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험한 관계 대산세계문학총서 68
쇼데를로 드 라클로 지음, 윤진 옮김 / 문학과지성사 / 2007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처음에 제목을 보면서 어느 정도 내용을 예상했고 예상은 적중했다. 이 책은 18세기 프랑스 사교계의 모습을 연애라는 과정을 통해서 사람들의 심리상태나 당시의 문화를 보여주고 있다.  인간의 나태한 성적 욕구를 이 소설에서는 잘 표현되고 있다. 그리고 이 욕구 앞에서 순수하고 신앙심 깊은 믿음은 처참히 무너지게 되는데 이런 것을 보면서 인간이라는 존재의 비열함과 매정함, 그리고 간교함을 볼 수 있었다.
 여기서 등장하는 주요 인물인 메르테유 후작부인, 발몽자작, 세실 볼랑주, 당스니 기사는 서로 물리고 물려있는 관계이고 연애에 있어서 전혀 다른 감정을 가지고 있다. 발몽자작과 메르테유 후작부인은 사랑을 그저 심심풀이 땅콩수준으로 생각하고 있으며 자기 기분에 따라 감정을 표현하고 있다. 그리고 자신들의 연애술을 이용해 많은 사람들에게 파멸과 절망을 안겨준다. 특히 정숙한 투르벨 법원장 부인을 대하면서 발몽자작은 여자를 자기 것으로 만들기 위해 세실 볼랑주와 당스니 기사의 관계를 교묘히 이용하여 온갖 유혹을 다하게 된다. 또한 메르테유 후작 부인은 옛 애인인 제르쿠르에 대한 복수를 위해 발몽자작과 의기투합하여 세실 볼랑주를 가지고 놀며 여기서 그나마 순수한 세실은 당스니 기사하고의 관계를 위해 옳지 못한 행동도 서슴지 않고 저지른다. 당스니 또한 발몽이 그 당시 최고의 카사노바라는 사실을 모른 채 그저 당하기만 한다.
 이런 일종의 정체성의 혼란 속에서 결국 주인공들은 하나씩 심판을 받게 된다. 투르벨 법원장 부인과 발몽 자작, 메르테유 후작 부인. 모두 화려한 과거의 모습과 다르게 결말은 불쌍하기만 하다. 과거에 어떤 영화 속에서도 이와 비슷한 인간심리를 본 적이 있다. 하지만 이렇게 소설 속에서 보게 되니 상당히 충격적이고 놀라울 따름이다. 책 표지에서 느껴지는 느낌이 그대로 소설 속의 한 장면으로 묘사되고 그려졌다. 천천히 읽느라 상당히 오랜 시간이 걸렸지만 그 만큼 캐릭터들을 좀더 깊이있게 알 수 있었다.  175통의 편지를 통해서 과거 유럽의 문화를 조금이나마 알 수 있었던 계기가 된 거 같았다. 살아가면서 한번 정도는 읽어볼 만한 책인거 같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