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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곡미풍 - 골짜기에서 불어오는 산들바람
위화 지음, 백도라지 옮김 / 푸른숲 / 2026년 5월
평점 :
#산곡미풍#위화#산문집#푸른숲#도서지원
[허삼관 매혈기]의 작가 위화
그가 1980년대 부터 2020년대까지 쓴 산문을 모아 출간한 산곡미풍
휴가지에서 마주한 산들바람은 그를 어린시절로 이끌었다.
30편을 읽는 동안
소년 위화의 감수성과 개구쟁이 시절의 이야기,
부모님과 형에 대한 이야기 속에 중국의 시대 흐름이 있다.
결혼생활을 시작하고 변하는 감정들
한 아이의 아빠가 되고서 마주하는 일상과 가장의 무게 등
거장의 지난날을 보며 우리네 일상 모습을 마주한다.
작년 연매장을 읽고 중국문학에 관심이 생겼는데
산곡미풍 속 지명과 시대적 흐름을 보며
나의 배경지식의 부재가 아쉬웠다.
지리적, 시대적 배경을 알고 다시 한번 더 읽어보고 싶었다.
산곡미풍을 출간하며
7일간 책 속 명문장을 보내주는 이벤트를 했었다.
책을 읽고 어떤 문장이 겹칠까 하고 보니
3문장이 공통으로 와 닿았다.
중국이든 한국이든 사람의 사는 모습과
감정의 파고가 다르지 않음을 느낀다.
소설속 잘 벼려진 문장들로 범접할 수 없는 느낌과 다르게
일상의 공감을 느끼는 문장들은 작가를 친근하게 느끼게 했다.
그럼 무엇이 다를까? 생각해본다.
누구나 한번쯤 느꼈을 그 순간을 알아채는 것
그리고 나만의 언어로 기록해내는 것
소년시절 미처 알아차리지 못한 감정의 해석을
장년이되어 삶의 의미를 관통하는 지점으로 내어 놓는 것들이 아닐까 생각해봤다.
P.36 긴장이건 이완이건 모두 삶이 우리에게 준 것이다. 언제 무엇을 주는가는 '삶 마음'이다. 우리는 선택할 수 없고 그저 받아들여야 한다.
P.50 내가 말하고자 하는 산들바람은 자기가 평범하고 보잘것없다는 걸 알기에 겸손하고 신중하다. 그 겸손함과 신중함은 내가 소년 시절 무더운 여름날에 찾아다니던 천당풍과 닮았다.
P.87 나는 그저 조용히 누워서 흩어진 꿈속의 광경을 되살리고 붙잡으려 노력했다. 붙잡는다기보다는 건진다른 말이 맞겠다. 말끔히 깨어난 정신으로 조각조각 꿈속의 광경을 건져냈다.
P.174 대자보의 시대, 인간의 상상력은 최대한으로 발현되었다. 문학의 모든 수단이 대자보에 동원되었다. 허구, 과장,비유, 풍자... 무엇이든 다 있었다. 이건 내가 최초로 접한 문학이다. 큰 길가에서, 점점 덧발라져 두꺼워지는 대자보 앞에서, 나는 문학을 좋아하기 시작했다.
P.230 "나는 나만의 예술 감각이있어요."
P.232 열 살에 2000년을 내다보았을 때는 정말 사치 같았다. 그러나 지금 열 살 무렵을 뒤돌아보면 너무나도 서글프다. 이건 시간이 우리에게 가하는 박해다. 같은ㅁ거리지만 내다볼 때는 그렇게나 길더니, 뒤돌아볼 때는 이렇게나 짧다.
P.235 인간으로서, 나는 올 한 해를 어떻게 보냈는가? 나의 내면은 무엇을 얻었는가?
생활은 계속 반복되고, 인간으로서의 생활은 한 벌도 낡은 것을 버리고 새로운 것을 받아들인 적이 없으며, 자신의 생활은 사실 이미 고정불변이라는 사실을 발견할 것이다.
P.246 진심에서 우러나온 그의 웃음소리가 내 기억속에서 울릴 때 마다 나의 삶의 굳건함에, 삶이 슬픔에서 기쁨을 잘라내 편집할 수 있음에 감동한다.
도서출판 푸른숲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하였습니다.
@prunso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