.”

라고 말한다고.

강사는 말했다.

누구나 본인의 수레를 끌고 가는 것이 인생인데, 아들의 수레에 슬쩍 올라타지 말라고.

쉽다고 해서 말로만 아이를 통제하려 하지 말고,

내 수레를 끌고 그 아이 옆에서 같이 걸어가는 것.

그게 내가 되고 싶은 엄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