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길 따라 열두 달 여행 - 사진작가 위드선샤인이 추천하는 국내 여행지 90
박선영(위드선샤인) 지음, 박선영(위드선샤인) 글.사진 / 푸른향기 / 202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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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꽃에 그다지 관심이 없었다. 마당과 정원이 있는 집에 사는 사람임에도 봄 되면 피고 겨울이면 없어지는 정도로 무심했고 엄마가 꽃 좀 보라고 사진을 보내면 많이 폈네, 정도로 대답하는 사람이다.

몇년 전 어버이날에 택배로 보냈던 수국 한 송이를 마당에 심어 담벼락을 가릴 정도로 키워낸 엄마의 능력을 더 놀라워했는데 ‘토지’를 읽으면서 처음으로 능소화라는 꽃이 무엇인지 궁금해졌다. 남부터미널에서 예술의전당으로 가는 여름 날 벽을 타고 피어있는 그 꽃이 능소화라는 것을 알고 일주일에 서너번을 다녀도 그걸 몰랐구나 싶어서 눈여겨 보게 되었다.

수국과 능소화가 등장할 때 무척 반가워하며 달마다 어디갈지 참고 삼아야지 했는데 꽃보다 사람을 찍은 사진이 너무 아름다워서 책을 유심히 보게 되었다. 웨딩 스냅촬영을 하는 작가답게 풍경과 어우러진 사람의 사진이 많았다. 꽃보다 아름다운 커플들.

사진은 날씨와 구름이 다한다고 생각하며 잠시 간과했다. 사진은 그 사진을 찍어주는 사람의 애정도에 따라 달라진다는 것을.

누구나 훌륭한 기능의 카메라를 탑재한 스마트폰을 가지고 다니는 시대에 큰 정성을 쏟지 않아도 수많은 사진을 기록할 수 있는 상황에서 큰 감동을 주는 사진이 있다면 그 사진을 찍은 사람을 생각하게 만든다. 이 책에 실린 사진을 보면서 꽃보듯 사람을 본 작가의 애정이 듬뿍 느껴졌다.

*내게 사진은 놀이와도 같다. 그 순간의 감정을 포착하는 것뿐만 아니라, 렌즈를 통해 새로운 세계를 바라볼 수 있는 창이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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