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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끝을 찾아서 - 2022 행복한 아침독서 추천도서 ㅣ 그림책 숲 25
다비드 칼리 지음, 마리아 데크 그림, 김서정 옮김 / 브와포레 / 2021년 10월
평점 :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세상의 끝을 찾아가는 모험.
그 발걸음은 누군가가 볼 때 불가능해보이고, 무모한 일인 것 같고, 바보짓이라는 소리가 나오기도 할 것이다. 하지만 친구와 함께라면 그 길은 즐겁고, 행복한 여행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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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사로운 오후, 풀밭에 누워 흘러가던 구름만 쳐다보던 세 친구는 구름이 가는 길이 궁금해진다. 그래서 짐을 챙겨 길을 떠나기로 한다. 딱히 알아보고 준비할 것도 없다.
"길은 가면서 물어보면 돼."
필요한 몇 개의 물품과 땅콩을 가방에 좀 챙겨넣고 세 친구는 떠난다. 출발점만 표시된 지도는 가면서 채워가면 되는 일이다.
주전자 모양의 가게를 지나고, 국경을 넘어 호수 위의 마을, 하얀 눈이 덮힌 산꼭대기 마을, 계곡을 지나 만나는 풍경들은 밝고 기분 좋아지는 컬러로 그려져 더욱 신비롭고 아름답다.
그들은 그곳에서 만난 사람들에게 도움을 받기도 하고, 친절을 베풀기도 한다. 선물을 교환하고, 어우러져 즐기는 시간도 보내기도 한다. 어떤 친구는 그들의 여정에 잠시동안 함께 하기도 한다. 때때로 그 모험에 부정적인 소리를 하는 사람도 있지만 신경쓰지 않고 자기 갈 길을 묵묵히 걸어간다.
마침내 찾아낸 '머나먼 산꼭대기'에 그들은 준비해온 깃발을 꽂고 폴짝폴짝 기뻐한다. 마치 지도에 없는 새로운 땅을 발견한 듯한 감격과 성취감이 전해진다. 사실 그곳이 진짜 세상의 끝인지 아닌지는 상관이 없는 것이다. 그들은 스스로 발견해낸 의미있는 목적지에 도달한 기쁨을 마음껏 누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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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비드 칼리와 마리아 데크는 세상의 끝을 찾는 모험길에 우리를 동행시켜준다. 조금 더 열린 마음으로, 세상이 규정해놓은 한계를 넘어, 도움을 주고 받으면서 걸어가보자고 손을 내밀어준다.
가다가 길이 없으면 배를 타고, 길을 모르면 물어보고, 배가 고프면 돗자리를 펴고 앉아 배를 채우고 나서 힘을 내어 또 가보는 것이다. 그러면 되는 것이다. 갈수록 더 멀리 펼쳐져 보이던 세상의 끝을 찾는 동안, 비어져 있던 지도는 도전으로 채워진다. 알고 보면 시작점에서 멀지 않은 종착지라고 해도 함께 한 친구들과 그 길에서 만난 사람들의 배려와 미소만으로도 가치있는 경험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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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험은 평범한 일상에서 멀리 떨어져 있는 것이 아니다. 호기심을 가지고 지도를 채워가며 한발짝 한발짝 가본다면 우리가 찾던 세상의 끝에 도달할 수 있을 것이다. 내가 찾는 세상의 끝은 어디일까, 그 여정에 누구와 함께 할 것인가에 대한 질문이 한참동안 가슴에 울리는 책이다.
- 브와포레 서평단으로 도서를 제공받고 주관적으로 쓴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