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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의 첫 문장 - 역사로 익히는 과학 문해력 수업
수잔 와이즈 바우어 지음, 김승진 옮김 / 윌북 / 2025년 5월
평점 :
과학의 첫문장 /수잔 와이즈 바우어/ 윌북

이 책의 저자는 너무나도 유명한 [세계 역사이야기]로 세계사의 흐름을 친근하게 풀어주었던 수잔 와이즈 바우어이다. 그녀가 이번에는 과학에 관한 책을 펴냈다는 소식에 반가움과 기대감을 안고 이 책을 선택했다. [과학의 첫 문장]은 인류역사에 큰 영향을 미친 위대한 과학적 발견을 담은 과학고전들을 망라하고 있다. 무려 36권의 위대한 과학명저들이 담겨있다니 그것 만으로도 이미 알차고 귀한 책이다.
서문에서 저자는 이 책에 담긴 책의 목록은 위대한 과학적 발견 그 자체가 아니라 과학자들이 "어떤 방식으로 과학을 생각해왔는지"를 조명하기 위해 선별한 책들임을 밝히고 있다. 그녀에게 과학이란 발견한 "이론이나 성취" 그 자체라기보다 그것을 탐구하기 시작한 "질문과 발전과정"에 무게중심이 실려있는 것 같다. 이러한 질문의 과정이 곧 과학적인 태도이자 과학 그 자체라는 입장인 셈이다. 과학을 전공하거나 업으로 삼는 이들에게는 매우 중요한 포인트라는 생각이 든다.
p.8
인간의 모든 지식은, 그것이 어떤 조건에서 나왔는지, 그것이 답하고자한 질문이 무엇이었는지, 그것이 수행하고자 한 기능이 무엇이었는지를 우리가 잊는 순간, 과학으로서의 특성을 상실한다.
- 벤저민 패링턴, [그리스과학:현재적 의미]
p.12
과학을 해석하려면 과학의 과거를 알아야 한다. ‘우리는 무엇을 발견했는가’ 뿐 아니라 ‘우리는 왜 그것을 알아내려 했는가’를 끊임없이 질문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어째서 오늘날과 같은 방식으로 과학 지식이 인정되거나 거부되는지 알 수 없으며 어떤 것이 과학이 충족시킬 수 있는 약속이고 어떤 것이 의심해봐야 할 주장인지도 구별할 수 없다. 그런 것들을 질문해야만, 우리는 과학을 이해하기 시작할 수 있다.
이 책은 오늘날 우리가 당연하게 여기는 과학적 지식과 과학적 탐구 도구들이 사실 수많은 시행착오와 오류의 수정, 그리고 그 과정 속 인내와 투쟁을 통해 얻어졌음을 보여준다. 저자는 과학이란 오류 없이 진리로 이끌어주는 길잡이가 아니라 자연과 세상을 이해하는 인간 본연의 방법이라고 말한다. 때로는 지극히 개인적이고, 때로는 오류에 빠지기도 하며, 또 많은 경우에 매우 뛰어난(P.9). 이 책을 통해 과학은 정형화된 어떤 지식이나 진리가 아니라 호기심 어린 인간의 질문과 시행착오들에 발을 디디고 서있는 인류의 얼굴이라는 것을 알게 해준다.
이 책은 총 5부로 이루어져있다.
1부 세상의 시초를 열다
2부 과학적 방법론이 탄생하다
3부 지구를 읽다
4부 생명을 설명하다
5부 우주로 향하다
다시 말해서 세상의 시초/ 과학적 방법론/ 지구과학/ 생명과학/ 우주에 과한 저서들을 정리한 셈이다.

이 책에는 36권의 과학고전들이 담겨있는데 히포크라테스, 플라톤과 같이 감히 다가가기 어려운 고대 저자의 책에서부터 보일, 뉴턴, 다윈, 슈뢰딩거와 같은 저명한 과학자의 저서, 아울러 이름조차 생소한 과학자들의 저서까지 담겨있다. 저자가 라틴어, 히브리어, 그리스어, 프랑스어, 한국어까지 구사하는 능력자이기에 이토록 다양한 저서들을 깊고도 넓게 독파하며 우리에게 친절하게 해석 전달해줄 수 있는 것 같다. 그녀의 놀라운 과학적 문해력과 언어능력에 감탄하게 된다. 과학에 있어 지식이 그리 깊지 못한 사람이라 해도 1부에서부터 5부까지 저자가 소개하는 과학책들의 핵심내용들을 읽어가다보면 어느새 과학적 문해력과 과학에 대한 이해가 업그레이드 될 것이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한 리뷰를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