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책엔 없는 여행 이야기 - 여행을 놓지 못하는 여행자들의 이야기
조현준.성민희 지음 / 에소테릭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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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여행을 할 때부터 혼자 다녀서 그런지 패키지 여행은 여행이 아니라 관광이라는 업무를 하러가는 것이 아닌가 했던 적이 있다. 단지 돈을 버는 노동이 아니라 돈을 쓰는 자유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그도 여행이라 할 수 있지만 나에게는 일하는 것과 맞먹을 정도로 힘든 스케줄이 같았다.

버킷리스트에 있던 곳을 다녀오고 한 곳에 오래도 있어도 이러 저러한 경험이 쌓이다보니 패키지 여행도 나름 괜찮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운전사가 있는 몽골 여행이 정말 편했기 때문일까. 나이가 들어서, 체력이 예전 같지 않아서,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여행을 다니며 시야가 넓어지고 편견과 고정 관념이 희석되어서 반드시 그런 법은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기 때문일 것이다. 이 맛에 여행하지.

<여행책엔 없는 여행 이야기>는 두 여행자가 여행에 대한 생각과 한 에피소드에 대한 각자의 의견을 표현한다. 당연히 유명 관광지, 특산품과 같은 이야기는 없다. 읽으면서 공감가는 부분이 많았는데 특히 대중매체가 여행을 다루는 부분은 끄덕 끄덕거리며 봤다.

크로아티아에 다녀오고 나서 꽃보다 누나가 방영되어서 한숨을 쉬었고, 인도네시아 길리 세 곳에서 천국을 느끼고 돌아온 후 트라왕간에서 찍은 윤식당이 나와서 일찍 다녀온 내 선택에 박수를 쳤다. 유튜브가 활성화 된 지금이야 그야말로 지구촌이라 나만 알고 싶은 곳, 나만 알고 있는 곳은 없을 것이다.

가끔 종이 지도에 의존하여 현지인에게 묻고 다녔던 때가 그립다. 그 때는 디지털 기기보다 사람과 풍경을 더 많이 보았다. 우연과 다정함, 행운과 감사함이 가득했던 여행이 생각난다. 지금은 또 지금의 여행에 맞게 잘 즐겨야지. 여행자란 언제나 변하는 것이니까.

📝 그것은 여기가 아닌 ‘어디’를 그리고 이곳에 없는 ‘무엇’을 나의 신체로 만나면서, 동시에 내 안에서 내가 모르고 있던 ‘누구’를 처음 만나는 경험이기도 했다.

📝 ‘돈 아깝게 여행(관광)을 왜 가?’라도 묻는 사람들은 아직 산업혁명 당시, 또는 산업혁명 이전의 주체성을 가지고 있음을 고백하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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