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럼에도 몽골 - 고비사막, 타왕복드, 홉스골, 사진작가 시즈닝그라피의 몽골 여행
차은서 지음, 김창규 사진 / 푸른향기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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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골은 한 번도 안 간 사람은 있어도 한 번만 간 사람은 없다는 저자의 말에 크게 공감하며 읽었다. 나도 서몽골 여행을 준비 중이기 때문이다.

초반부터 월력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는데 내가 처음 몽골을 갔을 때가 2017년 추석이었다. 긴 연휴를 맞이하여 아무 생각없이 대자연을 보러 가겠다고 나섰던 것이 하필 추석이어서 쏟아지는 별은 커녕 랜턴이 필요없을 정도로 달빛이 환했다. 저자도 같은 경험을 해서 내적친밀감이 들었다.

그 밖에 푸르공이 퍼졌던 경험, 유목민이 준 수태차, 욜림암의 수제 인형들,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행복한 순간 등 나의 몽골 여행 생각이 많이 났다.

나도 삶은 고기를 못 먹어서 음식이 맞지 않을까봐 캐리어 한 면을 초코파이와 오예스로 채워갈 정도였는데 의외로 허르헉과 염소가 잘 맞아서 심지어 몽골 다녀오니 얼굴이 좋아졌다는 소리를 들었다. 아마도 처음 몽골 여행 때 가이드였던 보인나가 1박 2일동안 열과 성을 다해 직접 만들어주었던 허르헉이 입에 넣자마자 녹을 정도로 맛있었기 때문이 아닐까. 보인나 잘 지내지?

알쓰라고 밝힌 저자와는 다르게 몽골에서 처음 만난 나의 동행들은 술쟁이였고 우리끼리 몽골 보트카 탑쓰리를 뽑고, 조지아 와인 도장깨기를 할 정도로 밤을 즐겼다. 저자가 말한 준비물 이외에 유용했던 것은 에어베드와 비빔면, 간편하게 된장국을 만들 수 있는 미소된장 패키지 정도. 푸르공과 스타렉스를 다 타봤는데 사진은 푸르공 앞에서 하나 찍고 에어컨과 승차감이 좋은 스타렉스를 선택하길 권한다.

이름 모를 길에서 차가 퍼져서 낙오 되었을 때 에어베드 깔고 보드카를 마셨던 순간이 제일 즐거웠고 테르힝차강 호수에서 쏟아지는 별 사이로 떨어지는 별똥별과 은하수가 정말 아름다웠던 몽골. 푸르른 여름에 타는 말도 좋지만 한겨울에 델을 빌려입고 타는 말도 최고였고 게르 앞에 만드는 눈사람과 눈싸움도 즐거웠다.

여전히 휴대폰 배경화면인 홉스골을 보며 <그럼에도 몽골>을 계기로 예전 몽골 여행 사진을 찾아보았다. 다음 몽골을 꿈꾸며 센베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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