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나지 않은 쌍둥이 >편집의 힘을 느낄 수 있는 세계문화전집 시리즈 중 카프카와 실레의 이야기. 두 사람이 어떻게 연결이 되는지 궁금했는데 카프카와 실레라고 하자마자 마른 장작이 떠올랐다. 습기는 하나도 없는 바짝 마른 건조하기 짝이 없는 나뭇가지가 떠올랐을 때 메마름이 이들의 매개체일까 궁금했다.카프카는 마흔에 결핵으로 죽고 실레는 스물여덟에 스페인 독감으로 죽었다. 병으로 일찍 죽은 것과 함께 아버지의 권위와 압박에 눌러 살았던 공통점이 있다.아버지로 인해 세 번의 약혼을 모두 파혼으로 맞은 카프카가 쓴 ‘아버지에게 드리는 편지’에는 크고 강한 아버지에게 언제나 복종할 수 밖에 없었던 카프카의 심정이 잘 드러났다.실레 또한 매독으로 재산에 불을 지르고 죽은 아버지의 그늘에서 평생 벗어날 수 없었는데 그 트라우마는 그림에서 해골처럼 깡마른 몸과 움푹 파여 있는 볼, 나뭇가지처럼 마른 팔과 다리에서 볼 수 있다.거울을 끊임없이 바라보며 자신을 그렸던 실레의 그림 중 거의 유일하게 살집이 있고 풍만하게 그렸던 것이 가족 그림이라는 것이 마음 아팠다. 임신한 아내가 죽고 삼일 뒤 본인도 죽음을 맞이하여 영원히 상상과 그림으로 남을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어쩌면 실레는 예상했을지도 모르겠다. 이루어질 수 없는 가족이기 때문에 평소에 자신이 그린 그림 속 인물과는 다른 모습으로 그렸을지도.카프카의 <변신>과 실레가 지인에게 쓴 편지도 실려있는데 교차로 읽어 보니 왜 제목에 쌍둥이가 들어갔는지 납득되었다. 다음 시리즈는 어떤 작가와 화가를 연결시킬지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