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력이 희미해져가는 인간은 얼마나 순수하고 맑아지는 것인가. 어머니를 관찰하면서 곰곰 그런 생각이 든다. 멋을 부리거나 뻣대는 것, 욕망과 원망에서 해방된 어머니는 만나는 사람 모두에게 한없이 상냥하다. "많이 힘드시죠?"라고 주위 사람들이 동정을 표하지만, 어머니랑 살면서 내가 얻게 된 마음의 평온은 무엇과도 바꾸기 어렵다.-245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