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토록 다정한 대만이라니>나의 첫 대만 여행은 튀르키에 카파도키아에서 우연히 만나 사귀게 된 대만 친구 덕분이었다. 대만이라면 홍콩과 중국의 중간쯤인 섬 정도로 무지했는데 마침 ‘말할 수 없는 비밀’이 유명해지면서 단수이를 한 번 가보고 싶었다. 융숭한 대접을 받으면서 생각보다 볼 게 많고 많이 친절했던 곳이었다.대만인 친구가 있어서 유독 그런가 했더니 대만에 다녀온 사람들이 한결 같이 하는 이야기가 대체적으로 친절하다는 것을 보면 사람들이 정말 친절한가보다. 이 책 제목을 보고 이토록 다정하다는 데 적극 동의했다.타이페이와 그 근교를 여러 번 다녀오면서 도시는 이제 그만 보고싶고, 여름에 대만을 한 번 갔다가 내가 내 돈 주고 이 사우나에서 뭐하는 것인지 한탄을 했던 기억 때문에 다시 대만을 찾을 생각은 없었는데 책을 읽다보니 타이페이 외에도 대만에 가 볼 곳이 많다는 생각이 들었다. 길게 생긴 섬이라는 것을 잠깐 잊고 있었다. 최근 현대미술과 아트페어에 대만에서 지원을 많이 하는 중이고 박찬욱 감독의 영화 ‘헤어질 결심’에 카발란이 등장하는 것을 보고 조만간 대만에 한 번 가야겠다고 생각했었다. 책 마지막 꼭지가 카발란이어서 반가웠다.저자가 온천에 갔던 에피소드가 종종 나오는데 대만 친구가 대만에 좋은 온천도 많다고 했던 이야기도 떠올랐다. 일본이나 대만이나 부담없이 갈 수 있는 거리의 나라라 겨울에 대만 온천을 가봐야겠다.샹산이 올라갈 때 쌍시옷 욕이 안나올 수가 없어서 그 이름 아니냐는 문장을 보고 온갖 모기한테 뜯겨하며 올랐던 샹산이 생각나서 깔깔 웃었다. 잠깐 잊고 있었던 대만 추억을 되새기며 대만의 다정함에 취한 시간이었다.모든 마음에는 그 나름의 때가 있다. 더 이어질 인연 이라면 애써 붙잡지 않아도 언젠가 길 위에서 다시 마주치게 되지 않을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