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력이 늘면 일하는 시간이 줄어들 것이라고 믿었다. 하지만, 여기서 뜨개질의 비유를 들어보자. 처음에는 가장 간단한 안뜨기로만 목도리를 떴다. 그러다 보니 목도리에 꽈배기도 넣고 싶어졌다. 그다음부터는 방울도 하나 더 달아보고 싶고 색깔도 다양하게 넣어보고 싶지 않은가. 그렇게 숙달되다 보면 목도리를 만드는 시간은 줄어드는 게 아니라 오히려 늘어난다. 내 역량이 증가하는 만큼 시야가 넓어지므로 도전해보고 싶은 것이 더 많아지면서 결론적으로 일하는 양은 결코 줄어들지 않는다. - P00
그렇다면 나만 즐겁다고 이렇게 일해도 되는 것인가. 혼자서 일할 땐 몰랐지만 팀이 생기니 나의 이런 태도가 동료들에게 피해를 줄 수 있다는 걸 알았다. 팀원들이 나처럼 변해가고 있었다. (...) 그래서 먼저 자리에서 일어나기로 했다. 더 할 수 있지만 어느 선까지 기준을 세워두고 포기하기로 했다. 근무 시간을 지킬 수 있도록 문명특급의 콘텐츠 개수도 줄였다. 아이디어가 많아도 일부러 이야기하지 않았다. 편집팀의 근무 시간을 지켜주기 위해 "해보자" 대신 "하지 말자"는 말을 먼저 하게 되었다. - P00
누군가는 나보러 뭐 그렇게 사소한 것까지 신경을 쓰면서 사느냐고 한다. 복잡한 세상 편하게 좀 살라고. 그런데 나는 팀장이 이렇게 사소한 것까지 신경 쓰며 팀을 운영했을 때 더 좋은 성과를 낸다는 결론을 스브스뉴스팀에서 똑똑히 봤다. - P00
그래서 나는 제약이 있는 아주 작은 일이라도 일단 해보려고 한다. 나에게 찾아온 작은 기회들을 결코 하찮게 여기지 않으려고 한다. 누군가에게는 우스워 보이는 그 주먹만 한 눈덩이를 묵묵히 굴리다 보면 언젠가 올라프를 만들 수 있을 거라고 믿는다. 굴리는 도중에 눈덩이가 녹거나 부서진다면 또 옆에 있는 눈을 박박 긁어모아서 다시 작은 눈덩이를 만들면 된다. - P00
이제 출고해야 할 시간이 시간이 다가온다. 더 수정하고 싶은 부분이 있어도 손을 놔야 한다. 바로 그 순간 만감이 교차한다. 드디어 끝났다는 생각에 후련하기도 하고, 장점을 제대로 살리지 못한 것 같은 출연자가 남아 있는 것 같아 죄책감도 든다. 후회해도 이미 늦었다. 정해진 시간에, 콘텐츠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시청자에게로 전달된다. - P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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