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한다 말하기엔 조금 숨이 차지만 - 러닝 앤솔러지
김연수 외 지음 / 판미동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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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한다 말하기엔 조금 숨이 차지만>

일곱 명의 작가가 달리기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말하는 러닝 앤솔러지다. 러닝이 트렌드가 될 정도로 주변에 러닝 이야기를 안하는 사람이 드문 시점에 남한테 폐를 끼치지 않고 건강해 지는 유행이라면 환영할 일이다. 하지만 태생적으로 움직이는 것을 싫어하는 내가 발을 내딛기엔 용기가 필요하다.

달리기에 대한 나의 첫 인상은 공지영과 츠지 히토나리가 쓴 <사랑 후에 오는 것들>이라는 소설에 나오는 여자 주인공 홍이 애인과 헤어진 후 달리기를 했는데 누가 봐도 오래 달리기를 한 몸이라는 것을 알 정도로 매일 매일 달렸던 장면이다. 달리기를 하면 고통에서 잠시 벗어날 수 있나 싶었다.

달리기를 꾸준히 하는 이 책에도 누군가는 어렸을 때부터 뛰는 것을 좋아해서, 누구는 사랑에 고민이 생겨서, 누구는 술을 마시기 위해, 좋아하는 팝송을 들으며, 누구는 일이 풀리지 않아 눈물을 흘리며 뛴다.

각자의 사연을 담고 뛰는 사람들은 최근에 달리기를 시작한 것이 아니라 제법 오래 전부터 달리기를 했고 비교적 시간의 힘을 빌어 달리기와의 역사가 쌓인 케이스였다. 잠시 잊고 위로를 받고 주변의 풍경을 보면서 나도 양말 신고 신발 신고 일단 나가야한다는 다짐을 했다.

기록에 신경 쓰지 않고 걷든 달리든 내 몸에게 조금 덜 미안하게 한 발 딛어야겠다. 다들 이렇게 오랜 기간 달리기와 함께하는 데는 이유가 있을테니까.

*참 잘했어. 그게 너를 구한 거야.

*달리면 플러스인 것 같고, 술을 마시면 마이너스인 것 같다. 그래서 결국 제로인 것 같지만, 이런 균형 잡힌 인생 나쁘지 않아.

*아직 아무것도 잊지 못했지만, 이토록 괴로운 나는 아주 작은 존재이며 내 바깥에는 내 고통은 별일이 아닌 세계가 있다. 오늘은 울지 않았으니, 이 정도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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