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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작가의 탐나는 글쓰기 - 처음 시작하는 콘텐츠 스토리텔링
박경덕 지음 / 더퀘스트 / 2016년 7월
평점 :
절판
프로작가의 탐나는 글쓰기, 박경덕
나의 로망은 한쪽 벽면을 책으로 가득 채우는 것이다.
폐업한 책대여점에서 8칸짜리 책장을 세 개 샀다.
마음에 드는 책을 사서 모았다.
네 칸 남았다. 8년이 걸렸다. 내 보물 1호다.
나는 책을 꽤 아끼는 편이다.
공원 벤치에 앉아 ‘프로작가의 탐나는 글쓰기’를 읽었다.
표시해두고 싶은데 여의치 않아 모서리를 접었다.
꼭, 다시 읽으려고. 책을 접은 건 처음이다.
스물세 쪽이나 접었다.
저자는 말글을 강조한다.
그냥 막 내뱉는 글이 아니라 기승전결이 있어야 한다.
줄거리와 재미도 있어야 한다.
군더더기는 없어야 한다. 감동은 있어야 한다.
이해가지 않는 부분은 하나도 없지만 쉬운 것도 없다.
알아들을 것 같으면서도 막막하다.
그 중 문장을 쪼개는 것이 가장 어렵다.
최근에는 SNS의 영향으로 짧은 문장을 선호한다.
마음 절절한 연애시나 애달픈 노랫말을 들으며 글을 쓰겠다는 꿈을 꾼 나로서는
그 담백함이 여간 뒤가 찝찝한 게 아니다.
나는 라면에도 파, 양파, 계란, 버섯을 넣고 끓여 먹는
쿨하지 못한 사람이다.
구구절절해야 마음이 동할 거라고 생각한다.
정작 억지 감성인 소설은 읽지 않으면서.
교정 교열하는 것도 어렵다.
단어 단어마다 변호하며 애닳아 내치지 못한다.
못났다는 걸 알면서.
그러면 좀처럼 실력이 늘지 않는 걸 알면서.
그래서 늘 고만고만한 글이 나온다는 걸 알면서.
여러모로 구질구질하다.
책을 읽으면서 ‘옳은 글’이 무엇인지 생각했다.
좋은 글을 쓰는 사람이 되겠다면서 편파적이었지 싶다.
일찌감치 수학을 포기했기 때문인지
이리저리 재단하는 일이 지끈지끈하다.
그럼에도 좋은 글보다 옳은 글이 중요하다 말하는 이 책의 모서리를 접었다.
23년 동안 두 시간씩 자신을 궁지로 몰아넣은 사람이 썼기 때문이다.
매일 두 시간을 쓴 사람의 인생에 글을 빼면 무엇이 남겠는가.
이 책에 담긴 글자만큼의 사람들이 그의 말글을 들었을 거다.
책 안에 그의 인생을 담았다.
낭창낭창 이어졌을 생각들을 추리고 추려 알려주고 싶었을 거다.
들리는 글을 쓰라고. 노래하는 글을 쓰라고. 움직이는 글을 쓰라고.
내 열정을 빼고, 의욕을 빼고, 조급함을 빼고
거기에 삶을 담으라는 말일 거다.
그의 책 모서리를 접으며
내 고집도 같이 접어 본다.
많은 사람들이 읽는 좋은 글을 쓰고 싶다는 목표 하나만 오롯이 남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