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이든 대답해주는 질문상자
다니카와 슌타로 지음, 양억관 옮김 / 이레 / 2008년 3월
평점 :
절판


 처음에 받고 이 책을 쭉 읽어보았을 때는 어떤 의미인지 잘 몰랐다. 내용도 그리 많지는 않았고 질문들도 좀 이상한 느낌이었다. 하지만 왠지 한번 읽고 책자에 놓기가 좀 아쉬워서 한 번 더 읽어보았다. 역시 책은 한 번 더 읽게 되면 처음과는 다른 느낌을 주는 거 같다.

 전체적인 구성은 6개의 파트와 64개의 질문으로 책이 구성되어 있다. 질문하는 사람도 다양하지만 다양한 사람을 위해서 이 책의 저자인 다나카와 슌타로는 아는바 성의껏 대답해준다. 보통 본인이 모르는 질문을 받았을 때 많이 당황하고 그냥 넘기기 일쑤다. 하지만 시인인 이분은 질문하나하나에 상당한 의미를 부여하고 재치 있는 대답을 해준다. 그 중에서 가장 획기적이고 재치 넘치는 부분은 다음과 같다.

질문: 붐비는 통근. 통학 시간은 심신에 좋지 않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고 합니다. ...(중략)
       그런 러시아워를 잘 보낼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요?

답변: 눈을 감고 마음속에서
       전철을 빠져나와 하늘을 날아오릅니다.
       그리고 지구를 내려다봅니다.
       매일 고도를 높여
       이윽고 은하계 밖으로 나가는 것이지요.

 보통의 답변이라면 음악을 듣던지 책을 보라는 등 다분히 식상한 대답이 나왔을 것이다. 하지만 이분은 시인답게 여유와 사색을 이용해 자신만의 독특한 답변을 만들어 냈다. 이 답변은 내가 지하철에서 정말 답답할 때 써볼까 생각 중이다.

 저자는 질문한 사람이 누구든지 간에 그 사람의 눈높이에 맞추려고 노력을 많이 하는 거 같다. 정말 다른 사람을 배려해주고 행복하게 해 주기 위해서 부단히 노력하는 모습이 보인다. 정말 책 제목답게 무엇이든지 대답을 해주는 느낌이다.

 이런 엉뚱한 질문과 재치 넘치는 대답을 보면서 내 마음이 좀 더 푸근해지고 넓어지는 느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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