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태 없는 불안 - 2024 부커상 수상 작가 서맨사 하비 에세이
서맨사 하비 지음, 송예슬 옮김 / 서해문집 / 202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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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태 없는 불안
표지가 매력적이다.
주황과 초록의 대비가 시선을 집중시킨다.
머리카락 사이로 보이는 수많은 눈들
책을 읽고 보니
불면의 밤을 지새우는 시간들의 눈이 아닐까...

출판사에서 '당신의 형태 없는 불안은 무엇입니까?'라고 물었을때
혼자였을때 걱정되지 않았던 것들
번지점프도 좋고 놀이기구 타는 것도 좋았는데
가족을 이루고 보니 위험한 행동은 자제하게 된다.
책임져야할 아이들이 있다는 건
나와 남편이 건강하게 오래오래 성인이되어 홀로설때까지 살아남아 있는 것.
아이들과 남편을 남겨두고 먼저 떠날까 불안한 마음.
죽음보다 남겨질 이가 걱정되는 마음.

형태없는 불안은 작가 서맨사 하비의 에세이다.
불면의 밤을 보내며 느끼는 감정들과
왜 불면이 생겼는지 근원을 더듬어 가는 이야기
그 안에는 가족을 잃은 슬픔과
오늘 살았으나 언제 사라질지 모른다는 마음
상실에 대한 애도
그리고 잠을 바라는 작가의 마음이
영원히 잠드는죽음을 바라는 것 처럼 느껴지기도 했다.
불면의 밤을 이겨내는 글쓰기에 대한 이야기를
대화형식과 소설로 함께 하고 있어
에세이 보다 한편의 심리 소설을 읽는 듯 했다.
이야기 초반 극심한 불면 이라는 것을 모른 상태였을때는
잠이 오는게 아까워 밤마다 버텨보는 나는
잠이 안 온다면 난 움직여야지 시간이 늘어난 만큼
저질 체력에 잠들기 일수여서 밀린 것들을 정리하고
책을 맘껏 읽어야지
그런데 작가는 불면이 통증으로,
차라리 죽고 싶은 마음까지 든다고 하니
초반에 미흡했던 생각이 미안해졌다.

지금 불면의 밤으로 분투하고 있는 현대인이라면
공감하며 읽을 이야기.
그리고 작은 위안도 얻으며 이 밤이 지나가길...바래본다.

P.7 나 : 죽어가고 있어, 날마다.
친구 : 날마다 살아가고 있어.

P.13 잠에 대한 욕망은 잠에 대한 부정이기도 하기에, 바랄수록 찾아오지 않는다. 어둠 어딘가에서 누군가 탐욕이라는 단어를 속삭인다. 탐욕스럽게도 잠을 바라는구나.

P.16 하지만 그 애는 불운한 인생을 묵묵히 열정적으로 꾸려갔다.

P.35 "우리는 '그래요. 그런데' 패턴에 갇히기 쉬워요. 도움을 제안받을 때마다 '그래요, 그런데'라는 반응부터 나오죠. 그로부터 멀어지는 게 우리 목표에요. '그래요. 그런데'가 아니라, '그래요'라고 받아들이는 정신을 가지자는 거예요."

P.43 밤에는 시계를 확인하지 않지만, 하도 뜬눈으로 지새우다 보니 보통 10분에서 20분까지는 몸이 시간을 인지한다. 흐르는 시간과 생각의 질감도 알 수 있다. 밤이 그것들에 찰과상을 입히기 때문이다. 이제 그것들은 마모의 징후를 보이기 시작한다. 은근한 설득은 좌절로 변한다.

P.50 나는 밤이 되면 자러 들어가 호되게 얻어맞고는 아침에 내려온다. 그리고 아무 이상이 없고 얻어맞은 적 없는 것처럼 하루를 시작한다. 사람들도 나를 얻어맞지 않은 사람인 양 대한다. 그렇게 나는 살아남지만, 그뿐이다. 누군가의 파멸을 원한다면 이렇게 잠을 빼앗아가 일을 꾸미면 된다. 당연하게도, 확실히 검증된 방법이다.

P.55 갑자기 내 몸이 수치스럽게 느껴진다. 너무 늙었고 어리다는 감각이 동시에 밀려온다. 이렇게 겁을 내며 권위에 복종하고 앉아 있기에는 너무 늙었고, 갱년기가 문제의 원인이라고 넘겨짚기에는 너무 어린 몸. 내 문제는 그냥 내 문제인 거다.

P.109 바로 그때 느낀 메스꺼움을 지금 느끼고 있다. 떨려서이기도 하지만, 그의 것이 아닌 역할을 떠맡은 듯한 감각, 자기답지 않은 감각 때문이다.

P.120 마지막이어서 거룩한 것이라면 모든 순간이 거룩하다. 모든 순간은 언제든지 마지막이 될 수 있으니까.

P.177 내 자아는 파편들로 이해된다. 내 자아는 흩어진 조각이다. 거울을 보면 내가 낯설다. 내가 쓴 글을 보면 내 영혼을 소개받는 느낌이다. 매번 처음 만나듯, 늘 맘에 드는 것은 아니다.





도서출판 서해문집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하였습니다.
@booksea_pu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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