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부터 잘 쓰는 사람은 없습니다 - SNS부터 에세이까지 재미있고 공감 가는 글쓰기
이다혜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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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혼과 관련되었다고 믿고 싶은 것들이 사실 그 무엇보다 돈과 깊은 관련이 있는 경우가 많다. 대표적으로 취향이 그럴 텐데, 마치 타고난 어떤 것인 양 포장되곤 하지만 돈이 가져다주는 ‘구매 가능함’의 너른 정도가 경험의 폭을 결정짓고, 결국 취향이라는 모호한 무엇을 형성한다. (74)

타인을 비평하는 일이 쉽고도 재미있기 때문에, 가끔은 거울을 보고 있는 중이라는 사실을 잊곤 한다. (94)

우리 모두는 어떤 면에서는 기인이고, 하나뿐인 방식으로 망가진 존재이고, 그 상태로 살아가기 위해 소통하는 법을 어렵게 배워가는 거라고, 그러기 위해서 제대로 듣는 법을 익혀야 말하고 쓸 수 있다고. (114)

내가 죽거든 나의 글에 대해서는 ‘혼이 쏙 빠지는 불방망이’를 들었다고 평가해달라. (119)

지금의 나를 가장 고통스럽고도 기쁘게 만드는 일은, 재미있는 소설을 만나는 일이다. 손에서 책을 놓지 못해 밤늦게, 새벽까지 읽어 끝을 본 뒤 어디로든 힘껏 달려가고 싶은 기분에 빠진다. 책 한 권이 나를 다른 사람으로 만든 것처럼. 지저분한 방을 싹 뒤엎고 새로운 무언가를 도모해보고 싶은 마음, 누군가의 마음을 이렇게 움직이는 글을 쓰고 싶은 마음, 지금보다 더 좋은 사람이 되어 다른 이들에게 사랑받고 싶은 마음 같은 것이 온통 뒤범벅이 된다. 있는 힘껏, 내가 무엇이 될지 한번 시험해보고 싶다는 마음. (125-126)

나이를 먹으면서 알게 되는 삶의 진실 중 하나. 나라는 인간의 특징이자 개성이라고 생각했던 것들은 사실 젊음이었다. (149)

상처에 대해 쓸 수 있다는 말은 상처를 잊었다는 뜻이 아니라 상처와 함께 사는 법을 아는 사람이 되었다는 뜻이다. (157)

“세상에는 한 번 정도 어렵게 고민해서 이해해야 하는 것도 있다. 모든 걸 다 쉽게 설명할 순 없다. 복잡해서 복잡한데 어떻게 쉽게 풀어주느냐.” (170)

어떤 습관은 문체라고 불린다. 그래서인지 글을 수정하라고 하면 혹시 문체가 사라지지 않나 고민하는 질문을 받는 일도 있다. 숨쉬기 운동으로 근육 키운다는 소리다. (173)

입말에 가까운 글에서 갑자기 ‘시나브로’가 등장하면 글에 대한 흥미가 시나브로 사라진다. 애매하게 유행을 탄 단어들 역시 마찬가지다. ‘오롯이’라는 단어도 폭풍같이 등장한 뒤 시들해졌다. 가볍게 들뜬 문장에서 갑자기 진정성과 함께 투하될 때, ‘오롯이’만큼 오롯이 분위기 파악 못하는 단어도 찾기 어렵다. (183)

대화를 쓸 때 ‘하오체’로 쓰지는 않는지? 왜 하오체 쓰시오? 현실에서 아무도 안 쓰는데, 현대인의 대화인데 하오체가 웬 말이오? (184)

그래서 글을 쓰고 싶어 하는 사람들은 월급을 벌 수 있는 직업을 갖고자 한다. 퇴근 뒤에 글을 쓴다는 허황된 계획이다. 허황되었다는 말을 하는 이유는 회사라는 곳이 당신에게 여분의 에너지를 남겨주지 않기 때문이다. (209)

나는 오랜 시간을 ‘내가 쓴 글 읽기를 좋아하는 사람’으로 지내며 버텼던 것 같다.
선택할 수 있다면, 통장 잔고를 불리기 좋아하는 사람이 되는 편이 좋았을 텐데. (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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