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에 이름 붙이기 - 보이지 않던 세계가 보이기 시작할 때
캐럴 계숙 윤 지음, 정지인 옮김 / 윌북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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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본 것은 출간 1달 만에 찍은 초판 3쇄. 제목과 부제를 보고 멋대로 기대한 내용과 많이 다르기도 했고(요새 유행하는, 그러니까 과학적 연구와 삶 보편의 문제를 연결시키면서 깨달음도 주는 다소 낭만적인 책이리라 막연히 생각했는데 역사서에 가깝다) 국내시장에서 자생력을 갖기는 아직 어려운 책이라는 판단도 일찌감치 섰겠다 결론만 확인하고 포기할까 몇 번이나 망설였지만, 개인적으로 궁금해하는 사람이 재미있게 읽은 책이라니 참고 페이지를 넘겼고 후반부는 그나마 속도가 붙었다. 이런 책을 읽는 와중에도 눈에 걸린 것은 ‘모욕감’이라는 단어. 그것도 어느 조직에 대해 내가 품었던 마음과 비슷한. 이런 습관을 버려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그게 참 쉽지 않다.



수리분류학이 분류학에 저지른 진짜 잘못은 완전히 다른 무엇, 결코 발설된 적은 없지만 가장 험악한 공격의 근원에 자리한, 심지어 가장 작은 반대의 근원에도 자리한 무엇이다. 컴퓨터(정신도 감각도 없으며 차갑게 계산만 하는)가 분류학자의 일을, 예술과 과학이 미묘하고 섬세하게 혼합된 그 일을 한다는 생각 전체가 그냥 한마디로 모욕적이었던 것이다. - P2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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